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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찬반투표 앞둔 한국지엠 노조 '소탐대실' 말아야

2020.11.29 15:45 | 이승현 기자 eyes@

[현장에서]찬반투표 앞둔 한국지엠 노조 `소탐대실` 말아야
한국GM노조가 부분파업에 들어간 30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청천동 한국GM 부평공장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한국지엠 노조가 5개월간의 진통 끝에 지난 25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이제 넘어야 할 마지막 산은 30일부터 내달 1일까지 이틀동안 진행되는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가결을 얻어내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합의안에 불만을 가진 일부 조합원들이 부결운동을 펼친다는 소식도 들린다. 더욱 강경한 투쟁으로 더 많은 것을 받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현실가능한 일인지 따져봐야 한다.

우선 합의안이 부결 되면 현 집행부가 책임을 지고 총사퇴한 후 새로운 집행부를 선출해 회사와 다시 협상을 해야 한다. 빨라도 내년 초나 돼야 협상이 재개될 수 있다. 그만큼 임단협 타결은 늦춰질 수밖에 없고 추가적인 투쟁 과정에서 회사와 임직원들의 피해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미 5개월간의 교섭기간 동안 한국지엠 노조가 벌인 15일간의 부분파업과 특근거부로 인해 2만5000대 규모의 생산손실이 발생했다.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생산손실 6만대까지 합치면 8만5000대로 늘어난다. 생산 현장 직원들의 손실은 인당 300만원에 달하고, 회사는 이미 올해 경영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

문제는 재교섭을 한다고 해서 회사 측으로부터 지금보다 더 나은 조건을 받아내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지난해 3200억원의 적자를 본 한국지엠 사측이 올해 역시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번 합의안보다 더 많은 것을 내놓기란 쉽지 않다. 특히 회사 측은 가장 중점 목표로 잡았던 임단협 협상 주기 2년 연장 카드를 양보했다. 재교섭 과정에서 오히려 회사가 이 카드를 다시 들고 나올 가능성도 높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지엠 미국 본사가 철수를 경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만의 하나 지엠이 한국에서 철수할 경우 수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질 뿐 아니라 지역경제는 파탄날 가능성이 높다. 한국지엠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 이동걸 행장도 이 같은 점을 염두에 두고 “한국지엠 노조의 파업은 자해 행위, 미국 지엠 본사에 철수할 명분을 주고 있다”고 경고했다.

노조 입장에선 이번 합의안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2018년 한국지엠이 군산 공장을 폐쇄한 지엠 사태가 발생한 후 2년 간 임단협에서 거의 빈손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올해 교섭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사태가 또 다시 발목을 잡았다. 올해까지 하면 3년 연속 임금이 동결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쉬움을 뒤로 하고 올해보다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내년을 기약하는 것이 노사 모두에게 이로워보인다. 한국지엠에는 트레일블레이저란 희망이 있지 않은가. 한국에서 개발되고 생산되는 트레일블레이저는 올 10월까지 12만대 넘게 수출이 됐고, 미국 시장 회복세와 함께 수출량이 급증하고 있다. 내년 한해의 먹거리를 이미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한국지엠의 파업으로 인해 수백곳의 협력사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 한국지엠 노조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를 선택하는 현명함을 발휘하길 기대해 본다.

[현장에서]찬반투표 앞둔 한국지엠 노조 `소탐대실` 말아야
쉐보레가 ‘트레일블레이저 뮤즈(Muse)’ 프로그램에 참여할 50명의 고객들과 함께 지난 14일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쉐보레 전시장에서 언택트 온라인 세리머니를 진행하고 공식 활동에 돌입했다. 사진은 한국지엠 마케팅 본부 정정윤 상무와 브랜드매니지먼트팀 송승안 차장이 온라인으로 만난 뮤즈들과 기념 촬영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