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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운 감도는 르노삼성차, 임단협 찬반투표에 달린 '명운'

2019.05.21 15:06 | 이소현 기자 atoz@

전운 감도는 르노삼성차, 임단협 찬반투표에 달린 `명운`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전경(사진=르노삼성차)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르노삼성자동차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임금 및 단체협약 찬반투표 가결로 11개월간 이어져 온 노사 갈등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찬반투표 가결로 노사간 극적 합의에 성공하더라도 르노삼성차는 ‘물량절벽’ 해결과 내수 판매확대로 ‘손실 만회’, 노사간 ‘신뢰회복’ 등 정상화 궤도에 오르기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찬반투표가 부결하면 르노삼성차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프랑스 르노자동차 본사가 제시한 데드라인 연기가 사실상 불가한 상황에서 신차 물량 배정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

전운 감도는 르노삼성차, 임단협 찬반투표에 달린 `명운`
부분 파업으로 작업이 멈춰있는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사진=르노삼성차)
◇11개월 만에 잠정합의안 마련 …2200여명 노조원 찬반투표 돌입

21일 르노삼성자동차에 따르면 노사가 교섭 11개월 만에 마련한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에 돌입한다.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은 이날 오후 7시까지 주간 조와 야간 조 조합원 2250여명을 대상으로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노사 잠정합의안은 이날 투표에서 과반 이상이 찬성하면 최종 타결된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지속가능성을 목표로 공장 정상 가동을 위한 노사간 상호 노력으로 임단협 합의안을 만들어냈다”며 “노사간 신뢰회복으로 파업장기화로 인해 침체한 내수·수출실적을 회복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르노자동차 노사는 지난 16일 인사제도와 외주·용역 전환 문제, 성과급 추가 등이 포함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잠정 합의안은 노사가 모두 한발씩 양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사측은 지속적으로 주장한 기본급은 동결해 고정비 인상은 최소화해 경쟁력을 높였으며, 노조는 추가 성과급을 비롯해 인사제도와 외주·용역 전환 문제에 사측과 논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우선 임금은 기본급을 동결하고 보상금으로 100만원을 지급하며, 중식대 보조금을 3만5000원 올리기로 했다.

성과급은 △이익 배분제 선지급금 426만원 △성과격려금 300만원 △임단협 타결 통한 물량 확보 격려금 100만원 △특별 격려금 100만원 △임단협 타결 격려금 50만원 등 총 976만원에 생산성 격려금(PI) 50%(약 100만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이 가운데 300%(약 600만원)는 이미 지급했다. 이로써 사측이 2018년도 임단협과 관련해 일시적으로 지급할 보상액은 1인당 약 1776만원이다.

배치전환과 관련해 노사는 ‘전환배치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단체협상 문구에 반영한다’는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외주, 용역 전환과 관련해서는 ‘노사 일방 요구 시 분기별 1회 정기회의가 개최될 수 있도록 공동 노력한다’고 합의했다. 앞서 노조는 ‘협의’를 ‘합의’로 전환하지고 요구했지만, 사측은 경영권 침해라며 평행선을 달렸다. 이번 잠정 합의안을 통해 노사간 논의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해 양측이 서로 양보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근무강도 개선을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현장의 근무강도 완화를 위한 직업훈련생 60명을 추가로 고용하고 주간 조의 중식시간을 기존의 45분에서 60분으로 연장한다.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한 설비투자에 10억원을 배정하고 근무강도개선위원회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전운 감도는 르노삼성차, 임단협 찬반투표에 달린 `명운`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차 CEO(사진=르노삼성차)
◇물량절벽·판매확대·신뢰회복…과제 ‘첩첩산중’

임단협 찬반투표가 가결된 후 르노삼성차 앞에 놓인 과제는 첩첩산중이다. 우선 신차를 확보해야 한다. 부산공장 물량의 절반을 차지하던 닛산 로그물량이 연간 8만대에서 6만대 수준으로 감소하는 등 ‘물량절벽’은 현실로 다가왔다. 당분간 파업 후유증을 회복하면서 노사간 신뢰 회복을 기반으로 내년 1분기 생산을 시작하는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인 ‘XM3’의 유럽 수출 등 안정적인 생산 물량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쪼그라든 판매실적을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다. 장기간 노사 분규는 내수 판매와 수출 감소로 이어졌다. 올해 1~4월 르노삼성 내수 판매는 2만2812대, 수출은 3만118대로 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8%, 51.1% 줄었다.

손실 회복도 주요 과제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지난해 6월부터 임단협 협상에 들어갔지만, 기본급 인상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임금·단체협상 결렬을 이유로 지난해 10월부터 부분파업을 진행해 지금까지 62차례(250시간) 파업했다. 르노삼성자동차 측이 발표한 바로는 파업으로 인한 손실 규모는 2806억원(차량 기준 1만4320대)에 달한다. 급기야 손실이 누적되자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달 말 법정 휴가 외 근로자에게 ‘프리미엄 휴가’를 주는 방식으로 닷새간 공장가동을 중단했다.

르노삼성차는 ‘신뢰회복’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각오다. 최근에는 그룹 내 핵심 연구기지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를 미디어에 공개하며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또 르노삼성차는 최근 아프리카·중동·인도·태평양 지역본부로 소속을 옮겨 잠재 가능성이 무한한 지역을 대상으로 새로운 수출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차 사장은 “스스로의 능력만으로도 향상을 이룰 수 있는 큰 시장의 일원이 됐다”며 “소속 변경은 그만큼 거대시장의 일원으로 수출을 시도하는 의미로 자생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