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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 100 레이스 참가기 (3) - 본격적인 결승 주행, 그리고 기쁨의 반전

2016.07.07 13:17 | 김학수 기자 raphy@

언더 100 레이스 참가기 (3) - 본격적인 결승 주행, 그리고 기쁨의 반전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올해 초부터 출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던 언더 100 레이스에 참가했다. 겨울 동안 각종 드라이빙 스쿨과 서킷을 돌아다니며 배웠던 드라이빙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았다. 첫 출전인 만큼 타임 트라이얼에 출전을 했는데 총 세 번의 주행을 겪으며 조금씩 빨라졌고, 또 기대 이상의 성취감도 얻을 수 있었다.

언더 100 레이스 참가기 (3) - 본격적인 결승 주행, 그리고 기쁨의 반전
타임 트라이얼 첫 주행, 그리고 첫 스핀

1치 주행에 준비하며 윤종덕 단장에게 지난 1라운드 때 같은 차량의 달성한 기록을 물어봤다. 윤종덕 단장은 “1전에 1분 26초 정도를 기록했던 것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순간 당황했다. 기껏해야 1분 31~32초 정도의 기록이 예상되는데 그보다 빠른 1분 26초는 너무 멀리 있는 것 같았다. 그 이야기에 목표 기록을 1분 30초 이내로 들어가는 것으로 잡고 주행을 준비했다.

코스 인을 준비하던 중 인제군수배 타겟 트라이얼 대회에 출전한 박동섭 선수를 만났다. 박동섭 선수에게 조언을 요청했더니 자신의 주행 영상을 보여주며 코너 별 주요 포인트를 찍어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웃 인 아웃, 슬로우 인 패스트 아웃 등 코너 주행의 기본을 기억하라고 조언을 해줬다.

언더 100 레이스 참가기 (3) - 본격적인 결승 주행, 그리고 기쁨의 반전
첫 번째 주행은 일단 노면 상태를 확인했다. 다행히 노면은 어느새 말라있었고 부담 없이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을 수 있었다. 두 랩 정도 페이스를 천천히 끌어 올리면서 부담 없이 첫 번째 세션의 기록 계측을 시작했다. 그러나 빼놓은 게 있었다. 코너 안쪽 연석의 물기가 아직 조금 남아 있었던 것이다.

콘도 앞, 흔히 ‘임채원 코너’라 부르는 8번 코너의 연석을 지나며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는 순간 순식간에 스핀했다. 다행히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고 계속 주행할 수 있어서 주행을 이어갔다. 20분 동안 진행된 첫 세션을 꽉 채우며 1분 31초 212의 기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윤종덕 단장은 “주행을 하면서 간간히 쿨링을 해줘야 하는데 세션 통째로 전력 질주 한 것 같다”라며 웃었고 “그래도 나쁘지 않은 기록”이라며 격려를 잊지 않았다. 하지만 머리 속에서는 내심 1분 26초의 기록이 머리 속을 맴돌았다.

언더 100 레이스 참가기 (3) - 본격적인 결승 주행, 그리고 기쁨의 반전
복잡함에 실수가 이어진 두 번째 세션

두 번째 주해에 나서기 전에는 윤종덕 단장이 무전기를 건네며 “날이 더워져서 주행하면서 차량이 쿨링이 필요하니 기록과 주행 상황에 따라 코멘트를 주겠다”고 말했다. 첫 번째 주행보다 더운 상황에서 주행을 진행했다. 윤종덕 단장은 3랩 어택, 1랩 쿨링의 순서로 코멘트를 줬다.

두 번째 주행에서는 자잘한 실수가 있었다. 첫 번째 주행 기록을 듣고 욕심이 난 것 같다. 그리고 직선 구간과 언덕에서 ‘아방타임’을 손쉽게 추월하는 다른 차량을 보며 또 심란함도 이어졌다. 물론 그 차량들은 다른 클래스의 차량이기도 하고 또 출력도 다르지만 달리는 입장에서는 심술 나기 딱 좋은 장면이었다.

어쨌든 두 번째 주행은 코너 곳곳에서 실수가 이어졌다. 그나마 세션 마지막 랩을 달릴 때 1번 코너에서도 살짝 미끄러졌고, 마지막 탈출 구간에서도 언더스티어가 나며 원하는 라인을 잡지 못했다. 아마도 마지막이 될 랩에서 2세션이 무척 좋게 기록되어서 욕심을 내 볼만 했지만 세션이 종료되었다는 이야기에 주행을 멈추고 피트로 돌아왔다. 기록은 1분 31초 670으로 첫 번째 세션보다 조금 늦은 기록이었다.

언더 100 레이스 참가기 (3) - 본격적인 결승 주행, 그리고 기쁨의 반전
위기 끝에 단축에 성공한 마지막 세션

세 번째 세션을 앞두고 조언을 구하고 싶은 마음에 프로 선수에게 연락을 해보았다. 마침 SNS에서출전 소식을 들었던 코리아 익스프레이스의 김동은과 이레인의 안정환 등이 주요 포인트와 조언을 주며 응원을 건넸다.

