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유호빈 기자= 테슬라 효과일까. 하반기 수입 전기차가 쏟아진다. 그간 우리나라 시장에서 전기차는 주요 차량이 아니었다. 전기차 전용 모델이 아닌 일반 내연기관 차량에서 파생모델로 나온 전기차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올해 모델3가 수입차 시장에서 바람을 일으키자 기존 업체도 전기차를 속속히 출시한다.
올해 코로나바이러스-19(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전기차 시장은 활발하다. 수입 브랜드는 특히 순수 소형 전기차를 한국 시장에 적극 도입한다. 소형 전기차는 테슬라가 보유하고 있지 않은 세그먼트다.
선두 주자는 푸조다. 그간 푸조는 우리나라에 디젤 모델만 판매했다. 디젤을 점점 기피하는 분위기의 한국 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e-208을 시작으로 e-2008 SUV까지 공개했다. 특히 e-2008은 보조금 혜택을 받으면 국내 유일 3000만원대 수입 전기 SUV다.
푸조는 향후 출시하는 모든 차량에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추가하고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절반까지 늘린다는 전략이다. 내년부터는 가솔린 모델도 한국 시장에 들어온다.
다만 푸조 전기차는 소형차 급이라 주행가능거리는 짧은 편이다. e-2008은 50kWh의 배터리를 탑재했다. 1회 충전으로 237km(WLTP 기준 310km) 주행이 가능하다. 푸조 측은 실 주행거리는 이보다 훨씬 길다고 주장한다. 해치백 전기차인 e-208도 244km에 그친다. 아울러 시트로엥도 전기차를 내놓는다. 시트로엥은 7월 초 뉴 Ë-C4’를 글로벌 공개한 바 있다. 국내 수입은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로 점쳐진다.
8월에는 르노 '조에'가 나온다. 푸조 208과 비슷한 크기의 소형 전기차다. 로장주 마크를 달고 전량 수입된다. 52kWh의 배터리 용량에 주행가능거리가 309km로 준수하다. 최근 르노의 가격 정책을 보면 보조금을 포함한 실구매가가 2000만원대 중반을 기대할 수 있다. 해당 가격대라면 동급 내연기관과 큰 차이가 없어 상당한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브랜드도 전기차를 서둘러 들여오고 있다. 다만 이렇다 할 혁신을 찾아보기 어려워 비슷한 가격대에서 테슬라에 크게 뒤질 수밖에 없다. 인테리어를 고급화하는 데 그치는 수준이다.
아우디는 7월 초 중대형 SUV e-tron을 한국 시장에 데뷔시켰다. 원래 아우디의 실내 고급감은 전기차 중 가장 뛰어난 편에 속한다. 사이드미러를 삭제하고 카메라로 대신한 것도 소비자의 관심을 받기 충분하다. 전기차 본질적인 부분에서는 큰 혁신이 없다. 단순 주행거리만 봐도 그렇다. 95kWh 용량의 배터리를 달고도 1회 완전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는 307km로 형편없는 수준이다.
테슬라가 전기차 기준을 한층 높여 놓았다. 이제 테슬라와 기존 업체와의 경쟁이 시작된다. 내연기관의 종말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전기차 시장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진다. 덕분에 소비자는 '뭘 선택할까' 행복한 고민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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