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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자본’ 엘리엇 완패…정의선 현대차 대표이사 체제(종합)

2019.03.22 11:22 | 이소현 기자 atoz@

‘투기자본’ 엘리엇 완패…정의선 현대차 대표이사 체제(종합)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에서 열린 제5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원희 현대차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현대자동차(005380)가 22일 개최한 제5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해외 단기 투기자본인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에 완승했다.

이날 서울 서초구 현대차 본사에서 열린 제5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엘리엇이 제안한 안건은 서면표결에서 모두 부결됐으며, 현대차 이사회 제안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지난해 5월 현대차가 추진한 지배구조 개편을 저지한 엘리엇은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취소시켰지만, 10개월 만에 재개한 정기 주주총회 대결에서는 완패했다.

이날 엘리엇은 현대차 이사회와 배당, 사외이사 선임안건에 대해 표 대결을 앞두고 주주제안 관련발언에서 적극적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엘리엇의 대리인인 정두리 법무법인 케이엘 파트너스 변호사는 “이번 주주총회는 엘리엇과 현대차와의 대결의 자리가 아니다”라며 “모든 주주들이 한곳에 모여 새로운 기준을 세우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어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의 주주이자 한국의 투자자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고자 하는 저희의 노력을 지지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엘리엇이 주주제안으로 현대차의 당기순이익의 2~3배가 넘는 수준의 고배당을 요구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할 것으로 예상하는 사외이사 선임을 요구하는 모습은 단기 투기 자본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결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보다는 단기 이익적 시각에서만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인상을 줘 정기 주총의 표 대결에서도 참패했다.

‘투기자본’ 엘리엇 완패…정의선 현대차 대표이사 체제(종합)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에서 열린 제5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원희 현대차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표 대결 ‘현대차 압승’…엘리엇 10%대 찬성률 그쳐

우선 이날 현대차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과 기말배당 승인 안건에 대해 가장 먼저 표 대결이 이뤄졌다. 현대차 이사회는 보통주 기준 현금배당을 주당 3000원으로 제안했고, 엘리엇은 주당 2만1967원으로 제안했다.

서면표결을 진행한 결과 현대차 이사회 방안은 86%의 찬성률을 거뒀다. 엘리엇 제안에 찬성률은 13.6%에 그쳤다.

이 같은 결과는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 루이스를 비롯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등이 엘리엇 제안에 대해 반대를 권고해 예견됐다.

표 대결에 앞서 한 주주는 “배당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만, 제안주주(엘리엇)가 제안한 것은 너무 지나치치 않을까 생각한다”며 “제안주주의 배당금이 혹 할 수 있지만, 독이 든 성배, 황금알을 낳을 수 있는 거위의 배를 자르는 셈”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로 이어진 사외이사 선임 표 대결에서도 현대차가 압승했다. 이사회가 추천한 윤치원(59) UBS 그룹 자산관리부문 부회장과 유진 오(50) 전 캐피탈그룹 인터내셔널 파트너, 이상승(55) 서울대 경제학 교수 등 3명이 각각 90.6%, 82.5%, 77.3% 찬성률로 선임됐다.

반면 엘리엇이 내세운 후보들인 존 Y. 류 베이징사범대 교육기금이사회 구성원 및 투자위원회 의장, 로버트 랜들 매큐언 발라드파워시스템 회장, 마거릿 빌슨 CAE 이사 등의 찬성률은 각각 19.1%, 17.7%, 16.5%에 그쳐 제외됐다.

현대차는 3명의 사외이사를 선임하기 위해 후보자 모두에 대해 선임안을 상정해 개별 표결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투표 결과 보통결의 요건을 만족하는 사외이사 후보자가 3명이 넘으면 다득표순으로 3명을 선임하는 방식이었다. 엘리엇이 제안한 사외이사를 1명이라도 배출한다면 이사회를 통해 현대차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지만, 표 대결 결과 10대%의 찬성률을 얻는 데 그쳤다.

이밖에 현대차 정관 변경안은 엘리엇이 이사회 안에 보수위원회와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하자고 제안한 것을 반영해 표결 없이 원안대로 승인했다.

‘투기자본’ 엘리엇 완패…정의선 현대차 대표이사 체제(종합)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정의선, 입사 20년 만에 대표이사…‘책임경영’

이날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엘리엇이 주주제안을 내놓지 않아 반대 없이 승인했다. 현대차 사내이사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과 이원희 현대차 사장,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 3명이 선임됐다.

현대차는 정의선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됨에 따라 이사회를 열어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한다. 현대차는 정몽구 대표이사 회장, 정의선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이원희 대표이사 사장, 하언태 대표이사 부사장 등 4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된다.

이로써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 입사 20년 만에 대표이사에 오르게 됐다. 그룹 내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가 되면서 ‘책임경영’ 체제를 완성해 그룹을 본격 이끌어 나가겠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날 현대모비스 주총에서도 사내이사로 선임된 이후 대표이사에 올랐다. 현대모비스도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수석부회장, 박정국 사장 등 3명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갖추게 됐다.

정 수석부회장은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 그룹 의사결정권을 ‘정의선 체제’로 구축하며 ‘책임 경영’ 강화에 나선다는 복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