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현대자동차가 올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도 미국 자동차 수출관세 25%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1조8000억원가량 증발했다. 미국 정부가 11월 1일부터 관세를 15%로 하향하기로 결정하면서 연말부터는 관세 부담을 덜 전망이다. 
| |  |  |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 대기 중인 자동차 뒤로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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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005380)는 2025년 3분기 도매 판매 103만 8353대(전년 대비 2.6%↑), 매출액 46조 7214억원(8.8%↑)으로 역대 3분기 기준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다고 30일 발표했다. 기존 3분기 최대 매출액은 2024년 3분기의 42조 9283억원이었다.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와 우호적인 환율 효과, 금융 부문 실적 개선 등에 힘입었다. 
국내에서는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HEV)와 아이오닉 9의 신차 효과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판매가 성장하며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18만 558대가 팔렸다. 해외에서는 전년 동기보다 1.9% 증가한 85만 7795대가 팔렸다. 대외 환경 악화로 신흥시장 판매가 감소했으나 미국에서 전년 대비 2.4% 증가한 25만 7446대가 판매됐다.
판매 호조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4조원 가까이 증가했지만 미 관세 영향으로 이익은 급감했다.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2조 5373억원으로 전년 대비 29.2% 감소했다. 경상이익 3조 3260억원(23.9%↓), 당기순이익 2조 5482억원(20.5%↓) 등 이익 지표가 두자릿수대 하락률을 나타났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미 관세 영향이 본격화하며 3분기 1조8000억원 영업이익 감소가 발생했다”며 “관세 영향에 따른 손실은 제품 가격 절감보다 비용 절감을 통해 60%정도 만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세 손실이 현실화하자 재료비 절감부터 제품 믹스 개선 등을 통해 ‘허리띠’를 졸라 손실폭을 줄였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3분기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2.9%포인트 하락한 5.4%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연결 매출액 성장률 목표를 5.0~6.0%로 연초보다 1%포인트 높여 잡으면서도 영업이익률 목표는 6.0~7.0%로 1%포인트 하향했다.
현대차는 관세 등 통상 환경의 변화에 따른 손익 영향이 향후 경영 활동의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지만,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컨틴전시 플랜의 추진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이승조 부사장은 “29일 밤 한미 관세협상 타결 소식을 듣고 매우 반가웠다”며 “11월 1일부터 15% 관세가 소급 적용된다는 전제 하에 향후 정확한 손익 금액을 계산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 협상 노력이 결실을 맺으며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향후 예측가능한 사업 운영이 가능해진 게 긍정적인 효과”라고 덧붙였다.
이 부사장은 “향후 신차뿐만 아니라 양산차 원가절감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특히 하이브리드차 원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재검토 중”이라며 “코로나19 시기에도 위기를 기회로 잡아 성장한 것처럼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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