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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337대 '수입' Vs 337대 '수출'…일본서 한국車는 안되나?

2017.02.09 09:45 | 임성영 기자 rosa8341@

4만337대 `수입` Vs 337대 `수출`…일본서 한국車는 안되나?
(자료=한국자동차산업협회)
[이데일리 임성영 기자] 과거부터 자동차, 가전, 맥주는 일본으로 수출하면 안되는 세가지 품목으로 꼽혔다. 이들은 ‘일본산 1등 주의’가 일본 국민 인식에 강하게 박혀 있는 제품군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대(對)일본 자동차 수출이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였다. 반면 일본산 자동차들의 국내 수입 판매는 꾸준히 늘고 있다.

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대일본 완성차 수출량이 5년째 200~400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2013년 462대였던 대일본 완성차 수출량은 2014년 321대, 2015년 273대로 줄었고, 지난해 371대(승용 200대, 버스 171대)를 기록했다. 작년 판매량이 전년과 비교해 소폭 느는데 그쳤다. 371대의 수출량은 아프리카의 앙골라 (355대)와 비슷하고 파푸아뉴기니(427대)보다 낮은 수준이다.

◇현대차 필두 日 진출 사실상 ‘실패’…獨·美도 고전

현대차는 2000년 야심차게 일본에 판매법인을 설립하면서 쏘나타를 필두로 승용차 시장에 진출했지만 10년 만인 2009년 상용차 영업소만 남겨두고 철수했다.

르노삼성은 부산공장에서 생산한 QM5(현지명 꼴레오스)를 지난 2008년부터 수출해 2009년 229대의 판매고를 기록했지만 이후 꾸준히 줄면서 지난 2015년부터는 아예 중단했다.

한국GM도 지난 2011년부터 쉐보레의 소형차 아베오(소닉)와 중형 SUV 캡티바를 수출하고 있지만 2013년 325대, 2014년 150여대, 2015년 170여대에 그쳤다

반면 일본업체들의 완성차 수입은 증가 추세에 있다. 2013년 3만6194에서 2014년 4만7939대, 2015년 4만1518대, 지난해엔 4만3337대를 기록했다. 실제 판매량은 2013년 2만2042대, 2014년 2만4093대, 2015년 2만9003대, 2016년 3만5429대로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혼다와 도요타, 렉서스 등 일본 브랜드는 모두 선전하면서 판매량이 늘었다. 렉서스는 1만594대의 판매고를 올려 1만대 클럽에 가입했다.

일본 자동차 시장은 연간 500만대 규모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크지만 도요타와 혼다, 닛산, 미쓰비시 등 쟁쟁한 자국 브랜드가 많은데다 자국 브랜드 선호 현상이 짙어 수입차의 불모지로 불려 왔다. 일본 시장 내 수입차시장 점유율은 6%대에 불과한 3만대 수준이다. 그나마 유럽산(5.4%) 고급차이거나 일본 회사가 동남아에서 생산해 역수입한 게 상당수다. 미국산 자동차 역시 지난해 기준 일본에서 1만대 조금 넘는 판매에 그쳤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과 일본간의 자동차 무역 불균형과 관련해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구매 성향 파악 못해·엔원환율 불리

대부분의 수입차 업체들과 같이 국내 완성차 업체도 일본 국민의 자동차 구매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무턱대고 진출했던 것이 실패 원인으로 지목된다. 일본은 좁은 골목에서도 운전이 쉬운 작은 차와 구매후 AS서비스를 편하게 받을 수 있는 브랜드를 선호한다.

우호적이지 않은 환율도 한몫했다. 2010년 만해도 1600원을 웃돌던 엔·원 환율은 꾸준히 하락세를 타면서 지난해부터 1000원~1100원 대에서 등락하고 있어 수출채산성이 악화됐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엔·원 환율이 단기간에 급등할 가능성이 미미한데다 일본 판매 확대에 무리하게 나설 국내 완성차 업체도 현재로선 없다. 일본 완성차업체들은 디젤게이트 반사이익을 최대한 누리기 위해 국내 시장 소비자들에 입맛에 맞춘 전략적인 신차를 출시하는 등 적극적인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승용차 200대는 수출을 하고 있지 않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숫자”라면서 “이미 과거의 진출 실패로 한국차는 좋지 않다는 인식이 박혀 있는 만큼 이런 상황을 역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4만337대 `수입` Vs 337대 `수출`…일본서 한국車는 안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