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테슬라코리아가 고도화된 운전자보조시스템인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Full Self-Driving)을 이달 23일부터 본격 도입했다. 공식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공식 출시를 예고한지 11일 만으로, 한국은 미국·캐나다·중국 등에 이어 감독형 FSD 기술을 도입한 7번째 국가가 됐다.
테슬라코리아는 공식 홈페이지에 “FSD 구현 기능 컴퓨터를 탑재하고, FSD 기능을 구매하면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해 해당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가 23일 배포한 감독형 FSD 구현기능 소프트웨어에는 감독형 FSD V14.1.4 사양이 탑재됐다. 감독형 FSD 기능을 구매하고, 오토파일럿 컴퓨터 2.0 또는 2.5를 탑재한 경우 FSD 기능 업그레이드를 무료로 설치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테슬라 측의 설명이다.
 | | 테슬라코리아 홈페이지에 올라온 감독형 FSD 차량 국내 주행 영상. (사진=테슬라코리아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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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최신 4세대 하드웨어(HW4) 사양이 적용된 차량에 감독형 FSD 업데이트를 우선 적용했다. 한국수입차협회(KAIDA) 신차 등록 데이터에 따르면 HW4 사양이 장착된 테슬라 차량은 약 900여 대 정도로 추산된다. 테슬라는 2023년부터 모델S, X리프레시 등 일부 모델부터 HW4 컴퓨터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차량 소유주들은 국내에서 FSD 차량을 탑승해 본 경험을 전기차 동호회 등에 공유하고 있다. 테슬라 모델S플래드, 모델Y주니퍼를 소유하고 있다는 A씨는 “한국에 출시 예정인 테슬라 FSD 차량을 우연한 기회에 우선 탑승해봤다”면서 “한국 시내의 복잡한 도로에서의 주행 경험은 미국에서 탑승한 것과 비교해도 매우 훌륭했다”고 전했다. 이어 “2차로에 비상 깜빡이를 켜고 일시정차하고 있는 차량을 잘 회피하며, 백화점 등 돌아 올라가는 주차장도 (운전자)개입 없이 잘 올라갔다”면서 “한국 도로에 많이 있는 방지턱도 미리 감지하여 스스로 속도를 줄였다”고 부연했다.
테슬라 FSD 차량 소유주들의 경험담은 앞서 테슬라코리아가 감독형 FSD 국내 출시를 예고하며 함께 올린 영상 속 내용과 일치한다. 테슬라코리아가 공개한 FSD 감독형 시범 주행 영상에는 테슬라 차주들이 경험한 것처럼 운전자가 핸들에서 손을 뗀 채로 차량이 스스로 차선을 바꾸고, 주차하는 모습이 담겼다.
테슬라 감독형 FSD는 고도화된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이지만, 미국 자동차기술학회(SAE) 기준으론 여전히 ‘부분 자율주행(레벨2)’ 에 해당한다. 차량이 독자적으로 가속·제동·핸들링 결정을 내릴 수 있지만 운전자의 지속적 감독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감독형’이라는 명칭이 붙었고, 사고 발생 시 책임도 운전자에게 있다. 머신 러닝, 신경망 기반의 비전 중심 시스템으로 빠른 진화 가능성과 이미 많은 데이터 기반의 실전 경험이 강점이지만, 여전히 운전자가 집중해야 하고 베타 기능의 리스크도 존재한다.
테슬라는 북미 소비자를 중심으로 베타 테스트를 거쳐 지난해 7월 감독형 FSD를 미국 일반 소비자에게 가장 먼저 배포했다. 이어 캐나다, 중국, 멕시코, 호주, 뉴질랜드, 한국에 배포했고 일본에서도 FSD 시험 주행에 돌입한 상태다.
테슬라는 향후 HW3 차량용 FSD의 버전도 개발할 계획이다. 테슬라는 ‘V14 라이트(Lite)’라는 새로운 FSD 업데이트가 2026년 2분기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FSD V14의 일부 기능이 HW3 차량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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