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가솔린 직분사 엔진의 분사 포트로 LPG를 투입하여 기존 LPG 엔진 대비 높은 출력과 효율성울 구현한 로턴(Ro-Turn, (주)로)이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하나 마무리 했다. 바로 현대자동차의 1.6L 터보 GDi(T-GDi) 엔진을 장착한 아반떼 스포츠를 LPGDi 차량으로 튜닝했다는 내용이었다.
로턴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몇 년 전 포드 토러스 2.0L 에코부스트를 선보이며 터보 차량에도 LPGDi 시스템을 적용한 일례가 있었고, 또 실제 주행에서도 무척 만족스러웠던 경험이 있었다. 과연 로턴의 LPGDi 기술이 현대 T-GDi 엔진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많은 기대와 함께 시승을 시작했다.
로턴의 아반떼 스포츠 1.6 T-GDi는 외형적인 튜닝이 적용된 것이 없기 때문에 현대자동차 아반떼 스포츠 순정 사양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아반떼 스포츠는 4,570mm의 전장과 1,800mm의 전폭 그리고 1,435mm의 전고로 기존 아반떼 스포츠 대비 수치적인 부분에서는 5mm 가량 전고가 낮아진 것이 특징이다. 휠 베이스는 2,700mm로 동일하다.
스포티한 감성을 살린 아반떼 스포츠디자인적인 부분에서는 아반떼 스포츠 고유의 스포티한 감성이 강조된다. 육각형 형태의 프론트 그릴과 얇게 그려진 헤드라이트 아래 아반떼 스포츠를 위해 새롭게 디자인된 전면 범퍼가 더해져 시선을 끈다. 특히 전면 범퍼는 기존의 아반떼 일반 모델 대비 더욱 강인하고 역동적인 디자인을 자랑한다.
측면 디자인은 아반 고유의 캡 포워드 타입의 프로포션과 A필러부터 이어지는 부드러운 루프 라인 실루엣이 시선을 끌며 도어 하단에 사이드 스커드 또한 더해졌다. 네 바퀴에는 역동적인 감성이 돋보이는 18인치 알로이 휠과 고성능 타이어로 분류되는 한국타이어 벤투스 S1 노블2(225/40R 18)가 장착되어 기존 아반떼 대비 발전된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예고한다.
후면은 전면과 마찬가지로 아반 스포츠 만을 위해 새롭게 디자인된 후면 범퍼와 디퓨저를 적용하고 듀얼 타입의 머플러 팁을 적용해 스포티한 감성을 강조했으며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하단에 ‘스포츠’ 레터링을 새겼다. 한편 로턴 측에서는 아반떼 스포츠 1.6 T-GDi의 스포티한 감각을 살리기 위해 피닉스 오렌지로 명명된 독특한 컬러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작은 변화로 큰 만족감을 이끌다아반떼 스포츠의 실내 공간은 애초에 아반떼를 기반으로 개발된 만큼 아반떼의 실내 공간과 많은 부분을 공유한다. 대신 스포츠 모델 고유의 감성을 강조하기 위해 대시보드에는 카본파이버의 느낌이 나는 패널을 더하고 D-컷 스타일의 스포츠 스티어링 휠을 적용했다.
이외에도 붉은색 스티치를 적용한 기어 레버 부츠 및 시트, 센터 암레스트 등이 시선을 끈다. 새삼스럽지만 현대자동차에서 이런 차량을 만드는 ‘시도’를 했다는 점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낸다.
1열 공간의 경우 스포츠 드라이빙 시에 운전자의 몸을 지지해줄 수 있는 세미 버킷 시트가 적용되었는데 시트 양 측면의 볼륨을 풍성하게 디자인하여 시트에 앉았을 때의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공간의 여유 부분에서는 키가 큰 성인 남성이라도 레그 룸이나 헤드 룸에서 불만이 없을 정도로 여유로운 패키징을 구현했다.
