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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현대차(005380) 아이오닉 5가 3년 동안 66만킬로미터(㎞)를 달린 뒤에도 배터리 잔존 수명 87.7%를 유지한 사실이 확인됐다. 한 차주가 도로 위에서 직접 현대차 전기차의 내구성을 확인하는 ‘극한 주행’을 펼친 덕분이다.

3년만에 누적 주행거리 66만km를 기록한 아이오닉 5와 차주 이영흠씨. (사진=현대차그룹)

3년만에 누적 주행거리 66만km를 기록한 아이오닉 5와 차주 이영흠씨. (사진=현대차그룹)

3년만에 누적 주행거리 66만km를 기록한 아이오닉 5 계기판. 주행거리가 67만 1326㎞를 기록 중이다.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자사 HMG저널 사이트에 첫 운행 3년 만에 누적 주행거리 66만km를 주파한 아이오닉 5 롱레인지 RWD 모델 사례를 소개했다.

차주 이영흠 씨는 기자재 설치 및 수거를 담당하는 영업사원이다. 수도권과 지방을 매일 오가며 하루 많게는 900㎞를 운전해야 해 유지비용이 적게 들고 장거리를 편안하게 다닐 수 있는 차량을 찾아 왔다. 그가 선택한 차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의 첫 전기차 ‘아이오닉 5’였다.

이 씨는 구입 후 2년 9개월간 서울에서 부산을 720회 왕복한 거리에 달하는 58만km를 주행했다. 그 때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로부터 배터리, 전기 모터 등 주요 부품을 무상으로 교체해주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그 전까지는 한 번도 수리하거나 교체한 적 없는 부품으로, 아이오닉 5는 당시에도 고장 없이 정상 주행이 가능한 상태였다.

3년만에 누적 주행거리 66만km를 기록한 아이오닉 5와 차주 이영흠씨. (사진=현대차그룹)

3년만에 누적 주행거리 66만km를 기록한 아이오닉 5. (사진=현대차그룹)

이 씨의 사례를 담은 유튜브 영상은 온라인 상에 퍼져 큰 화제가 됐다. 긴 주행거리를 단시간에 기록한 사례인 만큼 진위 여부를 놓고 누리꾼간 논쟁이 펼쳐지기도 했다. ‘도로 위에서 고객이 직접 내구성 검증을 해줬다’는 댓글이 여럿 달리기도 했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내구 성능 개발을 위한 데이터 확보 차원에서 이 씨에게 연락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내구성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배터리 수명 예측 모델을 연구 중인 현대차·기아는 이를 검증하기 위해 일정 기간 주행한 전기차 고객 차량을 분석하고 있다.

그러던 중 아이오닉 5 기준 최다 주행거리를 기록한 이 씨의 차량이 실제 운행 데이터를 확보하기에 최적 후보라고 판단, 고객 동의 하에 배터리 포함 주요 구동부품을 수거하고 신품으로 교체했다.

수거한 아이오닉 5 배터리의 잔존수명(SoH)은 87.7%로 확인됐다. 통상 전기차의 수명이 20만㎞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58만㎞ 주행 후에도 높은 내구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매일 100% 급속 충전을 했는데도 성능 저하가 없었고,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도 초기에 비해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는 설명도 나왔다.

배터리 내구 수명을 연구 중인 현대차·기아 배터리개발센터 윤달영 책임연구원. (사진=현대차그룹)

윤달영 현대차·기아 배터리개발센터 책임연구원은 “이는 내부적으로 수명 예측 모델을 통해 계산한 결과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렇게 확보한 전기차 내구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향후 배터리 설계 가이드를 강화할 방침이다. 윤 책임연구원은 “같은 배터리를 사용하더라도 실제 전기차 성능이 천차만별인 이유는 결국 자동차 제조사의 개발 역량에 따른 차이”라며 “이번에 확보한 것과 같은 실차 기반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전기차 배터리 설계 가이드를 제안하는 등 꾸준히 노하우를 쌓아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3년만에 누적 주행거리 66만km를 기록한 아이오닉 5와 차주 이영흠씨. (사진=현대차그룹)

한편 현대차·기아는 아이오닉 5가 실생활 속 전기차의 경제성과 주행 성능 및 편의를 증명했다고도 평가하고 있다. 이영흠 씨가 “고속도로 주행 비율이 90%에 달하는 만큼 출력과 승차감이 중요한 요소였고, 유지비까지 따졌을 때 아이오닉 5 밖에는 떠오르지 않았다”고 말하면서다.

그는 “하루 800~900㎞씩 장시간을 주행해도 피로도가 적었고, 특히 실내 정숙성이 뛰어나 오디오 북을 들으며 전국을 편안하게 누볐다”며 동력계 관련 소모품이 거의 없어 매우 경제적으로 차량을 관리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라고 했다.

이 씨는 최근 다른 일을 시작해 이전만큼 장거리 주행을 하지는 않게 됐지만, 약 3년간 아이오닉 5를 운전하며 얻은 긍정적 경험을 토대로 다음 차량도 현대차·기아의 전기차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