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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력 잃은 해외생산 ‘OEM 수입차’…하반기 반전 이룰까

2018.08.10 17:36 | 노재웅 기자 ripbird@

동력 잃은 해외생산 ‘OEM 수입차’…하반기 반전 이룰까
쉐보레 이쿼녹스. 한국GM 제공
동력 잃은 해외생산 ‘OEM 수입차’…하반기 반전 이룰까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의 내수 ‘히든카드’인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수입 신차가 효자에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늦어진 출시 시기로 인한 신차효과 상실과 국산차 대비 비싼 가격으로 혹평이 쏟아진 결과다. 하반기 개소세 인하 효과를 바탕으로 반전에 성공할지 이목이 쏠린다.

OEM 수입차란 국내에 생산기지를 둔 완성차업체가 모회사의 해외 생산 차량을 수입해 판매하는 차를 뜻한다. 국내에선 미국과 프랑스에 모회사를 둔 한국GM과 르노삼성이 OEM 수입차를 판매하고 있다.

◇수입대수는 8종으로 증가..시장규모는 제자리

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OEM 수입차는 올 들어 7월까지 전년 1만2246대가 팔렸다. 이는 전년 동기(1만1068대)와 비교해 1000여대 늘어난 수치지만, 낙관적인 지표로 해석하긴 힘들다.

업체별로 르노삼성의 경우 5월 신차 클리오의 출시에도 불구하고 7월까지 6504대에 그치며 오히려 전년 동기(7832대)보다 17.0% 감소한 OEM 수입차 판매량을 기록했다.

한국GM은 OEM 수입차 판매가 전년 동기(3236대)보다 77.4% 올라 5742대를 기록했다. 겉으로 보기엔 실적이 크게 오른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전체 OEM 수입차 판매량 가운데 전기차 볼트EV가 3994대로 대부분을 차지한 가운데, 주력 모델로 삼은 SUV 신차 이쿼녹스는 6월 출시 이후 두 달 동안 576대가 팔리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볼트EV의 올해 남은 도입 물량이 1000대 수준임을 고려하면 하반기 전체 OEM 수입차 판매량의 급감은 불 보듯 뻔하다.

한국GM은 이쿼녹스를 포함해 임팔라·카마로·볼트(Volt)·볼트(Bolt)EV 등 5종을, 르노삼성은 클리오와 트위지·QM3 등 3종의 OEM 수입차를 보유 중이다. 앞서 특히 임팔라와 QM3 등을 내수 회복 카드로 내세워 재미를 쏠쏠하게 본 한국GM과 르노삼성으로선 달라진 시장 반응이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국내 OEM 수입차는 2008년 330대에 불과했던 시장 규모가 QM3의 판매가 본격화된 2014년 1만8249대로 급증하더니 이듬해인 2015년에는 임팔라의 출시로 3만1521대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임팔라는 현대차의 신형 그랜저에, QM3는 새로 등장한 쌍용차 티볼리와 현대차 코나 등에 밀리며 인기를 오래 이어가지 못했다.

그 결과 OEM 수입차 판매는 2016년 2만7368대, 2017년 1만7658대로 계속해서 내림세를 타면서 3년 전으로 회귀했다.

이에 다시 신차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한국GM과 르노삼성은 각각 이쿼녹스와 클리오라는 새 얼굴을 선보였지만,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진 못했다.

◇신차 같지 않은 신차, 소비자에 외면

현재까지 두 차종의 실패 요인은 우선 늦어진 출시 시기가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이쿼녹스는 3세대 신형 모델이 지난해 1분기 북미 출시된 이후 하반기 중 국내 출시가 유력했다. 지난해 7월부터 국내 출시 이야기가 솔솔 나왔던 이쿼녹스는 올해 2월에서야 일부 사양을 선공개했고, 4월 초도물량 출항에도 군산공장 폐쇄에 따른 경영악화가 겹치면서 결국 정식 판매는 6월까지 미뤄졌다.

클리오의 경우는 신차효과를 보기 더 어려운 실정이다. 2016년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을 거치긴 했지만, 2012년에 나온 4세대 모델을 지난해 두 차례나 출시 연기된 끝에 올해 5월에서야 들여왔기 때문이다. 최초 국내 연비 인증을 받으면서 수입을 계획했던 2015년 12월에만 출시에 성공했어도 지금보단 훨씬 더 큰 신차효과를 거뒀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와 함께 두 차종 모두 국내 판매가격을 해외보다 낮게 책정했다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국산 경쟁 차종과 비교해 200만~300만원가량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어 경쟁력이 떨어지는 점도 한몫했다.

이처럼 부진한 실적에도 OEM 수입차의 차종은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연내 한국GM은 추가로 대형 SUV 트래버스를 수입해 들여올 계획이고, 르노삼성도 경상용차 마스터의 수입 판매를 앞두고 있다.

완성차업계 한 관계자는 “OEM 수입차는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국내공장과 관련한 일자리 문제에선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업체 입장에선 국내에 생산라인을 새로 설치하는 등의 투자 없이 손쉽게 판매 차종 리스트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OEM 수입차를 포기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