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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볼보 인수한 지리차, 다음 행보는 로터스 살리기

2018.08.20 09:41 | 남현수 기자 hsnam@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중국 지리자동차는 과감한 투자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리차는 2010년 볼보를 인수해 처음 이름을 알렸다. 올해 초엔 다임러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려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번에는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다. 지리차는 작년 로터스를 보유한 말레이시아 자동차 회사 프로톤을 사들였다. 지리차는 프로톤을 사들이며 이미 프로톤이 인수했던 자회사 로터스 지분 51%를 손에 넣었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지리차는 로터스에 19억달러(한화 약 2조1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석]볼보 인수한 지리차, 다음 행보는 로터스 살리기
지리차는 볼보 인수 후 과감한 신차 개발 투자를 단행했다. 이런 효과는 지리차는 특히 지난해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06억위안(한화 약1조8000억원)으로 전년(51억위안) 대비 100% 넘게 증가했다. 볼보는 지난 해 중국에서만 11만4000대를 판매했다. 글로벌 판매량은 57만2000대를 기록해 회생에 성공한 듯 보인다. 올해 초 지리차는 벤츠의 모회사인 다임러 지분을 9.69%를 사들여 1대주주로 등극했다. 벤츠를 사다가 분해하며 중국의 벤츠를 꿈꾸던 지리차가 벤츠의 강력한 주주가 된 것이다.

중국 지리차가 이제는 스포츠카까지 넘보고 있다.

로터스는 1952년 영국에서 설립된 경량 스포츠가 제조사다. 백야드 빌더(Backyard builder) 태생으로 지금까지도 수제생산을 이어오고 있다. 로터스 설립자 안소니 콜린 브루스 채프만(Anthony Colin Bruce Chapman)은 다른 스포츠카 브랜드와 다른 철학으로 차량을 개발했다. 콜린 채프만은 “출력을 높이면 직선도로에서 빨라질 수 있다. 그러나 무게를 줄이면 모든 곳에서 빨라진다”고 말했다.

[분석]볼보 인수한 지리차, 다음 행보는 로터스 살리기
콜린 채프만의 철학은 로터스에 그대로 담겨있다. 로터스 차들은 출력을 높이기보다 경량화에 초점을 맞춘다. 고강성 차대, 저배기량 엔진, 견고한 브레이크와 서스펜션 시스템을 갖췄다. 대표적으로 로터스 엘리스 스포츠는 1.6리터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이 최대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16.3kg.m을 발휘한다. 수치상으로 국산 준중형 세단과 비슷하다. 그러나 엘리스 공차중량은 848kg에 불과하다. 비슷한 출력의 현대차 아반떼(1220kg)보다 공차중량이 372kg 가볍다. 로터스 엘리스의 판매가는 무려 7200만원부터 시작한다.

로터스는 비주류 중에서도 비주류인 경량 스포츠카만을 개발해 판매하다 보니 판매량은 볼품없다. 로터스는 2009년 출시한 '에보라' 이후 마땅한 신차가 없다. 미국에서는 2015년에 철수했다. 로터스의 본 고장 영국이 속한 유럽에서 2017년 783대 만을 판매했다.

로터스가 최근 경량 스포츠카가 아닌 다른 영역에 뛰어 든다는 소식이 들린다. 지난 9일 외신에 따르면 로터스가 올 해 초 크로스오버 개발을 진행하는 데 이어 SUV 모델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로터스의 새로운 모델들은 볼보의 부품을 공유할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진 바 없다. 다만 볼보 엔진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될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로터스가 스포츠카 브랜드인 만큼 성능을 강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2020년 로터스의 크로스오버 모델이 출시되고, 2021년에는 SUV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량 스포츠카만 고집했던 로터스의 새로운 영역에 대한 도전은 이런 자신감에 근거한다. 최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리차가 로터스에 과감한 투자를 한다는 것. 투자규모는 19억달러(한화 약2조1500억원)로 로터스 역사상 가장 크다. 투자금은 200여명의 엔지니어 고용과 영국 헤텔에 공장을 짓는데 활용 될 것으로 보인다. 볼보를 인수해 성공시킨 경험의 노하우를 지닌 지리차가 막강한 자본을 투자하고, 로터스의 경량화와 퍼포먼스 노하우가 만나면 어떤 시너지가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백야드 빌더 로터스가 주류 자동차인 크로스오버와 SUV를 생산하면 포르쉐가 카이엔을 출시 했을 때와 비슷한 시장반응을 얻을 수도 있다. 이럴 경우 대박이 예상된다. 지리차는 로터스를 인수하며 포르쉐와 페라리와 같은 차를 만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로터스가 글로벌 스포츠카 브랜드를 넘어 연간 수십만대를 판매하는 양산차 메이커가 될 지 로터스의 새로운 도전은 지켜볼 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