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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젊어진 렉서스 ES300h, 강남 쏘나타에서 몬스터 변신

2018.10.10 14:05 | 남현수 기자 hsnam@

[시승기]젊어진 렉서스 ES300h, 강남 쏘나타에서 몬스터 변신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렉서스에게 ES는 판매 볼륨을 끌어 올리는 절대적인 존재다. ‘강남 쏘나타’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많이 판매되고, 렉서스의 ‘편안함’과 '정숙성'을 제대로 담아낸 모델이다. 10년전 ES의 전성기 때와 달리 지금 강남은 렉서스보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프리미엄 세단이 더 많이 보인다. 그만큼 렉서스의 가치가 떨어졌다기 보다는 독일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독일차들은 렉서스보다 정숙성이나 편안함은 뒤질지 몰라도 핸들링이나 날카로운 주행성능은 한 수 우위다. 그래서일까. 이런 독일차의 인기에 렉서스가 한껏 자극을 받았는가 보다. 렉서스코리아는 7세대 ES를 출시하면서 유독 핸들링을 유독 강조했다. 새롭게 출시된 ES300h는 이전 모델들의 장점인 정숙성, 경제성, 편안함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주행성능을 한껏 기워냈다. '미녀와 야수' 사이의 조화를 추구한 것일까. ES 시승에서 기대하지 못한 '야수성'을 발견했다고 할까. 때로는 몬스터로 변신하면서 핸들링 감각을 잔뜩 키워냈다. 그렇다고 대놓고 독일 브랜드를 베낀 것은 아니다.

[시승기]젊어진 렉서스 ES300h, 강남 쏘나타에서 몬스터 변신
7세대 ES의 외관은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 어쨌든 기존 6세대의 기괴함보다는 훨씬 가다듬어 졌다. 2010년 이후 렉서스의 과감한 디자인 변신에 대해 이를 신선하게 받아들이는 소비자가 있는 반면 괴상한 디자인을 받아들이라고 억지로 강요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렉서스를 시승해보면 이런 양쪽의 의견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실물로 마주한 신형 ES의 디자인은 신선함에 가깝다. 기존 모델의 경우 매운탕용으로 잘 쓰이는 '메기의 수염'처럼 느껴진 스핀들 그릴이 정제된 모습으로 돌아왔다. 역동적이고 전체적인 스포티한 디자인에 힘을 실어 준다. 그릴에서 후드로 이어지는 라인을 깔금하게 정리해 조잡해 보이지 않도록 한 점도 인상적이다. 측면도 전면과 같은 스포티함을 느낄 수 있다. 이전 세대에 비해 5mm 낮아진 전고는 수치상으로는 작지만 실제 그 차이는 크게 느껴진다. 후면은 ‘L’자 리어램프가 렉서스의 차량임을 강조한다. 하이브리드 차량답게 배기구는 범퍼 안쪽으로 숨겨져 있다.

[시승기]젊어진 렉서스 ES300h, 강남 쏘나타에서 몬스터 변신
[시승기]젊어진 렉서스 ES300h, 강남 쏘나타에서 몬스터 변신
이번 신형 ES에는 렉서스의 새로운 플랫폼 GA-K가 사용됐다. 이 덕분에 휠베이스는 이전 세대에 비해 50mm 늘어났다. 배터리의 위치도 2열시트 하단으로 옮겨져 전체적인 밸런스가 좋아졌다.

도어를 열고 운전석에 앉으면 렉서스의 감성 품질이 온 몸에 전달된다. 몸에 닿는 부분은 모두 고급스런 가죽으로 감싸 감성 요소를 높였다. 가죽의 느낌을 살린 우레탄이 적용된 부분도 일부 있지만 마감 실력이 보통이 아니다. 만져보지 않고는 가죽으로 착각할 정도다. 운전석에 앉아 핸들을 잡으면 두툼한 촉감이 운전 욕구를 자극한다. 시동키를 누르면 렉서스가 강조하는 인간 중심의 인테리어 철학이 확 다가온다. 운전에 집중 할 수 있도록 배치한 계기반, 12.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칭찬 할 만하다. 하지만 변속기 옆에 위치한 렉서스 리모트 터치패드는 여간해서 익숙해지기 쉽지 않다. 기존 렉서스 사용자들의 의견도 매반 비슷한다. 터치감이나 터치에 대한 피드백은 좋지만 주행 중 사용하기에는 직관성이 떨어진다.

뒷좌석 공간은 넉넉하다. 휠베이스가 길어져 2열 공간에 더 많은 공간을 활용했다. 착좌감도 훌륭하고 2열 승객을 위해 센터 암레스트에 공조장치 조절 버튼과 파워 백 선쉐이드 조절 버튼을 마련했다.

