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미국)=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 9’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등 전용 전기차로 미국에서 친환경차 점유율을 높여 나가고 있는 현대차는 아이오닉 9을 통해 북미 시장 입지를 더 강화하고,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불확실한 대외 변수에도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 현대차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 9’.(사진=공지유 기자) |
|
현대차는 2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골드스테인 하우스에서 ‘아이오닉 9 월드 프리미어 행사’를 열었다. 아이오닉 9은 현대차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라인업을 확장할 대형 SUV 모델로, 내년 초 국내에서 판매를 시작해 미국, 유럽, 기타 지역으로 판매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아이오닉 9은 동급 최대 휠베이스를 기반으로 실내 공간을 극대화해 2열 및 3열 공간성, 최대 7인승을 갖췄다. 전장 5060㎜, 축간거리 3130㎜, 전폭 1980㎜, 전고 1790㎜로 넓은 공간을 갖추고 동급 최대 수준의 2, 3열 헤드룸과 레그룸을 확보했다.
| 아이오닉 9 차량 후면부.(사진=공지유 기자) |
|
현장에는 두 대의 아이오닉 9 차량이 전시됐다. 아이오닉 9의 모습은 보트(Boat)를 연상시켰다. 차량 측면은 유려한 곡선으로 설계된 루프 라인으로 강인하면서도 날렵한 인상을 줬다. 아이오닉 9 후면은 테두리를 두르는 파라메트릭 픽셀 램프가 유니크한 디자인을 연출해 눈길을 사로잡으며 히든 안테나는 깔끔한 이미지를 전달하는 동시에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줬다.
아이오닉 9은 E-GMP를 기반으로 110.3킬로와트시(kwh)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1회 충전 시 연구소 측정치 기준 최대 532㎞ 주행 가능하다. 항속형과 성능형 모델로 나눠 운영될 예정이며 전 모델이 500㎞ 이상의 1회 충전 주행 가능거리를 달성했다.
| 현대차 ‘아이오닉 9’.(사진=현대차) |
|
아이오닉 9은 3열 대형 전기 SUV인 만큼 대형 SUV를 선호하는 북미 시장을 위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지성원 현대차 브랜드마케팅 본부장 전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에서 80% 정도가 (판매 목표)”라며 “유럽과 한국 등 지역에서 나머지 비중으로 판매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 전용 전기차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 5 판매량은 3만481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6% 증가했으며, 아이오닉 6는 같은 기간 19.4% 늘어난 9934대가 판매됐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친환경차 판매 실적은 역시 호조세를 그리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시장에서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2022년 12.4%에서 지난해 16.8%, 올해 10월까지는 19.7%로 증가세를 기록했다.
| 현대차 ‘아이오닉 9’.(사진=현대차) |
|
아이오닉 9는 미국 현지에서 생산되는 만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고관세 정책 등으로부터도 자유롭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아이오닉 9은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새로운 메타플랜트 공장(HMGMA)에서 생산될 예정”이라며 “현대차는 2030년까지 연간 20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아이오닉 9를 통해 북미 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을 더 강화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최근 미국 대선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상품성 있는 신차를 통해 정면돌파한다는 것이다. 지 전무는 “글로벌 불확실성 속 아이오닉 9을 계획대로 출시한 건 전동화에 대한 현대차의 변함없는 의지와 믿음을 상징한다”며 “자신감을 보여주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22일 개막하는 ‘2024 LA 오토쇼’에서 일반 고객들에게 아이오닉 9을 공개할 예정이다.
ⓒ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