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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무대를 향한 결정체…'월클급'으로 탄생한 아이오닉 6 N[르포]

2025.07.03 08:30 | 정병묵 기자 honnezo@

[화성(경기)=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지난 달 개봉해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브래드 피트 주연 영화 ‘F1 더무비’는 세계 최대 자동차 레이싱 대회 ‘포뮬러 1’의 세계를 담았다. 드라이버가 찰나의 실수를 하거나 레이싱 중간 타이어를 교체하는 스태프들의 합이 맞지 않으면 단숨에 순위가 뒤로 밀리는 치열한 속도 경쟁을 생생하게 그렸다.

모터스포츠는 사람 간 대결을 넘어 메르세데스-벤츠, 페라리, BMW, 포르쉐 등 세계적 명차 브랜드들이 진검승부를 펼치는 장이기도 하다. 경기에 투입되는 차량은 각사가 가진 모든 기술 역량을 끌어 모은 결정체다. 브랜드끼리 이름을 걸고 펼치는 치열한 자존심 대결도 영화의 백미다.

꿈의 무대를 향한 결정체…`월클급`으로 탄생한 아이오닉 6 N[르포]
경기 화성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테스트 트랙에 진열된 ‘아이오닉 6 N’ 프로토타입(가운데)과 현대 ‘N’ 브랜드 차량들(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는 지난 2015년 고성능차 브랜드 ‘N’을 출시하며 모터스포츠에 뛰어들었다. 메르세데스의 ‘AMG’, BMW의 ‘M’, 아우디의 ‘RS’, 폭스바겐의 ‘R’과 같은 현대차의 고성능 라인업이다. N은 현대차·기아 연구개발(R&D)의 심장부인 남양연구소의 앞글자 영문(Nam)에서 따 왔다.

현대차가 지난 달 ‘N 브랜드의 요람’ 경기 화성 남양연구소에 국내외 미디어를 초청, ‘아이오닉 6 N’ 프로토타입 버전을 공개했다. 아이오닉 6 N은 각계의 극찬을 받은 아이오닉 5 N에 이어 세계 모터스포츠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공식 공개에 앞서 먼저 만나 본 아이오닉 6 N은 현대차 전동화 기술의 총화이자 미래 기술력을 엿볼 수 있게 하는 차량이었다.

2016년 5월, ‘N’ 로고를 단 첫차 ‘i30 N’이 독일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 레이스에 참가해 기술력을 대중들에게 입증한 것이 N 브랜드의 시작이었다. 역사가 짧지만 현대차는 숱한 대회에서 우승을 일궈내며 빠른 시간 내에 세계 유수의 경쟁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팀’이 ‘르망 프로토타입(LMP)2 클래스’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박준우 현대차 N매니지먼트실 상무는 “현대 고성능 전기차의 두 번째 진화를 상징하는 차량”이라며 “드라이빙 마니아를 사로잡도록 설계했고, 운전경험 향상을 위해 최첨단 전동화 기술, 진보된 공기역학 기술, 드라이버와의 연결성을 조화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꿈의 무대를 향한 결정체…`월클급`으로 탄생한 아이오닉 6 N[르포]
경기 화성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테스트 트랙을 달리는 ‘아이오닉 6 N’ 프로토타입 (사진=현대차)
꿈의 무대를 향한 결정체…`월클급`으로 탄생한 아이오닉 6 N[르포]
경기 화성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테스트 트랙을 달리는 ‘아이오닉 6 N’ 프로토타입 (사진=현대차)
남양연구소 내에 마련된 N 모델 전용 테스트 트랙에서 아이오닉 6 N의 주행을 시작했다. 공식 공개 전이라 흑백 체크무늬의 위장 데칼을 붙이고 있었지만 유려한 유선형 곡선이 차체의 실제 모습을 짐작케 했다. 브레이크를 밟은 채로 액셀러레이터를 힘껏 밟으니 ‘우우웅~’하는 엔진 굉음이 마치 내연기관 차인 것 같은 착각을 준다. 전기 스포츠카들이 주행의 맛을 살리기 위해 가상의 주행음을 설정하는데, 현대차는 이번에 기존보다 풍부한 새 사운드를 개발해 적용했다.

출발부터 시속 100km까지 도달 시간(제로백)이 약 3초 조금 넘게 걸렸다. 실감나는 굉음을 내며 달리는 차량은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의 구불구불한 급커브를 연상케 하는 연구소 트랙 곳곳을 재빠르게 통과했다. 시속 200km로 급커브 구간을 돌 때에도 차체가 쏠리지 않도록 단단하게 지지하는 서스펜션의 안정감이 인상적이다.

동승한 남양연구소 고성능차시험팀 김모 연구원은 “모터 토크 출력을 제어하고 기어 변속 피드백을 제공하기 위해 8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시뮬레이션했다”며 “이 때문에 아마도 주행 몰입감이 남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오닉 6 N은 새로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트랙 주행을 위한 기능을 최적화했다는 설명이다. ‘N 트랙 매니저’, ‘TPMS 커스텀 모드’ 등 트랙 전용 기능을 추가했고 모터의 출력 지속 가능성을 개선해 주행 내구성을 극대화했다.

꿈의 무대를 향한 결정체…`월클급`으로 탄생한 아이오닉 6 N[르포]
경기 화성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테스트 트랙을 달리는 ‘아이오닉 6 N’ 프로토타입 (사진=현대차)
내연기관 차와 유사한 주행 경험을 살리면서도 전기차다운 신기술들이 눈에 띄었다. 주행 중 젖은 노면에서 운전대를 180도 이상 돌려 차를 회전시키는 ‘드리프트’도 차량 내 LCD 컨솔을 통해 회전 범위를 설정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드리프트가 익숙한 운전자는 그냥 하면 되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을 위해 단계별 설정을 통해 쉽게 고성능 드리프트 주행을 경험토록 했다”고 말했다.

아이오닉 6 N 개발에는 현대차 N브랜드 개발진과 남양연구소 고성능차시험팀 연구원들이 약 3년여간 매달렸다. 연구원들은 트랙부터 드리프트, 슬라럼(지그재그로 달리는 주행) 등 각 주행 파트별로 수천번씩 테스트를 하고 차량을 최적화하는 반복 작업을 수행했다. 세계적 수준의 고성능 차량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현대차의 역량을 총동원한 아이오닉 6 N의 실 디자인은 오는 10일(현지시간) 영국 최대 자동차 축제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