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기아(000270)의 첫 목적기반차량(PBV) ‘PV5’가 글로벌과 국내 시장을 동시에 휩쓸며 본격적으로 전기 밴 시대의 문을 열고 있다. 올해 한국 자동차로는 처음으로 ‘세계 올해의 밴(IVOTY)’에 선정된 데 이어 국내에서도 출시 후 불과 3개월 만에 전기 밴 신차등록 1위를 기록했다.
21일 카이즈유데이터에 따르면 PV5는 출시 3개월간 총 2173대가 신규 등록되며 기아 전기차 라인업 중 6위에 올랐다. EV9과 EV5를 앞서는 성적이다. 같은 기간 국내 전기 밴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며 경쟁 모델인 중국산 전기 밴과 격차를 크게 벌렸다.
 | | 기아 PV5. (사진=기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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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V5는 기아가 지난 8월부터 출고를 시작한 신개념 PBV 모델이다. PV5는 다양한 작업 환경에 대응하도록 설계된 중형 PBV로, 전용 전동화 플랫폼 기반의 편평한 플로어와 넓은 실내·화물 공간이 특징이다.
소비자 유형 분석 결과 기존 상업용 중심이던 전기 밴 수요가 개인·자가용 화물 중심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변화가 나타났다. PV5 등록 차량 중 개인 구매가 72.4%, 용도는 자가용이 90.2%로 확인됐다. 개인 구매자의 성별 비중은 남성 80%, 여성 20% 수준이며, 연령대는 40대가 가장 많고 40~50대가 70.4%를 차지해 중장년층의 실제 업무·일상용 수요가 높게 나타난다.
세부 모델별 선택에서도 뚜렷한 선호가 드러났다. 승객용 패신저 모델은 옵션 구성과 편의사양이 강화된 ‘5인승 플러스’ 등급이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화물 중심의 카고 모델은 1회 충전 주행거리가 긴 ‘롱 베이직 롱 레인지’가 압도적으로 선택되며 실사용자의 효율·주행거리 선호가 명확히 드러났다.
특히 카고 모델이 부품 수급 문제로 10월부터 출고가 본격화된 점을 고려하면 향후 PV5의 등록 대수는 더 가파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기아는 PV5를 시작으로 봉고 EV를 대체할 각종 파생 모델, 그리고 상위 차급 PBV인 ‘PV7’ 출시도 준비하고 있어 PBV 라인업 확장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 자가용 겸용 화물 수요 증가와 EV 기반 운송업 시장 확대가 맞물리며 PV5의 성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 왼쪽부터 잘라스 스위니 IVOTY 위원장, 김상대 기아 PBV비즈니스사업부 부사장, 마크 헤드리히 기아 유럽권역본부장. (사진=기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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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기아 PV5는 19일(현지시간)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국제 상용차 박람회 ‘솔루트랜스’에서 세계 올해의 밴으로 선정됐다. 세계 올해의 밴은 유럽 각국 경상용차 전문 기자단이 주관하는 국제 상으로 업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시상으로 평가된다. 김상대 기아차 PBV비즈니스사업부 부사장은 “PV5를 시작으로 PV7, PV9의 신규라인을 개발해 더 고객 지향적인 제품으로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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