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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대립 장기화에 전운 감도는 車업계

2019.02.20 17:30 | 이소현 기자 atoz@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생산설비는 20일 파업으로 또다시 멈췄다. 현대차·기아차지부는 ‘광주형 일자리’ 철회 등을 위해 금속노조의 투쟁선포식에 동참했다. 기아자동차는 오는 22일 통상임금 항소심 판결을 앞두고 초긴장 상태다.

국내 자동차 업계가 파업, 통상임금, 구조조정 등 굵직한 이슈로 전운이 감돌고 있다. 대외적으로 미국의 수입자동차에 대한 ‘관세 폭탄’ 이슈까지 겹쳐 가시밭길이다. 자동차 산업 위기 속에 노사 대립 장기화를 끊고 내부 결속부터 다져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파업’ 무기로 삼는 관행 버려야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 주·야간 4시간씩 총 8시간 부분파업을 강행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36차례 부분파업이다. 오는 22일에도 부분파업이 예정돼 있어 매번 역대 최장기간 파업 기록을 경신 중이다.

이로써 지난해 10월 이후 노조의 파업으로 생산 차질 대수는 7000만대에 달하며, 금전적 손실 추정액은 1400억원대를 육박한다.

다만 노사는 오는 21일 제16차 교섭을 진행하기로 했다. 노조가 파업을 무기로 협상력을 높이는 모양새이지만, 노사간 대화 횟수를 늘려가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르노삼성차 노사는 지난 19일 2시간가량 진행한 제15차 교섭에서 결과적으로 빈손으로 돌아섰지만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을 공유하는 자리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닛산 로그 후속 물량을 배정을 놓고 2시간가량 심도 있는 대화가 오가는 등 한층 누그러진 분위기 속에 이른 교섭 일정 조정도 가능했다는 평가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지난 15차 교섭에서 크게 구체적인 성과가 있지는 않았지만, 상호 간에 협상의 접점을 찾아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앞으로 노사 합의에서 진척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는 “국내 자동차 산업이 위기에 처했다”며 “노사정이 협력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다. 하지만 금속노조는 한편으로 위기론을 역설하면서도 이날 대규모 상경집회를 통해 광주형 일자리 철회 등 내용을 담은 투쟁 선포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현대차, 기아차 노조도 함께했다. 지난 19일에는 광주형 일자리 철회를 위해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연대해 총파업을 비롯해 3년 단위 총력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도 내놨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금속노조가 진단한 자동차 산업 위기를 극복하고 한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위해서는 고질적으로 파업을 무기로 활용하는 관행부터 끊는 태도변화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사갈등 악순환 고리 끊어야

국내 자동차 산업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노사 갈등→회사 부정적 이미지→판매 감소’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노조가 파업하고 투쟁에 나서면 결국 구조조정, 한국시장 철수설 등 회사 이미지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어서다.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는 결국 소비자들에게 판매 감소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작년 국내 자동차 생산은 400만대에 턱걸이했으며 멕시코에도 밀려 자동차 생산국 7위로 내려앉았다. 특히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를 통해 한국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할지 결정을 앞두고 있어 수출도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은 “미국 수입차 관세부과 등 한국 자동차 산업에 닥친 대외 위기는 노사가 직접 해결하기 어렵지만, 내부적으로 임금협상 등 노사간 협력은 할 수 있다”며 “노사관계 신뢰 회복이 자동차 산업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라고 강조했다.

업계는 장기화한 노사 갈등 속에 신차로 분위기 반전에 나설 계획이다. 르노삼성차는 르노 마스터 승합 모델과 QM6 LPG 모델 출시를, 한국GM은 픽업트럭 콜로라도와 대형 SUV 트래버스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대부분 OEM 수입차이지만, 내수 판매량 증가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신차 출시에 앞서 2019 서울모터쇼에서 콜로라도와 트래버스 신차 2종을 전면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철저한 사전 준비와 시장조사를 통해 소비자 반응을 살핀 후 신차를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