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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출고? 2년만 기다리세요…경차 침체 '품귀의 역설'

2026.02.06 14:50 | 이배운 기자 edulee@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경차 인기가 떨어지는 가운데 현대자동차 ‘캐스퍼’는 출고 대기 기간이 2년을 넘기는 이례적인 현상을 보이고 있다.

경차 라인업 축소, 생산 제약, 수출 물량 확대 등 요인이 겹치며 품귀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캐스퍼 출고? 2년만 기다리세요…경차 침체 `품귀의 역설`
현대차 캐스퍼 (사진=현대차)
6일 업계에 따르면 캐스퍼 판매 홈페이지에는 현재 캐스퍼 일렉트릭을 계약할 경우 트림별로 22개월에서 25개월가량 출고가 지연될 수 있다는 안내가 게시돼 있다.

투톤 루프 등 일부 옵션을 선택하면 5개월이 추가돼 대기 기간은 최대 29개월까지 늘어난다. 지금 당장 차를 주문해도 2028년 하반기에나 인도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는 경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2025년 국내 경차 누적 판매량은 7만 4239대로 전년(9만 9211대) 대비 24.1% 감소했다. 2012년 21만대를 넘기며 정점을 찍은 이후 13년 만에 시장 규모가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소형 SUV와 하이브리드 모델 확산으로 경차의 연비·공간 경쟁력이 약화된 데다 충돌 안전성 등 차량 성능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 수준이 높아진 점도 시장이 위축된 배경으로 꼽힌다.

이에 업계는 캐스퍼의 긴 출고 기간은 수요 급증보다는 공급량이 제한된 영향으로 보고있다. 캐스퍼는 현대차가 직접 생산하지 않고 광주글로벌모터스에 위탁 생산하는 방식이어서 시장 상황에 맞춰 물량을 탄력적으로 늘리기 어렵다.

캐스퍼 출고? 2년만 기다리세요…경차 침체 `품귀의 역설`
현대차 캐스퍼 홈페이지에 게시된 출고 지연 안내문 (사진=현대차 홈페이지 캡쳐)
여기에 캐스퍼 일렉트릭이 유럽과 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 인기를 끌며 수출 물량이 급증했다. 지난해 캐스퍼 수출 물량은 4만 3247대로 내수 판매량(1만 8269대)을 2배 이상 웃돌았다. 총생산량의 약 80%가 해외로 배정되면서 국내 소비자가 인도받을 수 있는 물량은 더욱 줄어든 것이다.

이런 가운데 완성차 업체들은 SUV, 대형급 등 고수익 차종 생산에 집중하면서 경차 라인업이 한정돼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되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경차는 캐스퍼와 기아 모닝·레이·레이EV에 그치는데다 다른 신형 모델 출시 계획도 없다.

이러한 경차 품귀 영향은 중고차 시장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에 따르면 2월 국산 경차 시세는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 특히 캐스퍼와 비슷한 포지션의 ‘기아 더 뉴 레이’는 2.0%, ‘더 뉴 기아 레이’는 1.5% 오르며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차를 수년씩 기다리기보다는 즉시 구매가 가능한 중고 경차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차 시장이 되살아난다기보다는 공급 자체가 줄어들며 나타난 병목 현상에 가깝다”며 “제조사가 수익성이 낮은 경차의 내수 배정을 늘릴 유인이 부족한 만큼 품귀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