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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구 변호사의 강변오토칼럼 - ECU 맵핑은 무조건 불법?

2016.11.08 09:23 | 박낙호 기자 car@



강상구 변호사의 강변오토칼럼 - ECU 맵핑은 무조건 불법?
[이데일리 오토in 박낙호 기자] 자동차가 대중화되면서 남들과 차별화된 나만의 자동차를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가 점차 증가하고 있고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자동차 튜닝 산업은 성장잠재력이 매우 큰 산업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미국, 독일, 일본과 같은 자동차 선진국에서는 독자적인 브랜드를 가진 전문 튜너들을 주축으로 자동차 튜닝이 활성화 되어 있는 것을 보더라도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 몇 년 전부터 튜닝시장을 활성화하자는 구호는 요란하게 외쳤지만 아직까지도 튜닝이 어느 범위까지 허용되고 어디부터 금지되는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 조차도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실상이 이러하다 보니 아직까지도 자동차 튜닝은 무조건 불법이라는 인식이 만연해 있고, 주무부처 담당자들 조차도 튜닝의 허용 범위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이 현실이다.

튜닝의 합법 여부와 관련하여 가장 문제가 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ECU 맵핑(mapping)이다. 자동차에서 ECU는 사람의 두뇌와 같은 역할을 하는 장치로, 주요 역할 중 하나는 자동차 제조사에서 설정해 둔 값을 기준으로 각종 센서로부터 입력된 정보에 따라 엔진의 연료분사량과 분사시기, 점화시기 등에 관한 명령을 내리는 것인데, ECU 맵핑은 이러한 값을 변경(remap)함으로써 자동차의 출력을 향상시키는 일종의 소프트웨어 튜닝에 해당된다.

자동차 제조사에서는 엔진의 성능뿐만 아니라 내구성도 함께 고려하여 엔진을 개발하므로 제조사의 ECU 데이터는 이상적인 공연비(공기와 연료의 비율)와 다소 차이가 있는데, ECU 맵핑을 통해 공연비와 점화시기 등을 조절함으로써 엔진의 출력 향상과 연비 향상을 모두 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흡·배기 튜닝이나 과급 튜닝을 한 경우에는 엔진에 들어오는 산소의 양이 달라지게 되므로 ECU 맵핑을 통해 그 값을 보정해 주어야 안정적인 출력을 얻을 수 있다. 즉, 엔진과 관련한 퍼포먼스 튜닝에서 ECU 맵핑은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ECU 맵핑과 관련하여 자동차관리법 등 관계법령에서는 허용 여부 등에 관해 명확한 기준을 정하고 있지 않아서 합법 여부가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강상구 변호사의 강변오토칼럼 - ECU 맵핑은 무조건 불법?
자동차의 튜닝에 관한 근거 법률인 자동차관리법에 따르면 “자동차의 튜닝”은 자동차의 구조·장치의 일부를 변경하거나 자동차에 부착물을 추가하는 것을 뜻하고(제2조 제11호), 자동차의 소유자가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항목에 대하여 튜닝을 하려는 경우에는 시장·군수·구청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제34조 제1항). 즉, 자동차의 소유자가 일정한 항목에 대한 구조·장치의 일부를 변경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를 반대 해석하면,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고 있지 않은 구조·장치의 일부를 변경하는 경우에는 별도의 승인 절차가 없어도 가능한 것으로 해석된다.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에서는 자동차관리법에서 위임한 승인 대상 항목을 나열하고 있는데,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i) 자동차의 길이, 너비, 높이, 총중량과 관련한 구조의 변경, (ii) 원동기 및 동력전달장치, (iii) 주행장치 중 차축, (iv) 조향장치, (v) 제동장치, (vi) 연료장치, (vii) 차체 및 차대, (viii) 연결장치 및 견인장치, (ix) 승차장치 및 물품적재장치, (x) 소음방지장치, (xi) 배기가스발산방지장치, (xii) 등화장치, (xiii) 내압용기 및 그 부속장치가 승인 대상인 튜닝항목에 해당된다. 그런데 위 항목들 중 ECU와 관련된 항목은 찾기 어렵고, 오히려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에서는 ECU와 관련된 항목이라 할 수 있는 전기·전자장치를 명시적으로 승인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제55조 제1항 제2호). 즉, ECU 맵핑은 자동차관리법상 승인대상에 해당되지 않으며 명시적으로 이를 금지하고 있지도 않다는 점에서 ECU 맵핑을 불법으로 단정할 근거는 찾기 어려워 보인다.

