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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경쟁 대신 성능으로…제네시스, 프랑스서 '마그마' 본색 테슬라와 BYD를 시작으로 주요 완성차가 줄줄이 가격을 낮추며 전기차 시장은 단기 수요 확보를 위한 ‘저가 전쟁’에 빠져들고 있다.하지만 현대차그룹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는 이 흐름에서 한 발 비켜서 있다. 단순한 가격 경쟁 대신 브랜드 가치와 고성능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으로 그 자신감은 유럽 모터스포츠의 한복판인 프랑스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났다.프랑스 르 카스텔레 지역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GMR) 워크샵’에 전시된 GMR-001 하이퍼카 실차 디자인 모델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20일(현지시간) 프랑스 르 카스텔레 지역에 위치한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GMR) 워크샵’ 은 차체 금속 냄새와 브레이크 잔열이 뒤섞여 있었다. 이곳이 단순한 연구 공간이 아니라 초고성능 차량의 ‘경쟁력’을 직접 만들어내는 작업장임이 첫 순간부터 느껴졌다.지상 2층과 지하 1층, 연면적 2949㎡ 규모의 이 시설은 7월부터 제네시스 모터스포츠 테스트 기지로 본격 가동되고 있다. 50여 명의 엔지니어와 메카닉이 상주하며 내구 레이스 전반을 위한 개발과 셋업 작업을 쉼 없이 이어간다.시릴 아비테블 GMR 감독은 “남프랑스는 트랙 접근성부터 인재풀, 파트너 네트워크까지 모두 갖춘 모터스포츠 최적지”라며 “마그마 프로그램은 기술과 감성이 결합된 브랜드 상징을 만드는 일”이라고 말했다.‘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팀은 올해 유럽 르망 시리즈(ELMS)에서 LMP2 클래스 3회 우승과 종합 2위를 거뒀다. 다섯 번째 라운드에서는 클래스 우승에 이어 전체 1위를 차지하며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기술적 잠재력을 확실히 증명했다. 벨기에 출신 전설적 드라이버 재키 익스는 “창립한 지 10년 남짓 된 브랜드가 내구 레이스 최상위 클래스를 두드리는 건 매우 이례적”이라며 “기술 수준이 분명하다”고 말했다.기술 개발 속도 역시 인상적이다. 저스틴 테일러 GMR 총괄 엔지니어는 “GMR-001에 적용될 3.2L 트윈터보 엔진은 프로젝트 초기에 완전히 새로 설계한 파워트레인”이라며 “30시간 연속 주행을 마쳤고 WEC 규정에 따른 추가 검증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내구 시뮬레이션은 16000km를 넘어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클레망 아유 전략 엔지니어는 경기에서 실제 사용된 파츠들을 보여주며 “후면 형상 하나가 성능을 좌우한다”며 “트랙 특성에 따라 라이트 모듈, 냉각 구조, 에어플로우 제어 방식이 모두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레이싱 기술이 단순한 ‘이미지 마케팅’이 아니라 양산 라인업의 실제 성능 개선으로 이어지는 구조라는 뜻이다.현장에서 진행된 피트스톱 시범 역시 제네시스가 모터스포츠를 대하는 태도가 ‘쇼’가 아니라 ‘업’이라는 점을 확실히 보여줬다. “박스 박스” 무전이 울리자 크루가 순식간에 정렬했고 타이어는 몇 초 만에 교체됐다. 금속이 닿는 소리와 드라이버 교체의 긴장감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 피트스톱은 단순 퍼포먼스가 아니라 내구 레이스 운영의 핵심 기술이다. 수십 년간 유럽 명문팀이 장악해온 영역에 제네시스가 실제 경쟁자로 뛰어오를 준비를 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냈다.현대차가 가격 경쟁 대신 고성능 브랜드 전략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전기차 시장 구조 변화에 있다. 핵심 부품 단가는 이미 충분히 낮아져 추가 절감 여지가 크지 않고, 내수 시장 기반의 중국 업체와 정면 가격 경쟁을 할 실익도 크지 않다. 고급화 브랜드 가치와 기술 중심 브랜드 수익 구조가 더 중요해지는 흐름이다.이에 제네시스는 고성능 전기차 서브브랜드 마그마의 첫 양산 모델 ‘GV60 마그마’를 시작으로 라인업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고, GMR이 개발 중인 하이퍼카는 이 전략의 절정에 해당한다. 향후 WEC와 IMSA 출전까지 이어지면 글로벌 기술 위상은 단계적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재키 익스는 “젊은 브랜드가 이 정도 성적을 내는 건 단순한 참가가 아니라 미래 경쟁력을 증명하는 과정”이라며 “제네시스는 충분히 다음 단계를 바라볼 자격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배운 기자
저가 경쟁 대신 성능으로…제네시스, 프랑스서 '마그마' 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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