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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소형 MPV 무덤..쓰임새 많은 올란도·카렌스 단종

2019.02.20 18:00 | 남현수 기자 hsnam@

한국은 소형 MPV 무덤..쓰임새 많은 올란도·카렌스 단종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은 해치백의 무덤이라고 불린다. 최근들어 또 하나의 무덤이 생겼다. 바로 콤팩트 MPV 시장이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콤팩트 MPV가 모두 단종돼 자취를 감췄다. SUV 인기에 밀리면서 판매가 시들해져서다.

2000년대 초만해도 준중형 7인승 MPV는 꽤나 인기가 있는 장르였다. 휘발유보다 30%이상 저렴한 LPG를 연료로 사용한 것은 물론 한때 7인승 이상은 승합차로 분류돼 5만원대의 값싼 세금이 적용됐다. 또한 7인승 이상 LPG 차량은 비장애인도 구매가 가능했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기아 카렌스, 대우 레조,현대 카스타 등 다양한 모델이 시장을 키웠다. 저렴한 유지비와 패밀리카로 활용성이 세일즈 포인트였다.

한국은 소형 MPV 무덤..쓰임새 많은 올란도·카렌스 단종
한국은 소형 MPV 무덤..쓰임새 많은 올란도·카렌스 단종
기아 카렌스는 지난해 7월 생산을 마지막으로 수명을 다했다. 1999년 1세대를 시작으로 2006년 출시한 2세대, 2013년 출시한 마지막 모델인 3세대까지 20년을 이어온 모델이다. 1세대 카렌스는 준중형 세단인 세피아 플랫폼으로 만들었다. 크기는 작았지만 7인승 승합차로 분류돼 저렴한 세금이 장점이었다. 2006년 출시한 2세대 카렌스는 중형 세단인 로체 베이스로 개발됐다. 덕분에 1세대에 비해 130mm 늘어난 휠베이스가 특징으로 실내 공간이 넉넉해졌다. 2007년 경쟁 모델인 GM대우 레조가 단종되면서 2011년 한국GM 올란도가 출시되기 전까지 시장을 독식했다. 경쟁자가 사라져 한시름 놓기도 전에 위기가 시작됐다. 7인승 승합차 세제혜택이 사라져 일반 승용차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승합차는 고속도로 전용차선을 탈 수 있는 기아 카니발 독주시대가 됐고 결국 카렌스는 비인기차종으로 낙인이 찍혔다.

한국은 소형 MPV 무덤..쓰임새 많은 올란도·카렌스 단종
기아자동차는 2013년 출시한 3세대 카렌스 판매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카렌스를 유럽시장 전용 모델로 탈바꿈했다. 유럽 현지 모델인 준중형 해치백 기아 씨드 프레임을 기반으로 제작했다. 이전 세대에 비해 휠베이스가 50mm 길어졌지만 초기에 7인승 메리트가 없다고 판단했는지 5인승 디젤모델로만 나왔다. 카렌스는 꽤 인기를 얻었지만 올란도의 벽을 넘어설 순 없었다. 기아는 외관을 다듬어 2016년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해 재도약을 노렸지만 월평균 판매량은 300여대에 머물렀다. 카렌스는 결국 지난해 기아차 판매 리스트에서 사라졌다. 단종 이후 후속 모델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나온다. 이에 대해 기아차 관계자는 “4세대 카렌스 개발 계획은 없다.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소형 SUV를 준비 중“이라며 후속 루머를 일축했다.

한국은 소형 MPV 무덤..쓰임새 많은 올란도·카렌스 단종
한국은 소형 MPV 무덤..쓰임새 많은 올란도·카렌스 단종
카렌스의 입지를 위협하던 한국GM 올란도도 지난해 6월 단종됐다. 카렌스와 같은 글로벌 단종이 아니라서 아쉬움은 더 크다. 올란도는 중국에서 내외관을 싹 바꾼 신차로 등장해 중국 전용 모델로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신형 올란도가 '카가이'를 통해 소개되면서 “국내 수입은 언제 하냐”, “올란도 단종 아쉽다”는 등의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올란도가 국내서 단종된 이유는 준중형 세단 크루즈 차체를 기반으로 제작된 올란도를 생산하는 한국GM 군산공장이 폐쇄됐기 때문이다. 올란도는 2011년 국내 출시와 함께 넉넉한 공간에 2000만원 초반이라는 가성비를 무기로 인기를 끌었다. 한국GM의 국내 철수설이 돌기 전까지 경쟁차인 기아 카렌스의 판매량을 압도하며 월 평균 1000대 이상 판매됐다. 2015년에는 1만9686대를 팔아 치우며 최고 판매대수를 경신했다. 올란도는 2015년 소소한 변화를 거친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지만 본격적인 SUV 열풍의 여파로 판매량이 점차 감소했다.

한국은 소형 MPV 무덤..쓰임새 많은 올란도·카렌스 단종
올란도가 한국GM의 효자였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넉넉한 실내공간과 다양한 편의장비, 그리고 저렴한 가격대로 아이를 둔 가정에서 ‘가성비 최고의 차'로 불렸다. 카니발보다 작지만 안정성과 탄탄한 주행성능을 갖추고 있어 패밀리카로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올란도는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와 함께 국내 시장에서 만나 볼 수 없게 됐다. 중국에서 선보인 신형 올란도의 국내 출시 가능성에 대해 한국GM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수입이 가능하겠지만 현재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결과적으로 국내에선 콤팩트 MPV는 모두 사라졌다. SUV 열풍이 식지 않는 한 국산 콤팩트 MPV를 만나 보긴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