세 번째 주행은 선수들의 조언을 실행에 옮기는 시간이었다. 1번 코너에서 조금 더 과감한 주행을 해보라는 조언과 3번 코너 진입, 마지막 탈출 등에 신경을 썼다. 덕분에 1번 코너와 3번 코너에서 각각 한 차례씩 스핀을 했지만 어떤 의미로 조언을 했는지 ‘느낌’이 오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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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스핀 후 결국 세 번째 세션 6랩 달린 후, 이상적이진 않았지만 만족스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스마트 폰은 1초 가량 단축되었다는 문구를 확인했다. 원했던 1분 20초대 진입은 실패였으나 1분 30초 5라 새겨져 있었다.

무전기 너머로 들린 정확한 기록은 1분 30초 457로 지금까지의 기록보다 0.8초 가량 앞당긴 기록이었다. 좋은 분위기를 이어 한 랩을 더 어택해볼까 싶었으나 과욕 때문인지 1번 코너에서 살짝 비틀거리는 어택은 시작하지도 못하고 포기하게 됐다. 어쩌면 그 덕분에 마음 편히 경기를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언더 100 레이스 참가기 (3) - 본격적인 결승 주행, 그리고 기쁨의 반전
예상치 못한 반전의 결과

피트로 돌아오자 윤종덕 단장이 환한 얼굴로 맞이했다. “두 번 정도 스핀한 것 같았는데 괜찮았냐?”라며 기자의 몸 상태부터 확인했다. 그리고는 “생각보다 너무 잘해줘서 기분이 좋고 알고 보니 이 차량이 1전에서 낸 기록이 1분 26초가 아니고 36초였다”라며 웃었다.

긴장이 풀렸다. 그저 웃음이 나왔다. 랩 타임이 찍힌 스마트 폰을 보이며 “그럼 저 잘한 거네요?”라고 윤종덕 단장에게 되물었다. 윤종덕 단장은 웃으며 “오늘 날씨도 무더워서 1전보다 기록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도 잘해줬다”며 “1전 때 탔던 선수가 지금 멘붕에 빠졌다”고 말했다.

언더 100 레이스 참가기 (3) - 본격적인 결승 주행, 그리고 기쁨의 반전
잠시 열을 식힌 후 윤종덕 단장은 “겨울 동안 드라이빙 스쿨이나 아카데미를 다니면서 운전 연습을 한 것을 믿고 아무 고민하지 않고 출전을 결정했는데 이렇게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라며 거듭 칭찬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는 “다음에는 조금 더 빨리 달릴 수 있게 추가적인 튜닝을 해놓겠다”라며 씩 웃었다.

당초 목표했던 20초대 진입은 실패했지만 연습 주행의 기록부터 생각하면 약 4초 가량 단축했으니 무척 만족스러웠다. 물론 다양한 차량이 출전하는 만큼 종합 순위는 10대 중 8위로 저조했다. 하지만 BMW 3시리즈나 뉴 베르나, 베르나 스포티, 크레도스 2, 아카디아 등과 함께 달린 차량의 출력을 생각하면 만족스러운 순위라 생각했다.

언더 100 레이스 참가기 (3) - 본격적인 결승 주행, 그리고 기쁨의 반전
언더 100 레이스, 쉽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다

언더 100 레이스를 마치고 인제에서 하루를 보내고 일요일 점심, 다시 노란색 아반떼와 함께 서울로 복귀했다. 발진 상황에서 RPM과 클러치를 신경 써야 하고, 각도 조절조차 할 수 없는 시트는 강원도 산길에서 요동치며 허리에 부담을 줬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은 정체가 이어지며 따분하고 지루했다. 하지만 입가의 미소는 쉽게 지울 수 없었다. 토요일 하루 종일 부담 없이 즐겁게 차를 타며 보낸 시간이 돌아오는 내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

기사를 쓰고 있는 지금도 중고차 사이트를 살펴보면 ‘혹시 언더 100 레이스에 나갈 만한 차량은 없을까?’라며 살펴보고 있는 스스로의 모습에도 웃음이 나온다. 언더 100 레이스, 어쩌면 정통 모터스포츠와는 또 다른 길을 걷는 레이스지만 이런 레이스가 우리한테도 하나 즈음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추후 기회가 된다면 언더 100 레이스에 다시 한 번 출전하고 싶다.

언더 100 레이스 참가기 (3) - 본격적인 결승 주행, 그리고 기쁨의 반전
그리고 마지막으로 언더 100 레이스에 출전 기회를 제공한 모터타임과 언더 100 레이스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또 대회 출전하는 기자를 위해 시간을 할애하여 조언을 준 김동은(팀 코리아 익스프레스), 안정환(이레인 모터스포트), 주진완, 박동섭 등 많은 선수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사진: 모터타임, 한국모터스포츠기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