2열 공간은 낮게 그려진 루프 라인으로 인해 헤드 룸이 다소 답답하게 느껴지는 점을 제외한다면 공간 자체에 만족감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2열 시트에도 1열과 마찬가지로 붉은색 가죽과 스티치를 둘러 스포티한 감성을 살리는데 집중했다. 한편 1열과 2열 시트 모두 붉은색 시트 벨트를 적용했는데 이 역시 분명한 어필 포인트가 될 것이다.
한편 로턴 LPGDi의 강점을 느낄 수 있는 트렁크 공간을 보았다. 통상의 LPG 차량이라고 한다면 2열 시트 뒤쪽, 그러니까 트렁크 안쪽에 큼직한 실린더 타입의 가스 탱크가 적재된다. 하지만 로턴은 도넛형 가스 탱크 판권을 보유하고 있어 기존의 트렁크 공간을 100% 활용할 수 있다. 덕분에 아반떼 스포츠에 적용된 2열 시트의 6:4 분할 폴딩을 통한 여유로운 적재 공간을 경험할 수 있다.
트렁크 하단의 커버를 들어 올리면 견고하게 고정된 LPG 도넛 탱크를 확인할 수 있다. 깔끔하게 마감된 LPG 도넛 탱크를 보고 있자면 ‘LPG 차량 구매 및 운영이 제한적인 국내법이 얄미워진다. 참고로 가스의 연료량은 센터페시아 하단의 센터 콘솔 박스에 마련된 스위치 겸 연료 게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로턴, T-GDi에 LPG를 더하다아반떼 스포츠는 기본적으로 1.6L T-GDi 엔진을 장착해 6,000RPM에서 최고 204마력을 발휘하며 최대 토크 역시 1,500RPM부터 4,000RPM까지 27.0kg.m의 인상적인 출력을 자랑한다. 파격적인 출력은 아니지만 1.6L 터보 엔진을 내는 출력으로서는 상당한 수준에 이른다.
여기에 7단 DCT(6단 수동 변속기)를 조합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8초 만에 주파하는 민첩성과 복합 연비 12.0km/L(도심: 10.8km/L 고속: 13.7km/L)를 달성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로턴 아반떼 스포츠 1.6 T-GDi는 가솔린 대신 LPG를 연료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LPG로 즐기는 다운사이징 터보의 즐거움로턴의 차량을 경험하고 또 이를 주변에게 이야기 할 때 늘 돌아오는 답은 “그게 정말 가능해?”라는 것이다. 실제로 LPG 차량의 경우 저렴한 가격이 큰 매력이지만 기존 내연기관 엔진 대비 출력이나 절대적인 효율성 부분에서 뒤쳐진다는 것이 상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졌고, 기술이 발전했다. 가솔린 엔진의 트렌드라 할 수 있는 직분사 기술과 LPG가 만나면서 LPG 고유의 높은 완전연소율을 활용해 출력, 효율성을 극대화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로턴은 자사가 튜닝한 LPGDi 차량들은 기존 가솔린 사양과 비교했을 때 95% 수준의 출력과 절대 효율성을 구현한다고 밝힌다.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엔진이 깨어나며 LPG 연료 펌프도 깨어나는 소리가 들려온다 처음에는 ‘또 다른 소리’로 인해 귀를 기울이게 되지만 금방 익숙해진다. 참고로 로턴의 LPGDi 시스템은 초기 시동 시에는 가솔린을 사용하고 주행부터는 LPG를 사용하기 때문에 주행 환경에 따라 시동성이 떨어지는 LPG 차량의 단점을 막았다.
어쨌든 시동을 걸고 기어를 바꿔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았다. 콤팩트한 차체는 곧바로 맹렬한 기세로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고 7단 DCT는 RPM 상승에 따라 기어를 바꿔가며 드라이빙을 지원했다. 경쾌하고 매서운 가속력에 과연 ‘그 누가 이 차량을 LPG를 태우며 달리는 차량으로 생각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수치적인 부분까지 고려한다면 LPGDi 시스템을 얹고 가스를 채우며 늘어난 차량 무게로 인해 순정의 아반떼 스포츠대비 느려지겠지만 아반떼 스포츠의 공식 제원인 204마력과 27.0kg.m의 토크를 LPG로 완벽히 구현하는 점에는 그 누구도 토를 달지 못할 것으로 보였다.
