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토in 박낙호 기자] 1월 19일부터 22일까지 몬테-카를로를 무대로 WRC(World Rally Championship)의 2017 시즌이 막을 올린다.
WRC의 2017시즌은 차체 크기 변경 및 엔진 출력 향상을 골자로 한 새로운 차량 기술 규정이 처음으로 적용되는 시즌이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각 팀들은 지난 시즌 내내 새로운 레이스카 개발에 열을 올렸고 지난달부터 새로운 레이스카의 발표가 속속 이어지고 있다.
한편 최근 WRC에 군림하던 폭스바겐 모터스포트는 대회에서 철수하며 타이틀의 행방이 묘연해진 가운데 현대 모터스포트 WRT는 발 빠르게 2017 시즌 우승을 향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으며 토요타가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WRC 복귀 시즌 앞뒀다.
여기에 WRC 4연패를 달성한 세바스티앙 오지에는 M-스포트 WRT로 이적하며 5연패를 정조준하고 있다. 게다가 아부다비 토탈 레이싱 WRT 역시 시트로엥의 새로운 레이스카 ‘C3 WRC 2017’로 타이틀 경쟁의 준비를 마쳤다.
과연 2017 WRC 타이틀은 어느 브랜드에게 전해질까?13개국에서 열리는 WRCWRC 2017 시즌은 몬테-카를로의 설원을 무대로 열리는 개막전을 시작으로 스웨덴과 멕시코 프랑스,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이탈리아, 폴란드, 핀란드, 독일, 스페일 영국 거쳐 11월 16일부터 19일까지 열리는 호주로 이어져 총 13개국에서 대회를 치른다.
당초 올 시즌에도 작년처럼 14개 국가를 순회하며 대회를 치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으나 지난해 폭우 피해의 복귀가 늦어지며 결국 대회가 취소되었던 중국이 올해 대회 개최를 포기하며 13개국을 순회하는 것으로 일정이 변경됐다.
2017 시즌 일정을 2016 시즌이랑 비교한다면 프랑스 대회 일정이 조절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2016 시즌 프랑스 대회는 11 라운드, 즉 시즌 후반에 치러졌으나 올 시즌에는 4라운드로 대폭 앞당겨졌다. 그 외의 대회 일정은 2016 시즌과 큰 차이가 없다.
경량화, 출력 상승으로 대표되는 바뀐 규정올 시즌 새롭게 적용되는 차량 기술 규정의 핵심은 ‘출력 상승’, ‘커진 차체’ 그리고‘ 경량화’라 할 수 있다. 먼저 에어 리스트릭터의 크기를 36mm로 늘려 최대 출력을 당초 315마력에서 380마력으로 끌어 올려 전체적인 출력 상승을 이끌었다. 대신 터보 차저의 부스트압은 2.5 Bar 이내로 지난 시즌과 동일하다.
차체 부분에서는 전장과 전폭이 이전보다 길어진 것이 특징이다. 덕분에 현대 모터스포트 WRT의 i20 쿠페 WRC 2017은 지난 시즌 대비 124mm의 전장이 늘어났다. 차체 전면 범퍼와 와이드 바디킷이 더욱 강렬한 모습을 선사하게 됐다. 덧붙여 리어 윙 스포일러의 크기가 커지며 다운포스 확보가 용이해졌다. 끝으로 2017 WTC 레이스카의 최소 무게는 1,175kg으로 종래의 1,200kg보다 25k가 가벼워지며 출력 상승 효과를 극대화했다.
판도를 바꿀 드라이버의 이적폭스바겐 모터스포트가 WRC 에서 철수하며 경쟁 판도의 변화가 급히 변했다. 이런 변화는 이는 드라이버들의 거취에도 큰 영향을 줬다. 특히 2016 시즌 챔피언이자 4연패를 달성한 ‘현존 랠리 황제’ 세바스티앙 오지에(Sbastien Ogier)에 거취는 WRC 관계자들과 WRC 팬들의 주된 화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결국 오지에는 포드의 ‘준 워크스’팀인 M-스포트 WRT로 이적하며 올 시즌부터 피에스타 WRC 2017과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됐다. 오지에의 팀 메이트 야리 마티 라트발라(Jari-Matti Latvala)는 토요타 가주 레이싱으로 이적했다. 한편 현대 모터스포트 WRT에서 활약했던 베테랑 유호 하니넨(Juho Hnninen) 역시 토요타 가주 레이싱으로 옮기며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시즌 준비로 분주한 팀들현대 모터스포트 WRT(Hyundai Motorsport WRT)2017 시즌 현대 모터스포트 WRT의 콘셉은 분주한 변화 속에서 안정적인 시스템의 운영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드라이버 라인업과 레이스카를 일찍 확정하고 착실하게 2017 시즌 준비에 집중해왔다.
