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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폴크스바겐의 출루율 1위, 건실한 파사트 GT

2018.08.13 10:52 | 남현수 기자 hsnam@

[시승기]폴크스바겐의 출루율 1위, 건실한 파사트 GT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파사트 GT는 폴크스바겐코리아가 2년 만에 한국 시장 복귀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파사트 이름 뒤에 붙은 GT가 기대감을 한층 높인다. 유럽에서 디자인하고 생산한 모델로 디젤 엔진이 달렸다. 폴크스바겐코리아가 복귀 첫 모델로 파사트 GT를 선택한 이유는 유럽산 자동차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 취향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유럽산 디젤 중형 세단은 분명한 경쟁력이 있다. 가솔린 엔진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2.0리터 가솔린엔진이 장착된 북미형 파사트도 현재 사전예약 진행 중에 있다.

국내 판매되는 파사트 GT는 2015년 출시된 8세대 유럽형 모델이다. 3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할 정도 파사트 GT의 디자인은 구식 느낌은 찾아보기 어렵다. 깔끔하고 단정하다. 주행 성능도 마찬가지다. 어디 하나 튀는 곳이 없다.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다. 그게 바로 폴크스바겐 차들의 매력 포인트다. 1년에 한 번씩 모델 이어 체인지(연식 변경)를 한다며 앞뒤 화장을 살짝 고쳐 구입한 지 1,2년 밖에 안된 신차를 헌차로 만드는 일부 메이커와 딴판이다.

[시승기]폴크스바겐의 출루율 1위, 건실한 파사트 GT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2.0 TDI Prestige 모델이다. 4륜구동이 빠진 전륜차량이다. 외관은 정말 단정함 그 자체다. 군더더기가 없다. 전면에는 수평적인 선들을 많이 사용됐다. 프론트 그릴의 직선이 헤드램프까지 이어진다. 뚜렷한 선들은 보닛에도 두 줄 사용됐다. 보닛 선의 시작점이 헤드램프의 끝과 맞닿아 있다. 과격함보다 점잖은 인상이다. 측면에도 프론트 펜더 뒤에서 시작된 라인이 테일 램프까지 연장된다. 후면은 밋밋하다고 느껴질 만큼 간결하다. 맞춤 정장을 입은 듯 더하고 뺄 것이 없어 보인다. 후방카메라를 품고 있는 폴크스바겐의 로고와 범퍼 하단에 자리잡은 번호판까지 정리가 확실하다.

[시승기]폴크스바겐의 출루율 1위, 건실한 파사트 GT
[시승기]폴크스바겐의 출루율 1위, 건실한 파사트 GT
실내도 정갈하다. 대시보드는 시원하게 양 옆으로 뻗은 직선이 많이 쓰인 탓에 프론트 그릴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하다. 전통 세단임을 강조라도 하듯 중앙에 아날로그 시계가 자리잡았다. 센터페시아의 8인치 디스플레이는 시인성이 좋다. 다만 디스플레이 주변의 버튼들이 터치식이고 하이글로시 처리가 돼 지문에 취약하다.

[시승기]폴크스바겐의 출루율 1위, 건실한 파사트 GT
액티브 인포 디스플레이라고 명명된 디지털 계기판은 흡사 아우디의 버추얼 콕핏을 연상시킨다. 크기도 동일한 12.3인치다. 같은 그룹 내의 형제차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생각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우디는 프리미엄 브랜드고 폴크스바겐은 대중 브랜드다. 대중차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의 옵션은 환영이다.

[시승기]폴크스바겐의 출루율 1위, 건실한 파사트 GT
시트 디자인도 영락없는 폴크스바겐이다. 다소 딱딱하지만 자세를 제대로 고정시켜 주는 시트는 패밀리 세단의 모범이다. 뒷좌석 공간도 나쁘지 않다. 성인 두 명이 앉아도 넉넉하다. 다만 사륜구동 4motion 모델이 따로 있어 전륜구동인데도 센터 터널이 불쑥 올라와 있어 가운데 좌석의 활용도는 높지 않다. 운전석에 들어있는 마사지 시트는 인상적이다. 앞·뒤좌석 열선은 물론이고 앞좌석 통풍기능까지 있다. 트렁크 공간은 586L다. 6:4로 폴딩 되는 뒷좌석을 접으면 적재공간은 1152L까지 확장된다.

[시승기]폴크스바겐의 출루율 1위, 건실한 파사트 GT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시동을 걸었다. NVH에 신경을 쓴 듯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은 많이 억제됐다. 진동이 많은 디젤 엔진의 특성상 페달로 오는 잔진동까지 억제하진 못했다.