[시승기]젊어진 렉서스 ES300h, 강남 쏘나타에서 몬스터 변신
[시승기]젊어진 렉서스 ES300h, 강남 쏘나타에서 몬스터 변신
시동을 걸면 하이브리드 모델임을 알수 있을 정도로 정숙하다. 저속 구간에서는 모터의 힘으로만 구동이 되기 때문에 엔진이 개입하기 전까지 전기차처럼 조용히 나아갈 수 있다. 요즘 렉서스 하이브리드 모델은 예전 같이 연비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렉서스 ES300h도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를 통해 스포츠 모드를 준비했다. 여기에 패들시프트도 달아 운전의 재미를 빼먹지 않았다. e-CVT(무단 변속기)와 매칭하면서 부드러우면서도 답답함을 주지 않을 정도의 스포티한 변속비를 셋팅했다.

운전석 시트에 상체가 파묻힐 정도의 폭발적인 가속성능은 아니지만 답답하다는 생각은 단 1초도 허용하지 않는다. 더구나 ES의 개발 콘셉트는 여유로운 패밀리 세단이다. 신호대기에서 파란등 점등과 함께 풀가속으로 쏘고(?) 다니는 차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면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이다. 경기도 일대를 왕복하는 한정된 시승코스 탓에 코너링 성능을 제대로 경험하진 못했지만 확실히 기존 모델에 비해 좌우 롤이 억제된 느낌을 받았다. 시승 전부터 “쇼크 업 소버에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는 스윙밸브”에 대해 기대감이 컸다. 렉서스 상품 담당자는 “고속 크루징이나 저속 주행 등 차량의 진폭이 적을 때 스윙밸브의 진가가 발휘한다”고 설명한다. 사실 새로운 기술이 주는 승차감의 변화를 몸으로 감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스윙밸브의 효과를 느껴보고 싶은 플라시보 효과(의사가 효과 없는 가짜 약 혹은 꾸며낸 치료법을 환자에게 제안했는데, 환자의 긍정적인 믿음으로 인해 병세가 호전되는 현상) 덕분일까! 실제로 렉서스 ES는 정말 편안한 주행질감을 선사한다.

ES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항상 우위인 점은 정숙성 속의 편안함이다. 7세대 ES는 세 겹의 차음시트,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윈드실드 글라스와 프론트 도어 글라스에 적용된 어쿠스틱 글라스, 소음저감 휠 등 작은 소음까지 억제하기 위한 기술을 대거 접목했다. 이 결과 고속 주행에도 옆 사람과 작은 목소리로 대화가 가능하다.

[시승기]젊어진 렉서스 ES300h, 강남 쏘나타에서 몬스터 변신
[시승기]젊어진 렉서스 ES300h, 강남 쏘나타에서 몬스터 변신
신형 ES300h는 첨단 안전 사양도 업그레이드 했다. 렉서스 세이프티 시스템 플러스(Lexus safety System +)는 카메라를 통해 차량을 차선 가운데로 주행 할 수 있게 돕는다.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은 전방 차량을 감지해 제동과 가속을 한다. 실제로 경험하면 급가속과 급제동 없이 물 흐르듯이 이뤄진다. 이 외에도 긴급 제동 보조 시스템(PCS), 오토매틱 하이빔(AHB), 액티브 코너링 어시스트(ACA) 등이 적용된다.

[시승기]젊어진 렉서스 ES300h, 강남 쏘나타에서 몬스터 변신
렉서스 ES300h는 프리미엄 패밀리스 세단으로 모범 답안을 보여준다. 10여년 전 중산층의 대표 차량이 쏘나타였다면 어느새 그랜저로 한 단계 올라섰다. ES300h 역시 강남 쏘나타에서 그랜저로 진화했다고 할까. 정숙성과 편안함,그리고 연비 여기에다 스포티 성능까지 두루 갖췄다. 120km를 넘는 시승코스에서 리터당 18.7km의 놀라운 실제 연비를 보여줬다. ES300h의 공인 복합연비가 17km/L임을 감안하면 실 연비가 더 좋게 나왔다.

7세대 ES300h는 화려한 외관으로 거듭나면서 성능은 더욱 갈고 닦았다. 군더더기 없이 탄탄한 주행성능과 정숙성의 조화, 여기에 가장 큰 매력은 동급 최고 수준의 연비다. 독일 세단의 강렬한 맛에 미각을 상실할 지경이라면 렉서스 ES300h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이 보다 편안 운전이 또 있을까!

한줄평

장점 : 높은 연비와 정숙성, 이전 세대보다 탄탄해진 주행성능과 정제된 디자인

단점 : 2% 아쉬운 가속감, 좋아진 핸들링에 본래의 편안한 맛을 잃어버릴 것 같은 우려.

[시승기]젊어진 렉서스 ES300h, 강남 쏘나타에서 몬스터 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