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닫기
  • 이데일리
    실시간 뉴스와
    속보를 어디서나
  • 이데일리MVP
    금융정보 단말기의
    모바일 서비스
  • MP 트래블러
    차세대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
  • 스타in
    연예·스포츠 랭킹 매거진
  • 전문가방송
    증권 전문가방송을
    스마트폰으로

트럼프 감세안 후폭풍…현대차·기아 '진짜 관세 리스크' 온다

2025.07.06 16:36 | 정병묵 기자 honnezo@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상 압력에도 올해 상반기 선방해 온 현대차그룹이 또 다른 리스크에 직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 폐지 조치를 단행한 데 이어, 고율 관세 영향도 본격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210억달러(약 31조원) 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공을 들였던 현대차그룹 입장에서 잇단 악재에 경영 셈법이 복잡해졌다.

트럼프 감세안 후폭풍…현대차·기아 `진짜 관세 리스크` 온다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사진=현대차)
◇트럼프 전기차 보조금 폐지…年 1.2조원 혜택 날아가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국정과제 실현 내용이 담긴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에 서명했다. 이 법안은 트럼프 집권 1기였던 2017년 시행해 올해 말 종료 예정인 각종 감세 조치를 영구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감세 규모는 4조5000억달러(약 6130조원)에 달한다.

특히 감세안에는 청정에너지 및 전기차 구매 세액 공제 폐지 또는 종료 조치가 포함됐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한 대당 7500달러 세액 공제 혜택이 9월까지만 적용되도록 했다.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 25% 관세 부과 조치에도 현대차그룹은 현지에서 선방해왔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기아의 미국 판매량은 총 89만3152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9.2%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이다. 특히 제네시스 판매량이 3만7361대로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 프리미엄 브랜드 상품 경쟁력도 과시했다.

이에 따라 2분기에도 외형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6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 2분기 현대차는 매출액 46조991억원, 영업이익 3조6292억원을, 기아는 매출액 29조179억원, 영업이익 3조128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양사 합산 매출액은 75조1170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6조7578억원으로 같은 기간 14.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감세안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되면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수직낙하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에서 전기차 약 12만대를 판매해 테슬라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판매량에 대당 7500달러 보조금 혜택을 적용하면 9억달러(약 1조2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세제 혜택을 받은 셈이다. 9월 이후부터는 미국에서 받던 연간 1조2000억원 가량의 세제혜택이 없어지고 그만큼 전기차 판매도 줄어들게 된다.

트럼프 감세안 후폭풍…현대차·기아 `진짜 관세 리스크` 온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非관세 재고’ 바닥…미국 가격인상 불가피

더 큰 위기도 곧 불어닥칠 예정이다. 지난 4월부터 25% 관세를 부과받았음에도 ‘비관세 재고’로 버티며 가격 인상을 자제했지만 이제는 이마저도 바닥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포드, 토요타 등은 미국 판매가격을 인상했으며 현대차그룹의 가격 인상 압력도 커지고 있다. 가격 인상 시 세계 최대 미국 자동차 시장의 소비 침체가 현실화하게 된다. 지난 3월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에 31조원 통큰 투자를 결정했지만 결국 ‘트럼프 리스크’만 더 떠 안게 된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침체가 예정된 미국 외 다른 시장으로 눈을 돌려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관세 부과로 미국 평균 신차 가격이 2000달러 가까이 오르며 구매력이 떨어지고, 배송 속도 둔화까지 겹치면서 미국 자동차 시장 침체가 시작됐다”며 “반면 지난달 기준 수출이 점차 늘고 있는 유럽 시장 쪽으로 물량을 확대해 실적 방어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