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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하는 현대차에 '연봉 3천만원 인상'..강성 귀족노조 끝은 어딘가

2017.05.02 11:59 | 노재웅 기자 ripbird@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강성 귀족노조’의 전형인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의 임금·고용에 대한 요구가 나날이 도를 넘고 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보복’ 조치로 위기에 처한 사측의 경영 상황은 뒷전으로 한 채 노조원 배불리기에 여념이 없다.

2일 현대차에 따르면 노조는 최근 ‘2017년 단체협상’을 위한 상견례를 진행하면서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 등을 요구했다. 노조의 요구를 모두 들어줄 경우 현대차가 부담하는 돈은 총 1조9000억원, 조합원 1인당 평균 3000만원인 셈이다.

이는 지난해 국내·외 자동차 판매량 감소로 임원들이 임금을 자진 삭감한 데 이어 올해 과장급 이상 직원들이 임금을 동결한 상황을 고려할 때 현실과 매우 동떨어진 요구라는 것이 현대차의 입장이다.

특히 현대차는 지난해 18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했고, 영업이익률도 2006년 이후 최저치인 5.5%까지 떨어졌다. 중국 사드 보복 등의 영향으로 올해 1분기 판매량도 전년보다 1.6% 감소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6.8% 떨어져 2010년 국제회계기준 적용 이후 역대 1분기를 통틀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세타2 엔진 리콜 등 품질 관련 악재도 줄을 잇고 있다.

노조는 지난해에도 비슷한 수준의 요구안을 내놨지만, 사측과 접점을 쉽게 찾지 못해 역대 두 번째로 긴 파업을 시행한 바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노조가 임협 과정에서 24차례 파업을 벌여 3조1000억원 규모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지금과 같은 방식의 노조 요구는 곧 공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면서 “대외 환경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이런 문제들을 얼마큼 잘 잠재시키느냐에 따라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나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현대차의 인건비는 임계점을 넘어선 가운데 노조의 과다한 요구로 현대차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큰 위기가 닥쳤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대차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2002년 8.6%였던 인건비 비중은 매년 1%포인트씩 빠르게 증가해 지난해 말 기준 종업원급여는 15.01%에 달했다. 이는 도요타(6.1%), 닛산(5.8%), 폭스바겐(9.7%) 등 해외 경쟁업체들과 비교해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과거 노조가 스스로 임금을 동결했던 해외 경쟁업체들의 사례와도 비교된다. 일본 도요타는 2010년 미국에서의 대규모 리콜 사태 이후 이듬해 세계 3위로 추락하는 위기를 겪자 노조가 자진해서 4년 연속 기본급 동결을 사측에 먼저 제안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앞두고 자동차 경기가 급속히 위축된 상황에서 GM과 포드는 신입 직원들의 임금을 절반 수준으로 깎는 이중임금제 도입에 동의하고, 2009년에는 6년간 파업 자제에 합의했다. 2011년에는 기본급 자동 인상 제도도 폐지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1년 단위의 임단협이 곧 생산 차질과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해외 업체는 자동차의 개발주기인 3~4년에 맞춰 협상하는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있고, 1년 단위의 일본 도요타는 회사에 최대한 협력하는 분위기다. 우리도 매년 반복하는 악순환을 청산하고 합리적인 임단협 주기와 내용을 확립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전하는 현대차에 `연봉 3천만원 인상`..강성 귀족노조 끝은 어딘가
고전하는 현대차에 `연봉 3천만원 인상`..강성 귀족노조 끝은 어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