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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르노 마스터 버스, 학원차는 너로 정했다!

2019.09.10 11:00 | 오토인 기자 autoin@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홍성국 기자= 1980년대 기아산업(현 기아자동차 전신)은 정부의 자동차공업합리화 정책으로 더이상 승용차를 만들지 못하게 된다. 대신 기아는 중소형 상용차 생산을 담당하게 된다. 주어진 상황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보기 위해 내놓은 차가 바로 봉고 코치다.

[시승기] 르노 마스터 버스, 학원차는 너로 정했다!
일본 기술 제휴선인 마쓰다 플랫폼을 이용해 만든 원박스 형태의 봉고 코치는 그야말로 선풍적이었다. 봉고 이후에 출시된 소형 승합차는 모두 봉고차로 불릴 정였다. 그러나 원박스 형태의 승합차는 2005년 봉고3 코치가 단종되며 그 맥이 끊겼다.

원박스 승합차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안정성이다. 엔진이 운전석 밑에 놓여 구조상 전방충돌시 찌그러지는 부분(크럼플 존, Crumple Zone)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승객의 안전을 보장 할 수 없었다. 결국 해당 차량의 수요는 현대 스타렉스와 기아 카니발로 이동하며 박스 형태의 12~16인승 승합차의 명맥은 끊어지는 듯 싶었다.

소형 승합차… 실패한 가격정책, 실패한 붐

[시승기] 르노 마스터 버스, 학원차는 너로 정했다!
그러던 2015년 돌연 현대차는 유럽 전략형 소형상용차(LCV, Light Commercial Vehicle)인 쏠라티를 국내에 출시했다. 엔진 위치가 운전석 앞쪽에 놓인 세미 보닛 형태로 탑승객의 안전을 확보하고 높은 전고로 승하차 편의를 제공했다. 스타렉스로 국한됐던 소형상용차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쏠라티의 주소비층인 영세 자영업자에게 5천만원을 훌쩍 넘어서는 가격은 부담이 컸다. 게다가 높은 전고가 양날의 검이 되어 지하주차장이 많은 국내 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덕분에 국내에서 세미보닛 타입의 LCV는 인기가 없다는 편견만 양산하며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런 편견을 타파하겠다는 심산으로 유럽 LCV 시장의 강자 르노가 경상용차 마스터를 지난해 출시하면서 현대차의 상용차 독점 시장을 견제하고 나섰다. 마스터 버스의 시작가격은 3630만원이다. 쏠라티의 현재 시작가격인 6103만원의 절반 가격이다. 쏠라티가 처음 판매를 시작했을 당시 수동변속기 모델의 시작가가 5582만원이었던 것과도 대비되는 수치다.

높고, 길고, 넓고.. 이거 우리나라랑은 안맞아!

[시승기] 르노 마스터 버스, 학원차는 너로 정했다!
마스터 버스는 13인승을 기준으로 전고 2500mm, 전장 5550mm, 전폭 2020mm에 달하는 거대한 차다. 다만 전폭이 대형 SUV와 큰 차이는 없어서 일반 주차장에 세워두어도 라인을 벗어나지 않는다. 전장도 5m를 훌쩍 넘지만 사실 제네시스 G90L의 전장이 5495mm인 것을 고려하면 대형 세단을 운전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큰 무리가 없다.

[시승기] 르노 마스터 버스, 학원차는 너로 정했다!
문제는 전고다. 일반적인 지하주차장의 높이 제한은 2.1~2.3m 수준이다. 신축 건물의 높이 제한을 2.7m로 상향 조정한다는 개정안이 나왔지만 이 기준이 적용된 곳은 극히 드물다. 가장 전고가 낮은 마스터 밴 S 모델도 2305mm로 현재 기준의 지하주차장을 들어갈 수는 없다.

기본적으로 버스라는 이동수단이 사람들을 지하주차장까지 들어가서 태우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높은 전고가 버스라는 목적에 맞게 운용하기에 걸림돌이라고 말할 수 없다. 되려 주차를 해 둘 장소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 문제점이다.

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마스터 밴S 모델의 전고는 2305mm이다. 국내에서 택배 운반용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1톤 트럭의 탑차 버전의 전고가 2320mm로 더 높지만 사용에 문제가 없다.

바닥이 평평하지 않아 지게차로 물건을 실을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휠아치를 제외한 폭이 파렛트의 국제 규격보다 넓다. 지게차로 물건을 싣는데 문제가 없다. 국내에서 편하게 사용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결국 기존 차주들이 마스터로 갈아타는데 고민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다. 크기가 작은 스타렉스 12인승 모델의 가격은 2365만원이다. 마스터 버스에 비해 1100만원 가량 저렴하다. 1명을 더 태우고 가는 장점을 위해 1100만원을 더 지불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포터 특장차의 경우도 1992만원에서 시작한다. 마스터 밴이 2900만원이 시작가인 것에 비해 1000만원 가량 비싸다. 마스터는 많은 사람들을 태우고도 편안하다는 장점과 충돌시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부담스러운 수동? 아니 이제는 편안한 수동!

마스터를 꺼리는 이유 두 번째는 운전 편의성이다. 버스나 중·대형 트럭은 전문 운전직에 종사하는 소비자가 차량을 운용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마스터는 모든 모델을 1종 보통 면허로 운전 할 수 있다. 전문 운전직이 아닌 영세 자영업자가 직접 운용하기 위해 구매하는 수요가 상당하다.

현대자동차에서 판매 중인 거의 대부분의 상용차에 자동변속기를 선택사항으로 제공하고 있다. 마스터는 수동 단일 모델이다. 따라서 수동 운전이 익숙하지 않은 일반적인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게 마스터의 수동 변속기는 두려움 그 자체일 것이다.

