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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형 면한 조현범 지주사 대표로…한국타이어家 경영권 장악 굳힌다(종합)

2020.11.26 19:02 | 이소현 기자 atoz@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옛 한국타이어) 사장이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000240)의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고, 종속회사인 한국아트라스비엑스를 흡수합병해 ‘사업형 지주회사’로 전환을 선언했다.

하청업체로부터 수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열린 최근 항소심에서 실형을 면한 조현범 사장은 전날 아버지인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한정후견) 심판이 본격화하자 경영권을 강화해 한국타이어가(家) 경영권 분쟁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형 면한 조현범 지주사 대표로…한국타이어家 경영권 장악 굳힌다(종합)
‘하청업체 뒷돈 수수’ 혐의를 받는 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가 4월 17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현범, 지주사 대표이사로 복귀…전날 성년후견 심판 시작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조현범 사장을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종전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대표이사 부회장 체제에서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된다.

조현범 사장은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이사직을 사임했지만, 사장직과 등기이사직은 물론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최고운영책임자(COO·사장)까지 유지했다. 지난 20일 항소심 재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선고로 실형을 면하면서 지주사 대표이사로 복귀한 것.

공교롭게도 지난 25일부터 한국타이어 경영권 분쟁의 불씨인 성년후견 심판이 개시됐다. 성년후견은 질병, 장애, 노령 등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처리 능력이 없는 성인에게 후견인을 지정해 주는 제도다.

조양래 회장의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지난 7월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한 지 4개월 만에 조사가 시작됐다. 미국에 거주하는 조희경 이사장은 최근 귀국, 2주간의 자가격리를 마치고 전날 서울가정법원에 출석해 첫 번째 면접 조사를 받았다.

성년후견 심판은 조현범 사장에게 지분을 모두 넘기며 후계 구도를 못 박은 조양래 회장의 결정이 자발적으로 이뤄진 것인지 법원에서 판단 받겠다는 취지다. 여기에 장남 조현식 부회장도 지난달 참가인으로 의견서를 냈고 차녀 조희원 씨도 관계인으로 면접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앞서 조양래 회장은 지난 6월 26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형태로 그룹 지분 전량(23.59%)을 조현범 사장에게 매각했다. 이에 따라 조현범 사장이 기존 보유 지분 19.31%에 부친 조양래 회장 지분을 더해 42.9%로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조희경 이사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부도덕한 비리와 잘못된 경영판단으로 회사에 손실을 끼친 조현범 사장을 직원들이 믿고 따를 수 있겠느냐”며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면서 가정에서는 가정의 화합을, 회사에서는 준법과 정도경영을 강조했던 부친 조양래 회장의 갑작스러운 ‘차남 승계’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성년후견 심판 청구가 인용되면 조현범 사장에게 지주사 지분을 매각한 조양래 회장 결정에 효력이 없다는 후속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반대로 청구가 기각되면 그룹 경영권은 조현범 사장 체제로 굳어진다.

실형 면한 조현범 지주사 대표로…한국타이어家 경영권 장악 굳힌다(종합)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
◇‘사업형 지주회사’ 탈바꿈…경영권 강화

아울러 조현범 사장은 이날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대표이사에 이름을 올리는 동시에 종속회사인 한국아트라스비엑스와 합병안을 결의했다.

합병비율은 1대 3.39로 소멸법인인 한국아트라스비엑스(5만3599원) 주식 1주당 존속법인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1만5801원) 주식 3.39주가 배정된다.

양사는 내년 1월 각각 이사회 또는 주주총회 등 제반 절차를 거쳐 4월 1일까지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과 한국아트라스비엑스는 합병을 결정하게 된 배경에 대해 “그룹사의 전방산업인 자동차 시장 성장 둔화와 내연기관 자동차가 친환경 자동차로 대체되는 등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위기 상황 속에서 양사가 보유한 역량과 자원을 통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함으로써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아트라스비엑스의 납축전지 사업은 친환경 자동차의 성장 및 납축전지 기술개발의 한계, 각국의 납 규제 정책 등 탓에 리튬전지로 대체될 환경에 처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합병을 통한 한국테크놀로지그룹가 보유한 브랜드와 네트워킹, 인수합병(M&A) 역량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차세대 배터리 기술력과 인력, 수요처를 확보하고 과감한 투자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납축전지 제조·판매사를 넘어 스마트 에너지 솔루션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복안이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이번 합병으로 “사업형 지주회사로써 안정적인 투자재원 확보가 가능해져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와 신규 사업 발굴을 위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주도해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룹의 핵심사업인 타이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양질의 투자를 지속하는 한편, 모빌리티와 미래 기술기반 산업분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주주 가치 제고에 이바지하고 이에 걸맞은 주주 환원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실형 면한 조현범 지주사 대표로…한국타이어家 경영권 장악 굳힌다(종합)
차남인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왼쪽)과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