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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7000억 채권 만기 연장 확답 안 한 속내는?

2018.02.23 14:44 | 피용익 기자 yoniki@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제너럴모터스(GM)가 이달 말 만기 도래하는 7000억원 규모의 채권 회수를 보류하기로 했다. 다만 정부의 경영실사가 끝날 때까지 보류하기로 했을 뿐 채권 만기 연장에 대한 확답은 하지 않았다. 한국 철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한국GM 부평공장에서 열린 한국GM 이사회에서 GM은 한국GM에 빌려준 돈 가운데 이달 말 만기가 도래하는 7000억원을 실사가 끝날 때까지 회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적어도 3월 말까지는 GM이 한국GM으로부터 7000억원을 회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6년 말 기준 감사보고서 상 한국GM의 총 차입금은 2조9700억원 정도다. 지난해 말 이미 1조1300억원의 만기가 돌아왔으나, GM은 이 가운데 4000억원 정도를 회수하고 7000억원에 대한 만기를 이달 말까지 연장했다. 이 7000억원에 대한 회수를 이날 이사회에서 보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 만기 도래하는 채권이 더 있다는 점이다. 당장 4월 1일부터 8일까지 무려 9880억원 규모 채권의 만기가 줄줄이 도래한다. 이번에 보류된 7000억원을 포함해 최소 1조7000억원에 이르는 채무를 갚아야 하는 셈이다. 2017년 감사보고서가 나오면 채무 규모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특히 GM이 실사가 끝날 때까지 채권 회수를 보류하기로 했다는 점은 실사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회수에 나서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이런 이유에서 한국GM 2대 주주인 KDB산업은행은 이날 이사회에서 GM 측이 ‘만기 연장’을 확약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GM 측은 별다른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차입금의 만기 연장이 이뤄지려면 한국GM은 다시 이사회를 개최해 의결을 해야 한다.

앞서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지난달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관계자들을 만나 △산은의 유상증자(약 5000억원) 참여 혹은 대출 지원 △향후 10년 간 28억달러(약 3조원) 신규투자에 산은 참여(약 5000억원) △세제지원 등 외국인투자기업 인센티브 제공 등을 요구했다.

GM은 한국GM 노조와의 협상을 통한 비용 절감 노력도 하고 있다. 한국GM의 제조경쟁력 개선 방안에 따르면 회사는 기본급 부문에서 임금인상 동결과 일부 정기승급 시행 유보를 검토 중이다.

그러나 GM이 정부와 노조로부터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면 채권 회수를 시작으로 한국 철수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전날 엥글 사장과의 면담에서 △경영정상화를 위한 책임있는 대주주의 역할 △주주-채권자-노조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정상화 마련이라는 3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엥글 사장은 정부의 제안이 합리적이라고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한국GM 이사회에서 GM이 채권 만기 연장을 확답하지 않은 만큼 불씨는 남아 있는 셈이다.

GM, 7000억 채권 만기 연장 확답 안 한 속내는?
배리 앵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오른쪽)과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지난 20일 오전 국회를 방문, 여야 원내지도부를 면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