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독일차 3사’ 등 글로벌 완성차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2025 상하이 국제 오토쇼(상하이모터쇼)’는 1000여개 업체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막을 올렸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통상 환경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규모면에서 아직 중국을 대체할 만한 나라가 없는데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 시장이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CEO가 비전(Vision) 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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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막을 올린 상하이모터쇼에는 BMW·메르세데스-벤츠·아우디 등 독일 3사를 비롯해 토요타자동차그룹, 폭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이 신차와 최첨단 기술을 앞다퉈 선보였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상하이모터쇼 개막을 하루 앞둔 22일 상하이 웨스트 번드 아트 센터에서 월드 프리미어 행사를 열고 중국 시장 전용 소형 전기차 세단 ‘CLA 롱 휠베이스’와 미래형 럭셔리 밴 콘셉트카 ‘비전 V(Vision V)’를 최초 공개했다. CLA 롱 휠베이스 모델은 지난 3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처음 공개한 소형 럭셔리 세단 CLA의 중국 전용 버전으로, 더 넓은 공간과 세련미, 편안함, 효율성 등을 자랑한다. 비전 V는 메르세데스-벤츠가 2026년부터 도입 예정인 차세대 전기 밴 플랫폼 VAN.EA(밴 전기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첫 번째 콘셉트 모델이다. 특히, 비전 V에 적용된 플랫폼은 메르세데스-벤츠가 밴 세그먼트 전반에 걸쳐 전동화, 디지털화, 고급화 전략을 유기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핵심 기술 기반으로 한다. 앞으로 벤츠 제품군 확장의 중심축이 될 예정이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은 “이 차량들의 뛰어난 기술력은 중국 고객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것”이라며 “바퀴 달린 프라이빗 라운지 ‘비전 V’는 저희의 비전을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중국에 대한 투자 확장도 언급했다. 2005년 베이징자동차그룹(BAIC)과 합작사를 설립해 중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벤츠는 지난해 중국에서만 약 240만대를 판매하며 글로벌 판매량 중 30%를 중국에서 뽑아냈다. 벤츠는 지난 2021년 베이징에 신규 R&D 센터를 세운 데 이어 2022년에는 상하이에 R&D 센터를 설립했다. 그는 “이제 우리는 중국을 자랑스럽게 고향이라고 부른다. 현지에서 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글로벌 연구개발(R&D) 네트워크 초석 중 하나가 바로 여기 상하이에 위치하고 있다”면서 “현지 기술 역량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중국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22일 중국 상하이 푸둥의 ‘BMW 익스피리언스 상하이’에서 열린 월드프리미어에서 BMW가 공개한 고성능 시험 차량.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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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역시 차세대 전기차 주행 기술의 정점 ‘노이어 클라쎄’를 상하이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BMW는 상하이모터쇼 개막에 앞선 21일 상하이 푸둥 ‘BMW 익스피리언스 상하이’에서 고성능 시험 차량 ‘BMW 비전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를 선보였다.
BMW 비전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는 BMW의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인 ‘노이어 클라쎄’ 핵심 기술을 시험·검증하기 위해 개발한 프로토타입으로 BMW의 미래 기술을 집약한 모델이다. 차량 중앙에 탑재된 고성능 컴퓨팅 유닛 ‘하트 오브 조이(Heart of Joy)’이 핵심으로 주행 제어 시스템 기능을 담당한다. 기존 시스템보다 10배 빠른 데이터 처리 속도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요헨 골러 BMW 그룹 고객·브랜드·세일즈 총괄 부회장은 “1만 8000N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하는 BMW 역사상 가장 강력한 프로토타입”이라며 “진정한 운전의 즐거움을 다시 정의할 차량”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 그룹은 상하이오토쇼에서 아우디 ‘E5 스포트백’ 등 중국 맞춤형 5개 신모델과 함께 인공지능(AI) 기반 첫 번째 자체 개발 자율주행 시스템(ADAS)을 선보였다. ADAS는 복잡한 중국의 도로 환경에 맞춰 설계된 것으로 자율주행 레벨 2++ 수준의 기술을 제공한다. 올해 말 중국 시장에 출시할 폭스바겐 모델에 처음 적용한 뒤 내년부터 중국 전용 콤팩트 메인 플랫폼(CMP) 기반의 차세대 모델에도 적용한다. 랄프 브란트슈테터 폭스바겐 중국 지사장은 “중국 고객 니즈에 맞춘 ‘차이나 스피드’의 개발로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세울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에 맞서 중국 전기차 업체들도 신기술과 새로운 모델을 자랑했다. 중국 자동차업계 터줏대감인 상하이자동차(SAIC), 창안자동차, 베이징자동차, 광저우자동차를 비롯해 신흥 강자인 비야디(BYD), 샤오펑, 화웨이 등이 상하이모터쇼에 참가했다. 화웨이가 중국 완성차 업체들과 합작한 브랜드 연합 ‘하모니 인텔리전트 모빌리티 얼라이언스(HIMA)’도 첫 데뷔 무대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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