현대의 WRC 복귀 이후 꾸준히 호흡을 맞추고 있는 2016 시즌 종합 2위 티에리 누빌(Thierry Neuville)을 비롯해 지난 시즌 종합 5위이자 세컨 드라이버로 꾸준함을 과시하는 다니 소르도(Dani Sordo), 경기 집중력을 앞세워 2016 시즌 종합 4위에 오른 헤이든 패든(Hayden Paddon) 그리고 케빈 아브링(Kevin Abbring)과 2017 시즌을 함께 한다.
새로운 레이스카 ‘i20 쿠페 WRC 2017’는 i20 쿠페를 기반으로 제작되어 더욱 긴 전장과 과감한 디자인을 뽐낸다. 대회 규정을 통해 출력이 향상된 것은 물론 5도어 모델이 아닌 쿠페로 개발되면서 전체적인 강성이나 공기역학 부분에서 이점이 있다는 것이 다수의 평가다. 다만 그 동안 늘 지적 받아완 서스펜션 시스템의 개편이 키를 쥘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는 2015년 7월 토요타 아키오 사장이 직접 밝힌 WRC 복귀 선언 후 ‘WRC의 성공적인 복귀’라는 명확한 목표를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이어왔다. 토요타는 WRC의 전설 토미 마키넨을 팀장으로 영입해 핀란드에 거점을 잡았다. 여기에 베테랑 드라이버들을 영입하는 선택을 통해 적응 기간을 오래 가지지 않고 곧바로 타이틀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두 드라이버 체제에 낙점된 야리 마티 라트발라와 유호 하니넨 모두 리그를 압도하는 기량을 가진선수는 아니지만 WRC 무대의 경험이 풍부하고 토미 마키넨과 같은 핀란드 태생으로 ‘플라잉 핀’의 효과로 곧바로 시즌 경쟁에 나서겠다는 토요타의 의지가 드러난다.
경주차는 야리스를 기반으로 개발된 야리스 WRC 2017를 사용한다. 새로운 대회 규정을 기반으로 개발된 이 차량은 최고 출력 375마력을 내며 네 바퀴를 통해 우수한 주행 성능을 자랑한다. 게다가 토미 마키넨이 테스트했다는 것 만으로도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받고 있다.
아부다비 토탈 WRT의 올 시즌 테마는 ‘재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세바스티앙 로브가 PSA의 모터스포츠 프로그램을 이행하기 위해 WRC 무대를 떠난 후, WTCC 등에서 맹활약하는 사이 WRC 무대에서 남겨진 시트로엥 레이스카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게다가 아부다비 토탈 레이싱 WRT은 전경기 출전 대신 ‘스팟 출전’으로 소극적인 운영을 이어왔다. 이러한 운영 정책은 타이틀 경쟁에서 불리하게 이어져 결국 아부다비 토탈 WRT 스스로가 매뉴팩처러 경쟁에서 2선으로 물러나는 형세가 됐다.
하지만 2017 시즌 새로운 레이스카의 등장 때문일까? 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아부다비 레이싱 WRT는 시트로엥 C3 WRC 2017’의 경쟁력에 강한 신뢰를 드러내며 포인트 경쟁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2016 시즌 중반 크리스 미크(Kris Meeke), 크레이그 브린(Craig Breen) 그리고 스테판 르페브르(Stphane Lefebvre)로 구성된 드라이버 라인업을 확정했다.
2017시즌이 가장 기대되는 팀이라고 한다면 단연 M-스포트 WRT가 될 것이다. M-스포트 WRT는 지난해 매뉴팩처러 챔피언십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포드의 준 워크스팀이라고는 하지만 다른 팀에 비해 전폭적인 지원은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승에 대한 갈증’이 그 어떤 팀보다 크다. 하지만 2017년 이들의 목표는 ‘종합 챔피언’으로 재설정하게 됐다.
하지만 2017 시즌은 다르다. 주행 성능을 개선한 피에스타 WRC 2017의 도입과 함께 세바스티앙 오지에 영입에 성공하면서 드라이버 경쟁력을 급격히 끌어 올렸기 때문이다. 덕분에 M-스포트 WRT는 올 시즌 단번에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세바스티앙 오지에 역시 5연패라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매뉴팩처러 부분에서는 다소 불안 요소가 있는 것이 세컨 드라이버인 오트 타낙(Ott Tanak)은 지난 시즌 종합 9위에 머물렀다.
사진: 현대 모터스포트, M-스포트 WRT, 시트로엥, 토요타 가주 레이싱, FIA WR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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