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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고'에서 'PV5'까지…반세기 이어온 기아의 다목적차 DNA

2025.12.18 05:28 | 이윤화 기자 akfdl34@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가정에서 업무용까지 언제 어디서나 제 몫을 다하는 봉고”(1981년), “하나의 공간, 무한대의 라이프”(2025년)

기아산업을 살린 ‘봉고’와 기아의 첫 목적기반모빌리티(PBV) ‘PV5’의 광고 문구. 다른 듯 닮은 두 차량엔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변치 않는 고객 중심 DNA가 녹아있다. 연비가 좋고 공간 활용이 뛰어나 산업용뿐만 아니라 가족용까지 무한 진화가 가능하단 점도 닮았다. ‘봉고 신화’라는 과거 유산을 계승해 새로운 전략 차종 ‘PV’ 라인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봉고`에서 `PV5`까지…반세기 이어온 기아의 다목적차 DNA
봉고 승합차는 대한민국에서 소형 승합차 붐을 일으킨 히트 모델이다. 1981년 대한민국에 실시된 자동차공업 합리화 조치로 승용차 생산이 중단된 기아가 위기 극복을 위해 선보인 소형 승합차였으며, 레저 인구 증가, 도시화에 따른 다인원 수송 수요 확대 등에 힘입어 당시로서는 유례없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사진=기아)
국내 상용차 시대를 연 봉고는 기아의 전신인 기아산업이 생존할 수 있게 해준 특별한 차다. 1980년대 군부독재 시절 자동차 산업 통폐합 조치로 기아산업은 승용차 사업에서 퇴출당해 상용차 생산만 가능해졌다. 기아는 회사의 명운을 걸고 마쓰다의 봉고를 면허 생산하며 돌파구를 찾았다. 1980년 1톤 디젤 트럭인 ‘봉고’를 먼저 선보였고, 이듬해 승합차 모델인 ‘봉고 코치’를 출시했다.

봉고는 가족용부터 소상공인·기업 고객까지 폭넓은 수요를 이끌어냈고, 출시 3년 만인 1984년 5월 누적 판매 10만대를 돌파했다. 이 성공은 기아산업의 경영 개선으로 이어졌다. 1981년 순손실 266억원에서 1982년 순이익 39억원, 1983년에는 291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회사 재건의 초석이 됐다.

`봉고`에서 `PV5`까지…반세기 이어온 기아의 다목적차 DNA
1984년 3월 봉고 신문 광고. (사진=기아)
`봉고`에서 `PV5`까지…반세기 이어온 기아의 다목적차 DNA
1984년 주문진 해수욕장 인근 봉고 캠프촌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고객. (사진=기아)
봉고가 고객 중심 전략의 토대였다면, PV5는 그 정신을 미래 모빌리티로 확장한 모델이다. PBV는 목적 기반으로 설계된 상용 전기차로, 비즈니스·물류·여객 등 다양한 고객 가치에 초점을 맞췄다.

PV5는 카고·패신저 두 가지 버전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평탄한 적재 공간, 모듈화 설계, 다양한 배터리 옵션 등 실용성을 갖춘 차로 호평받고 있다. 카고는 화물 운송에 특화된 업무용 모델로 뒷부분이 비어 있어 캠핑카, 푸드트럭 등으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패신저는 사람 중심의 5인승 혹은 7인승 다목적 승합 모델로 편안한 승차감과 넓은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봉고`에서 `PV5`까지…반세기 이어온 기아의 다목적차 DNA
지난달 19일(현지시각)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세계 상용차 박람회인 ‘솔루트랜스(Solutrans)’에서 PV5가 ‘2026 세계 올해의 밴(International Van of the Year)’을 수상했다. (사진=기아)
PV5는 출시 반년 만에 ‘2026 세계 올해의 밴(IVOTY)’을 포함해 글로벌 상업용차 분야의 권위 있는 상을 여러 차례 수상하며 상품성과 혁신성을 입증했다. IVOTY는 26명의 전문 심사위원단이 기술혁신, 효율성, 안전성 등을 종합 평가해 뽑는 글로벌 최고 권위의 상이다. 이는 한국 브랜드 최초이자 아시아 전기 경상용차 최초 기록이며, 심사위원단 26명 만장일치로 결정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또 영국에서는 ‘탑기어 어워즈’ 선정 ‘올해의 패밀리카’와 ‘EV 어워즈’ 선정 ‘올해의 전기 밴’을 동시에 수상했다.

기아는 봉고 신화에서 얻은 기업의 고객 중심 경영 및 도전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PV5를 시작으로 PBV 모델 라인업을 확장해 간다. 2027년 PV7, 2029년 PV9 등 차세대 PBV를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라인업을 확장한다. 이를 바탕으로 2030년 유럽 13만3000대, 국내 7만3000대, 기타 지역 4만5000대 등 총 25만대 판매를 목표로 설정했다. 모델별로는 PV5 13만5000대, PV7·PV9 11만5000대를 계획하며 글로벌 PBV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미 본격 수출에 나선 지난 9월부터 매월 2000~3000대 가량을 해외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봉고`에서 `PV5`까지…반세기 이어온 기아의 다목적차 DNA
기아 화성 EVO Plant East 준공식과 West 기공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 (왼쪽부터) 문신학 산업통상부 1차관, 김민석 국무총리,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송호성 기아 사장. (사진=기아)
`봉고`에서 `PV5`까지…반세기 이어온 기아의 다목적차 DNA
화성 EVO 플랜트 이스트에서 생산 중인 PV5. (사진=기아)
아울러 미래 PBV 생태계 구축을 위해 경기 오토랜드 화성에 PBV 전용 생산 허브 EVO(이보) 플랜트를 마련했다. 준공된 이보 플랜트 이스트는 휠체어용 차량(WAV)을 포함한 PV5 승객·화물 모델을 연간 10만대 생산할 수 있다. 2027년 가동 예정인 ‘이보 플랜트 웨스트’는 PV7 등 대형 PBV를 포함한 연간 15만대 규모 생산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아는 연간 25만대 규모의 PBV 생산 능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기아의 PBV 전략은 단순 차량 판매를 넘어 고객의 목적에 최적화된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에 방점을 두고 있다. 물류·배송·서비스 영역에 맞춘 모듈화 설계와 디지털 플랫폼 연계를 통해 B2B·B2C 고객 모두를 아우른다. 기아는 세계 각지에서 수요가 확대되는 상용 전기차 시장에서 봉고로 쌓아온 실용성과 신뢰를 기반으로 PBV 시대를 주도해 나간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