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공식 일정에서 제네시스 G90을 의전차로 이용했다.
그동안 대통령 전용차로 쓰이던 메르세데스-마이바흐 차량 대신 국산 브랜드 차량을 선택한 것은 ‘K-모빌리티’의 기술력과 브랜드 위상이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APEC CEO 써밋에서 특별연설을 진행한 가운데 ‘ROK-001’ 특수 번호판을 단 제네시스 G90 차량이 일대에서 대기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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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ROK-001’ 특수 번호판을 단 제네시스 G90 차량이 경주 APEC 행사장 일대에서 운행됐다. ‘001’은 의전 서열 1위, 즉 대통령 등 국가원수가 탑승하는 차량에만 부여되는 번호다.
이번 APEC의 공식 의전 차량은 현대자동차가 전면 제공한 플래그십 세단 제네시스 G90과 G80 시리즈다. 러시아·필리핀·뉴질랜드 등 주요국 정상과 장관급 인사들이 해당 차량을 이용한 가운데 이 대통령 역시 G90에 탑승하며 의전 통일성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APEC CEO 써밋에서 특별연설을 진행한 가운데 ‘ROK-004’ 등 특수 번호판을 단 제네시스 G90 차량이 도열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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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W222) 풀만 가드’를 공식 의전차로 사용해왔다. 이 차는 두께 10cm의 방탄유리와 차체 전면에 방탄 구조를 적용한 최고급 리무진으로, 기관총과 수류탄은 물론 지뢰·대전차 로켓 공격까지 견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존성과 주행 안정성도 최고 수준이다. 차량 내부에는 외부 공기 공급 장치와 자동 소화 시스템, 화생방 공격 대응 장비가 내장돼 있으며 타이어가 모두 손상돼도 시속 100km로 3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런플랫 타이어가 적용된다. 차체 중량은 약 9톤에 달하지만 최고출력 630마력·최대토크 91.7kg·m를 발휘하는 엔진으로 기동성도 뛰어나다.
 | | 필리핀 정상단이 이용하는 제네시스 G90 차량 행렬이 APEC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경주예술의전당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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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최고 수준의 보안 사양을 요구하는 의전 차량을 국산 브랜드가 대신한 것은 국내 모빌리티 기술력이 세계적 수준으로 성숙했음을 방증한다는 평가다. 각국 정상과 장관들이 탑승하는 만큼 최고 수준의 안전성과 보안성, 품질 신뢰도는 물론 정숙성과 주행 성능, 편의 사양까지 완벽히 검증돼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공식 의전차량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국가의 품격을 드러내는 상징물인 만큼 해당 브랜드의 품위와 이미지 역시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된다. 현대차로서는 제네시스가 ‘국가를 대표하는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며 글로벌 프리미엄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킨 셈이다.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지난 29일 경북 경주시 경주예술의전당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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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미 정상회담 및 APEC 특별연설을 위해 경주를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국에서 공수한 전용 방탄 리무진 ‘비스트(The Beast)’를 이용했다. 캐딜락이 제작한 이 차량은 두께 13cm의 방탄 차체와 독립 통신·방호 시스템을 갖춘 미국 대통령 전용차로 미국은 다른 국제행사에서도 예외 없이 이 차량을 사용해왔다.
미중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역시 ‘중국판 롤스로이스’로 불리는 ‘훙치 N701’을 공수해 이용했다. 시 주석은 과거 외국 방문 시 현지 의전차량을 이용했지만 2018년 이후에는 자국산 훙치를 고집하며 중국의 기술 자립과 국가 브랜드 위상을 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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