다만, 국토교통부에서는 배출가스 증가, 내구성 저하 등을 이유로 ECU 맵핑이 불법이라는 취지의 해석을 내렸다고 하는데, ECU 맵핑을 하게 되면 무조건 배출가스가 기준치를 초과한다는 인과관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며, 내구성 저하는 자동차 소유자가 부담할 문제이지 이를 근거로 법령상 명확한 근거도 없이 ECU 맵핑을 불법으로 단정하여 해석할 근거가 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만일 법원에서 ECU 맵핑의 위법성이 다투어질 경우 국토교통부의 위와 같은 해석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물론 ECU 맵핑의 결과 배출가스가 환경기준치를 초과하게 된다거나 화물차나 버스, 11인승 이상 승합차에 설정된 속도제한장치를 해제하는 경우는 환경 관련 규제 내지 속도제한장치 관련 규제를 위반한 것으로서 불법 튜닝에 해당될 것이나, 이를 이유로 ECU 맵핑 자체가 불법이라고 하는 것은 논리 비약이다.

강상구 변호사의 강변오토칼럼 - ECU 맵핑은 무조건 불법?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리·이익을 제한하는 행정청의 행위를 법적으로는 “침익적 행정행위”라 하는데,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침익적 행정행위의 근거가 되는 행정법규는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하며 그 행정행위의 상대방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1두3388 판결 등). 튜닝 관련 규제도 자동차 소유자의 권리를 제한한다는 측면에서 일종의 침익적 행정행위로 볼 수 있고 따라서 그 근거 법규는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 즉, ECU 맵핑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거나 승인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ECU 맵핑을 무조건 불법으로 단정하는 것은 침익적 행정행위에 관한 해석 원칙에도 어긋나는 것이다.

지금까지 튜닝과 관련한 규제는 하드웨어 튜닝만을 상정하여 이루어져 왔고, ECU 맵핑과 같은 소프트웨어 튜닝은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현행 자동차관리법 등 관련 규정 상 ECU 맵핑이 금지된다고 볼 명확한 근거는 없으며, 법령상 명시적인 근거 없이 ECU 맵핑을 불법으로 단정하는 것은 법에 관한 해석원칙에도 어긋난다. 나아가 튜닝 시장을 양성화·활성화함으로써 튜닝 산업이 가진 성장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튜닝 산업 전반에 관해서 무조건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식의 접근보다 안전이나 환경 등에 위해적인 사항들을 제외한 나머지 튜닝은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필수적인 사항들만 나열하여 규제하는 식의 접근이 바람직해 보인다. 또한 규제의 대상에 대해서도 일정한 인증을 통과한 튜닝 부품은 자동차 소유자가 별도의 승인 절차 없이도 자유롭게 장착할 수 있게 하는 식으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레이싱 서킷과 타임 트라이얼 레이스 등 다양한 모터스포츠 활동을 펼치고 있는 강상구 변호사의 [강변오토칼럼]을 연재합니다. 강상구 변호사는 자동차 정비기능사 자격도 취득한 변호사로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자동차 관련 업무와 보쉬 코리아의 파견근무등을 했고 현재 법률사무소 제하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강변오토칼럼]을 통해 자동차 관리법, 자동차 운영법 그리고 도로교통법 등 자동차와 자동차에 관련된 다양한 법률을 사례와 법률 해석을 통해 이데일리 오토in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법률사무소 제하 강상구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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