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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르망] 팀 아우디 코리아 우승의 토대를 마련한 유경욱

2017.01.23 08:42 | 김학수 기자 raphy@

[아시안 르망] 팀 아우디 코리아 우승의 토대를 마련한 유경욱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이번 경기의 우승은 K.O(유경욱)의 활약이 가장 중요했다”

22일 말레이시아 세팡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열린 16-17 아시안 르망 시리즈 최종전이 끝난 후 팀 아우디 코리아의 알렉스 융(Alex Yoong)과 마치 리(Marchy Lee)는 이구동성으로 유경욱을 향해 엄지를 치켜 세웠다.

찌는 듯한 무더위 속에서 네 시간 동안 치러진 16-17 아시안 르망 시리즈 최종전은 경기 시작과 함께 발생한 사고를 시작으로 그 종점을 알 수 없는 혼돈의 도가니로 떨어졌다. 게다가 오프닝 랩의 사고로 인해 25대의 차량들이 저마다의 전략을 바탕으로 피트를 오고 나가며 레이스를 펼치면서 포디엄 정상의 주인공을 쉽게 가늠하기 어려웠다.

[아시안 르망] 팀 아우디 코리아 우승의 토대를 마련한 유경욱
하지만 팀 아우디 코리아가 출전한 LMGT 클래스는 어쩌면 경기 초반부터 승기를 잡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팀 아우디 코리아는 3년 연속 아우디 R8 LMS Cup 챔피언인 알렉스 융을 선봉으로 내세웠으나 경기 시작 직후 발생한 사고로 인해 세이프티 카가 발령되는 것을 확인하고는 ‘빠른 드라이버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 카드는 25대의 차량 중 가장 먼저 드라이버를 교체하는 강수로 경기가 시작한지 10분도 안된 상태였다. 피트로 돌아온 알렉스 융은 곧바로 차량에서 내려 두 번째 드라이버 유경욱과 교체하고 피트로 들어갔다.

[아시안 르망] 팀 아우디 코리아 우승의 토대를 마련한 유경욱
그런데 유경욱과 팀 아우디 코리아는 긴박하기 보다는 되려 ‘준비된 모습’이었다.

유경욱은 묵묵히 헬멧을 쓰고 알렉스 융과 가볍게 주먹을 부딪친 후 R8 LMS GT3 레이스카에 몸을 맡겼다. 코스로 복귀한 유경욱은 곧바로 선두에 올랐고 혼란에 빠진 다른 팀과 레이스카들을 여유 있게 지나치며 LMGT 클래스의 선두를 지키며 팀의 ‘빠른 드라이버 교체 전략’의 완성도를 높였다.

경기 중반 스피릿 오브 레이스(Spirit of Race)의 루이 아구아스(Rui Aguas)가 거친 드라이빙으로 유경욱을 압박하고, 또 레이스카를 충돌시키는 경우도 있었지만 유경욱은 견고하게 자신의 페이스를 지켰다. 상황을 생각한다면, 그리고 팀의 첫 우승의 가능성이 높은 상태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자칫 오버 페이스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유경욱은 ‘자신의 주행’에 집중했다.

[아시안 르망] 팀 아우디 코리아 우승의 토대를 마련한 유경욱
자신의 주행에 집중한 유경욱은 루이 아구아스의 도발 아닌 도발을 응수하기 보다는 자리를 내줬고, 루이 아구아스는 자신의 거친 드라이빙으로 인해 결국 드라이브 스루라는 페널티를 받아 유경욱이 다시 클래스 선두에 오르게 됐다.

당초 두 번째 순서를 담당한 유경욱은 30랩 정도를 달리기로 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과적으로 첫 번째 드라이버가 된 탓에 예상한 주행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 총 37랩을 홀로 달리며 경기의 1/3을 책임졌고, 가장 성공적인 형태로 세 번째 드라이버인 마치 리에게 스티어링 휠을 넘겼다.

[아시안 르망] 팀 아우디 코리아 우승의 토대를 마련한 유경욱
무더위 속에서 1시간 20분 이상 주행을 이어간 탓에 레이스카에서 내린 유경욱의 얼굴은 붉게 상기되어 있었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땀에 젖어 괴로운 모습이었지만 팀 아우디 코리아의 모든 팀원들은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웃고 혹은 그를 끌어 안으며 환호하며 반기는 모습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유경욱의 주행은 어려운 상태에서 조기 투입된 드라이버에게 팀이 기대한 것 이상의 주행이었기 때문이다. 유경욱의 이번 주행은 단순히 팀의 우승에 일조한 것 이상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흔들림 없이 자신의 주행으로 팀의 우승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던 것이다.

[아시안 르망] 팀 아우디 코리아 우승의 토대를 마련한 유경욱
유경욱이 레이스카에서 내린 후 바통을 이어 받은 마치 리가 주행 내내 기복이 큰 주행으로 위기를 맞았지만 선두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이후 알렉스 융이 뛰어난 경기력으로 결국 2위와 12초 이상 간격을 벌리며 여유롭게 체커를 받았다. 물론 그 자리에 유경욱과 마치 리는 팀원들과 함께 펜스 위에 올라 즐거운 표정으로 손을 흔들며 알렉스 융을 반겼다.

경기가 끝난 후 알렉스 융은 “오늘 경기에서 우승할 수 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유경욱의 주행이었다”라며 “어려운 환경에서도 정말 멋진 주행을 펼쳐 팀이 우승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라며 평가했으며 마치 리 역시 “오늘의 MVP는 바로 유경욱”이라며 유경욱에게 우승의 공을 돌렸다.

[아시안 르망] 팀 아우디 코리아 우승의 토대를 마련한 유경욱
팀 아우디 코리아의 유경욱은 “사실 팀에서 결승 경기를 앞두고 만약 오프닝 랩에서 세이프티 카가 발령이 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빠른 드라이버 교체 전략을 준비했고 경기 시작과 함께 이미 헬멧까지 모두 쓰고 대기하고 있었다”라며 빠른 드라이버 교체 전략이 임기응변이 아님을 밝힌 후 “팀의 전략, 그리고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레이스를 할 수 있어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 동안 아우디 R8 LMS Cup에 출전하면서 50분의 스프린트 레이스가 힘겹다는 생각이 가끔 들기도 했었는데 오늘의 주행과 우승이 그런 한계를 극복하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라며 “팀 아우디 코리아라는 좋은 팀과 알렉스 융과 마치 리는 물론 미케닉 및 아우디 코리아 등과 같은 좋은 동료들과 함께 한 덕에 오늘의 우승을 이뤄낸 것 같다”라며 우승의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