수동변속기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마스터는 수동변속기의 가장 큰 두려움인 오르막을 밀림 방지 기능으로 해결했다. 모두의 비웃음을 독차지 할 수 있는 시동꺼짐도 클러치만 다시 밟으면 시동이 '부르릉' 하고 다시 걸린다. 창피를 무릎쓰고 키를 돌려야 하는 수고를 덜게 해준다. 덕분에 운전자가 수동이 미흡하더라도 큰 어려움 없이 운전을 할 수 있다.

생각보다 운전이 편하네?

상용차의 특성상 장시간 운전을 해야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마스터는 전면 유리가 넓고 보닛이 짧아 전방 시야를 최대한 확보했다. 앞문의 벨트라인(창문의 아래 선)을 A필러 쪽으로 오면서 아래로 확 내려 놓아서 사각지대를 최소화 했다.

사이드 미러도 확대경을 통해 사각지대를 보여주기 때문에 큰 차임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정도로 사각지대가 적다. 조수석 선바이저에 우측 사각지대를 폭넓게 보여주는 와이드 뷰 미러가 달려있다. 시야 확보와 사각지대 확보를 위해 신경을 덜 써도 되서 장시간 운전할 때 피로를 절감시킬 수 있다. 운전하면서 큰 차를 운전한다는 느낌을 주지 않을 정도다.

클러치의 반발력도 상당하다. 클러치는 밟고 있는 시간보다 떼고 있는 시간이 더 많기 때문에 장거리 운전을 할 때는 강한 반발력의 클러치가 되려 편하다. 다리를 들어올릴 때 힘을 적게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클러치를 반복해서 밟았다 뗐다 하는 정체 구간에서는 단점이 된다.

변속 레버의 스트로크도 상당히 짧다. 속도에 맞는 단수에 기어를 넣기가 꽤 쉽다. 다만 5단과 6단은 강한 스프링 덕분에 힘을 조금 주고 변속을 해주어야 한다.

상용차임에도 불구하고 기어비가 승용차처럼 맞춰져 저단기어에서 꽤 높은 속도가 난다. 쉽사리 상용차를 생각해서 2단 출발을 하거나 출발 후 저속에서 3단을 넣다가는 시동이 꺼지기 쉽상이다.

기어를 변속해야 하는 시점도 친절하게 계기판을 통해 보여준다. 연비를 위해서는 그 표시를 따라 변속을 해주는 게 도움이 될 듯하다.

마스터 버스 13인승의 버스는 운전석을 제외한 모든 시트의 리클라이닝과 앞뒤 조절이 불가능하다. 15인승은 승객석 시트의 리클라이닝을 지원한다. 운전석의 시트는 적절히 부드럽고 몸을 폭 감싸줘서 장시간 앉아있어도 편안하다.

버스는 버슨가.. 너무 시끄러워..

VIP 의전용으로 이 차를 개조해서 사용하려면 방음 작업부터 다시 해야할 것 같다. 휠아치에 작은 돌이 튀는 소리가 아치형 천장을 만나 공명한다. 속도가 높아지면 차량의 구조상 풍절음이 많이 발생한다. 타이어가 노면을 읽는 소리가 상당히 실내로 유입된다. 중문으로는 그 소리가 일말의 거름도 없이 유입된다. 문이 열렸나 싶은 정도의 소음이다.

소음이 워낙 커 강하게 엑셀을 전개하지 않는 이상 엔진소리는 들어보기 힘들다. 출발할 때 존재를 한 번씩 알릴 뿐이다. 마스터의 천장은 아치를 그리고 있다. 마감재가 없는 부분도 많아 외부소음이 흡수 되지 않고 튕겨나와 내부에서 맴돈다.

놀라운 안정성과 승차감

무엇보다 이 차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성이다. 좁고 높은 구조에도 불구하고 커브길에 진입해도 휘청이거나 뒤뚱거리는 느낌이 전혀 없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도 일반적인 버스처럼 출렁이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멀미가 심해 버스를 타지 못하던 분들도 타실 수 있을 정도의 안정감이다.

공차 상태에서 뒷바퀴 판스프링에서 튕기는 느낌이 조금씩 느껴지지만 과하지 않다. 승객이 모두 탑승한 상태라면 더욱 안정적인 승차감을 자랑한다.

게다가 노면소음과 풍절음이 적게 발생하는 저속에서는 조용하고 부드럽다. 시내를 돌아다니는 용도로 마스터 버스를 쓰기에 제격이다.

2.3L 디젤엔진은 13인승 버스에 사용하기엔 전혀 무리가 없다. 하지만 3.5톤에 달하는 15인승 모델에 승객이 모두 탑승한 상태라면 힘이 모자를 수도 있겠다.

상용차의 독과점 시장, 깨질 수 있나?

승합차와 소형트럭은 현대차가 독점해왔다. 저렴한 가격에 엄청난 내구성으로 국내 소비자들을 현혹시켰다. 간혹 도전장을 내미는 외국 상용차들은 험준한 사용환경과 낮은 가격에 대한 부담감으로 제풀에 스러졌다.

국내 상용차 시장에서 현대가 꽤 높은 경쟁력을 지니는 것은 저렴한 가격과 높은 내구성이 뒷받침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점 시장이라 소비자는 차량에 불만이 있어도 마땅한 대체재가 없어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마스터의 출시로 현대의 상용차 시장 독과점이 끝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르노 마스터 가격은 꽤 합리적이다. 현재 마스터 버스 15인승 모델은 없어서 팔지 못하는 지경이다. 현대차의 독과점에 질린 소비자들이 이동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쟁쟁한 경쟁상대가 꾸준히 등장하면 국내 상용차 시장의 상향 평준화가 이뤄질 것이다. 르노 마스터가 위대한 여정의 시작을 알리는 경종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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