게다가 발진 가속도 발진 가속이지만 추월 가속에서도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다. 되려 완전연소율이 높은 덕인지 페달 끝으로 전해지는 부드러운 감성은 LPG 차량에 매력을 느끼게 할 정도였다.
스티어링 휠의 조작이나 서스펜션의 세팅은 스포츠라고 불릴만한 자격이 충분하다.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이 어느 정도 있어 고속에서도 안정적인 조향이 가능하고 또 조향에 따른 전륜의 반응, 선회성 그리고 앞서 가는 전륜을 따르는 후륜의 추종성도 만족스러웠다. 덕분에 지금까지의 아반떼에서는 선뜻 하지 못했던 고속에서의 연이은 조향도 자신감 있게 할 수 있었다.
게다가 멀티링크의 적용으로 코너링 시의 한계도 한층 깊어진 모습이었다. 대신 스포츠라는 이름답게 꽤나 단단하게 조율된 하체는 노면의 충격을 받아내고 또 거르기 보다는 꽤 솔직하게 운전자에게 전달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승차감’ 부분에서는 약간 마이너스가 분명하다.
연비체크에서 확인한 뛰어난 효율성한편 이번 로턴 아반떼 스포츠 1.6 T-GDi를 시승하며 장거리 연비 체크에 나섰다. 트립 컴퓨터와 실 연비가 차이가 있다고는 하지만 일단 기준을 트립 컴퓨터의 수치로 삼았고, 주행 코스는 가양대교 북단에서 강변북로, 자유로를 타고 당동IC까지를 고속 코스를 첫 번째 코스로 설정하고 당동IC부터 한탄강 캠핑장 찍고 다시 당동 IC까지 이어지는 지방도로를 두 번째 코스로 설정하여 주행을 시작했다.
참고로 로턴의 LPGDi 시스템은 기존의 직분사 포트를 활용해 LPG를 주입하고 또 트립컴퓨터는 분사 포트에서 주입되는 연료의 량을 기준으로 연비를 산정하기 때문에 트립컴퓨터의 수치로 연비를 확인할 수 있다. 물론 Full-to-Full 방식보다는 정확성이 떨어지지만 ‘대략적인 추이’를 통해 LPG로서도 어느 정도의 연비를 낼 수 있는지 확인하기엔 충분하다.
첫 번째 구간은 말 그대로 정속 주행이 이어진 만큼 높은 연비를 확인할 수 있었다. 39분 동안 강변북로, 자유로를 총 49.2km를 달렸고 평균 속도는 79km/h, 그리고 평균 연비는 리터 당 19.4km/L로 상당히 높은 수치였다. 트립 컴퓨터의 오차를 감안하더라도 기존 LPG 차량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수치일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코스는 교통 신호로 인한 대기 및 재가속, 감속 등이 존재하는 만큼 첫 번째 코스보다는 전체적인 주행 페이스가 쳐졌다. 하지만 심야에 테스트를 했기 때문에 도로의 흐름 부분에서는 매끄러워 나름대로 좋은 연비를 기대하고, 또 확인할 수 있었다. 약 한 시간 40분 동안 이어진 주행은 총 78.2km의 주행 거리와 49km/h의 평균속도 그리고 리터 당 17.6km의 우수한 연비를 자랑했다.
매력적인 조합의 방정식, 로턴 LPGDi부담 없는 연료 비용, 만족스러운 출력과 운동 성능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건은 분명 행복한 일이다. 로턴 LPGDi는 아주 매력적인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을 제시했다. 참고로 LPG는 일단 화석연료보다도 더 친환경적이니 넓게 볼 때에는 세 마리 토끼가지 잡는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존재한다. 당연히 차량이 추가적인 비용을 들여야 한다는 점도 있겠지만 LPG 차량을 소유할 수 있는 사람도 제한적이고 그 방법 역시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관련 규제가 조금 더 유연해진다면 직분사 엔진에 LPG를 직접 투입하여 LPG의 한계를 극복한 로턴 LPGDi를 보다 쉽게, 더 많이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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