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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로보틱스랩 "美·中과 경쟁, '충무공 12척' 자세로 임할 것"

2026.02.05 16:36 | 정병묵 기자 honnezo@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미국, 중국 로봇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데 12척의 배로 왜군과 상대한 이순신 장군처럼 비장한 각오로 임하겠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 로보틱스랩을 이끄는 현동진 상무가 최근 세계 산업계의 화두인 로보틱스 경쟁력에서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산업현장 로봇 도입에 따른 불안감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하이테크가 인간을 소외시키지 않고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지속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현대차 로보틱스랩 `美·中과 경쟁, `충무공 12척` 자세로 임할 것`
현동진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장이 5일 경총 주최 ‘제4회 한국최고경영자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경총)
현 상무는 5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열린 ‘제4회 한국최고경영자포럼’에 연사로 나와 “경쟁국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치열하게 연구개발(R&D)을 하고 있다”며 “향후 언제든 뒤처질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임해야 하며 미국, 중국의 대규모 투자에도 뒤처지지 않도록 이순신 장군이 12척 배로 대승을 거뒀던 명량대첩 때처럼 치열하게 해 보겠다”고 밝혔다.

2020년 출범한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은 보스턴다이내믹스(BD)와 그룹 로보틱스 사업의 양대 축이다. BD가 휴머노이드 로봇을 산업 현장에 적용하는 게 목표라면 로보틱스랩은 소비자들이 직접 실생활에서 호흡할 수 있는 로봇을 연구, 개발한다. 대표작은 올해 ‘CES 2026’에서 공개해 로보틱스 분야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모베드(MobED)’다. 불규칙한 노면이나 경사로에서도 차체를 원하는 기울기로 조절해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한 바퀴로봇으로, 배송, 물류, 촬영 등 여러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현대차 로보틱스랩 `美·中과 경쟁, `충무공 12척` 자세로 임할 것`
CES 2026에서 선보인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의 ‘모베드’ (사진=정병묵 기자)
로보틱스랩의 또 다른 제품 ‘엑스블 숄더’는 이미 산업 현장에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작업자가 재킷처럼 몸에 착용하는 ‘입는 로봇’으로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옮길 때 힘을 덜 들일 수 있다. 대한항공, 한국철도공사, 농촌진흥청 등에 공급 중이다.

현재 글로벌 로보틱스 시장은 현대차그룹과 테슬라, 중국 업체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BD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가 CES를 통해 세계 최강임을 천명한 가운데 테슬라도 휴머노이드 ‘옵티머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테슬라는 최근 전기차 모델S와 X의 생산을 종료하고 이 생산라인에서 옵티머스를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유니트리 등 중국 업체들도 저렴한 인건비와 부품 경쟁력으로 언제든 치고 올라올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 상무는 “현재 우리도 그렇지만 미국도 중국도 로보틱스 기술을 다 투명하게 공개한 게 아니기 때문에 어디가 더 낫다라고 확언하기는 조심스럽다”며 “가장 많이 쓰이게 되는 로봇이 가장 훌륭한 기술 진보를 이룬다는 것이 본질이며 우리나라에도 훌륭한 로보틱스 엔지니어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틀라스의 등장으로 휴머노이드 형태가 로봇을 상징하는 측면이 있는데 바퀴를 달았든 어떤 형태든, 미래를 예측해서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최적의 행동을 수행하는 게 로봇의 정의”라며 “로보틱스랩은 병원, 빌딩, 주차장 등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장소에서 인간과 호흡하며 돕는 로봇을 목표로 한다”고 덧붙였다.

로보틱스랩은 최근 한림대 병원에서 약제배송 로봇을 시범 운영 중이다. 현 상무는 “거동이 불편한 70세 노인이 입원 중인 90세 노모를 돌봐야 하는 상황이 있는데 약을 타 오는 것도 힘들다”며 “우리가 개발한 약제배송 로봇은 직접 약을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 환자에게 전달해준다. 약을 주는 이, 받는 이가 일치해 정확히 전달될 수 있는 안면 인식 기술이 핵심”이라고 했다.

현대차 로보틱스랩 `美·中과 경쟁, `충무공 12척` 자세로 임할 것`
CES 2026 전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아틀라스 (사진=정병묵 기자)
그는 피지컬 AI 혁명이 올바르게 정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연구는 물론 규제 관련 각종 논의와 협의가 필요한 시대가 왔다고 진단했다.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아틀라스’의 산업현장 도입에 대해 “아틀라스는 많은 노동자에게 충격으로 다가왔고 일자리가 빠르게 위협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기술 발달을 저해할 생각이 아니라 충분한 숙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 상무는 “로봇이 완전히 사람을 대체할 수 있을지 아직 모르겠지만 지금이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로봇 발전 속도를 보면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고, 너무 디스토피아로 상황을 보기보단 이 기술을 어떻게 써서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을지를 같이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 상무는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나와 미국 미시간대 기계공학과(석사), UC 버클리 기계로봇공학과(박사)를 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