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기아(000270)가 올해 3분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도 미국 고율 관세 여파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반토막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25% 관세 부과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1조2000억원 이상의 손해를 보며 수익성이 하락한 탓이다. 기아는 올 4분기부터는 유럽 시장 성장 드라이브인 전기차(EV) 판매 경쟁력이 높아지고, 예상보다 견조한 미국 내 산업 수요를 바탕으로 성장하며 수익성 개선을 이뤄낼 것으로 예상했다. 
| |  |  | 기아 양재 본사 전경. (사진=기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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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전년비 50% 가량 감소…관세로 1.2조 증발 
기아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9.2% 감소한 1조4622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8.2% 증가한 28조6861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37.3% 감소한 1조4225억원, 영업이익률은 5.1%를 기록했다. 3분기 매출액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중심 판매 확대 및 평균판매가격 상승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 2조872억원 대비 30% 가량이나 낮게 나왔다. 
기아의 영업이익에 가장 큰 타격을 준 것은 역시 4월부터 부과되기 시작한 25% 대미 관세다. 올해 3분기 매출 원가는 관세 영향 등으로 매출액 대비 81.1%로 전년 동기 76.8%보다 4.3%포인트(p) 상승했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3분기 미국의 관세 영향으로 1조2340억원의 비용이 발생했다”며 “판매보증 충당금 환율 영향도 실적 악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기아는 이달 한미 통상 협정이 마무리되며 15%로 낮아진 미국 관세 영향은 12월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봤다. 15% 관세가 11월 1일부터 소급 적용된다고 해도 미국 내 기존 재고분은 이미 25% 관세 납부했기 때문이다. 
3분기 기아의 완성차 판매를 살펴보면 △국내에서 전년 대비 10.2% 증가한 13만 8009대 △해외에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64만 7128대 등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78만 5137대를 기록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쏘렌토, 카니발을 중심으로 한 고수익 레저용차량(RV) 차종 판매 증가와 EV4 신차효과가 이어지며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를 보였다.
해외의 경우 미국의 견조한 하이브리드(HEV) 수요 강세를 중심으로 북미 권역의 수요 증가세가 이어졌고 아태, 중남미 등 신흥 시장에 판매 물량을 확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서유럽 시장에서는 EV3의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슬로바키아 공장의 전동화 전환에 따른 일부 모델 단산 및 한시적 생산 조정으로 판매가 감소했다. 인도 시장에서는 9월 말 시행된 상품서비스세 인하를 앞두고 발생한 대기수요에 따라 판매가 줄었다. 
김승준 재경본부장은 “유럽 시장에서 EV가 40% 이상 산업 성장을 보였는데,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일시적 공장 셧다운으로 인해 내연기관차(ICE)가 받침을 못 해 산업수요 대비 부진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중국 업체와 EV 가격 차이가 대략 25% 가량 있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가격을 올리지 못할 상황에서 내부 체질개선과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분기가 저점, 4분기부턴 친환경차 판매 증가 효과
기아는 4분기와 내년까지 친환경차 수요 확장 트렌드에 발맞춰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 전기차 신차 사이클을 통한 성장 가속화를 추진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고수익 RV 중심의 견조한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를 지속 추진하고 기아 최초의 픽업트럭 타스만을 통해 신규 세그먼트에 안착하는 한편 EV5, PV5 등 신차의 모멘텀을 활용해 친환경차 비중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미국에서는 시장 수요와 규제 변화에 대응해 유연한 생산체제를 적극 활용하고 하이브리드 산업수요 강세에 발맞춰 인기 모델의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유럽에서는 EV3 판매 호조를 이어가면서 EV4, EV5, PV5를 통해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전동화 선도 브랜드 이미지를 지속 강화해 나갈 예정이며 인도에서는 시로스의 신차 모멘텀 지속과 더불어 셀토스 완전변경 모델을 선보이고 신규 딜러를 지속 확대해 판매 및 서비스 네트워크를 강화할 계획이다. 
정성국 IR 담당 전무는 “기아에게 EV는 유럽 시장에서 굉장히 중요한 성장 드라이브”라며 “올해 유럽에서 EV 판매는 대략 한 70 %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 3분기 기아 EV 판매 비중이 대략 한 19% 정도로 보고 있는데 4분기에 EV4가 가세하면서 전체적으로 EV 판매가 계속 증가하면 대략 전년에 비해서 100% 이상 증가하고, 판매 비중은 30%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도 “4분기 실적을 보면 3분기가 저점이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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