[시승기]폴크스바겐의 출루율 1위, 건실한 파사트 GT
국내 출시된 파사트 GT에는 2.0리터 디젤 터보엔진과 6단 DSG가 조합된다. 6단 변속기는 최근 다단화 트렌드에 벗어난 듯 지만 오랜 기간 숙성돼 엔진을 꽉 물고 가는 느낌은 탁월하다. 가속력과 변속 타이밍이 발군이다. 최대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m는 낮은 알피엠에서부터 토크가 뿜어져 나온다. 높은 토크는 시내 주행에서 부족함이 없다. 디젤 엔진답지 않게 고속 주행에서도 힘이 빠지지 않는다. 복합연비는 15.1km/L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 이상 계속 주행했지만 16km/L 이상의 연비가 나왔다. 정속주행을 하면 18km/L는 우습다. 막히는 시내에서도 12km/L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연비는 인상적이었다.

[시승기]폴크스바겐의 출루율 1위, 건실한 파사트 GT
주행 감각은 깔끔하다. 가속페달에 힘을 주면 속도는 리니어하게 오른다. 코너에서도 롤을 많이 억제했다. 그렇다고 스포츠카 같은 날렵한 움직임을 기대하면 안 된다. 파사트 GT는 엄연히 패밀리 세단이다. 노면이 고르지 못한 고속 주행에서도 안정감이 있다. 차체가 튀어 오르거나 뒤뚱거리지 않는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달릴 준비가 됐다는 듯 엔진회전수가 500rpm 정도 오른다. 핸들 그립은 불만이다. 스티어링 림 뒤쪽 부분이 동그랗지 않고 뒤로 볼록하다. 사람 손 모양마다 다르겠지만 일반 성인 남성보다 큰 편에 속하는 기자의 손에는 그립감이 좋다고 생각되지는 않았다.

시승차는 4motion을 제외한 풀옵션 차량답게 다양한 편의장비가 달려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 어라운드 뷰를 비롯한 보행자 모니터링 시스템, 트래픽잼 어시스트 기능 등이 적용됐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운전자의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고 전방만을 주시하며 운전 할 수 있게 돕는다. 어라운드뷰는 좁은 골목길이나 주차장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다만 너무 민감한 센서는 거리가 한참 남았는데도 요란하게 울려 운전자를 괜히 긴장시키기도 한다. 보행자 모니터링 시스템은 차량이 움직이는 방향에 보행자가 감지되면 브레이크를 밟고 소리를 통해 운전자에게 신호를 보낸다. 고속도로를 400km정도 주행하는 동안 가장 편리했던 기능은 레인 어시스트다. 차선 가운데를 잘 유지해 나간다. 앞차와의 거리 설정이 가능하고, 최대 160km/h의 속도까지 설정 가능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함께 사용하면 레벨2 수준의 자율 주행이 가능하다. 아울러 오토스톱 기능은 매우 부드럽다.엔진이 정지한 이후 부드럽게 다시 시동이 걸린다. 오토홀드 역시 울컥하지 않고 세련된 출발을 가능하게 해 준다. 결론적으로 파사트GT는 야구로 보면 건실한 1번타자라고 할까. 홈런은 잘 못 치지만 출루율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없어서는 안 될 중책을 짊어지는 선수다. 요즘 프로야구라면 넥센 이정후 라고 할까.

단점을 좀처럼 찾기 어렵지만 작은 단점은 존재한다. 우선 높은 가격이다. 4320만~5290만원의 가격은 구매를 망설이게 한다. 폴크스바겐 코리아도 이점을 알았는지 프로모션 카드를 꺼내 들었다. 현재 공식적인 할인은 현금 구매 시 10% 할인, 조건에 부합하는 기존 차량을 반납하면 250만원 할인, 100만원 상당의 바우처와 파워트레인 보증연장 등이다. 기본형은 3000만원대 후반에 구입이 가능한 셈이다.

파사트 GT는 기본기만 확실하다면 무난함이 큰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성능, 연비, 편의장비까지 골고루 갖춘 파사트 GT는 패밀리 세단의 정석으로 손색이 없다. 디젤게이트와 인증서 조작으로 실추된 폴크스바겐의 건실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한 모델로 적합해 보인다.

한줄평

장점 : 무난한 파워트레인과 주행성능, 뭐하나 빼먹지 않은 편의장비

단점 : 높은 가격, 출시 3년이 지나 부분변경 모델이 나올 것에 대한 우려

[시승기]폴크스바겐의 출루율 1위, 건실한 파사트 G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