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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상어같은 몸놀림, 메르세데스-벤츠 CLS 400d

2018.11.27 09:20 | 오토인 기자 autoin@

[시승기]상어같은 몸놀림, 메르세데스-벤츠 CLS 400d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제갈원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CLS’는 오랜 세월 소비자들과 자동차 업계에 깊숙히 박혀있던 ‘세단’에 대한 가치관을 뒤흔든 ‘4도어 쿠페’의 선구자다. 2003년 CLS가 등장한 이후 다른 제조사들도 잇달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BMW와 아우디 등 프리미엄 브랜드는 물론 대중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4도어 쿠페’를 양산하면서 새로운 장르로 자리를 잡았다. 그 사이 시장의 개척자 CLS는 꾸준히 선두를 유지하며 상품성을 개선해 지금의 3세대에 이르렀다.

[시승기]상어같은 몸놀림, 메르세데스-벤츠 CLS 400d
2019년형 벤츠 CLS를 시승해봤다. 우선 앞 부분은 AMG GT에서 선보였던 꺾쇠 형태의 LED 주간주행등이 시선을 끈다. 셀레니트 그레이 색상의 외관을 천천히 둘러보니 ‘상어’ 모습이 연상됐다. 날카롭게 처리된 헤드램프와 하단보다 상단이 더 튀어나온 ‘샤크 노즈’ 형태의 범퍼, 1세대부터 계승해온 매력적인 사이드 캐릭터라인과 금방이라도 튀어나갈 듯 웅크리고 있는 차체가 공격적인 인상을 준다. 언제든지 먹잇감을 향해 달려나갈 수 있는 한 마리의 백상아리를 보는 듯 하다.

[시승기]상어같은 몸놀림, 메르세데스-벤츠 CLS 400d
CLS는 새로운 패밀리룩에 대한 시험을 이어 간다. 벤츠 라인업의 가장 막내인 A클래스와도 상당히 많은 디자인 포인트를 공유하고 있다. 이전 세대에 비해 위압감은 부족해 보인다. 후면부는 공개 시점부터 호불호가 크게 갈렸다. 분위기를 주도하는 풀 LED 리어램프가 다소 평면적인 느낌이다. 후면부가 전체적으로 밋밋하게 보일 수 있다. 화려한 내부 그래픽으로 디테일을 살렸지만 형태가 어색하다. 다른 쿠페 라인업과 디자인을 공유하는 편이 오히려 낫겠다는 생각도 든다. 대신 차체가 한 부품으로 이루어진 것처럼 일체감은 상당히 좋다. 마치 유려하게 빚은 도자기 같다. 여기에 쿠페의 전유물인 프레임 리스 도어를 적용해 낭만을 더했다. 전장은 5m에 달할 정도로 차체가 길어졌다. 제원은 전장4,990mm, 전폭 1,890mm, 전고 1,430mm다. 휠 베이스 역시 2,940mm로 무려 65mm나 길어져 실내공간이 넉넉해졌다.

[시승기]상어같은 몸놀림, 메르세데스-벤츠 CLS 400d
E클래스 쿠페의 실내를 고스란히 옮긴듯한 CLS 실내는 벤츠의 이름에 걸맞게 온통 화려함으로 채워져 있다.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12.3인치 디스플레이 두 개가 나란히 배치된 벤츠 만의 ‘와이드스크린 콕핏’. 고해상도 광시야각 모니터로 상당히 깔끔한 그래픽을 보여주며 시인성이 상당히 뛰어나다. 단 조작성은 떨어진다. 오로지 스티어링 휠에 있는 터치 컨트롤 버튼과 커맨드 다이얼을 이용해야만 한다.

특히 내비게이션은 너무나도 불편하다. 한결 같이 자체 제작을 고집하고 있는 벤츠 내비게이션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지만 조작 시 직관성이 떨어진다. 티맵이나 카카오내비에 비해 현격한 격차를 느낄 수 있다. 주행 중 내가 원하는 기능을 제때 사용할 수가 없다고 할까. 사실 벤츠 오너 가운데 순정 내비를 쓰는 경우는 극소수라고 할 정도로 불편함이 큰 부분이다. 고해상도 HUD를 갖췄기 때문에 더욱 아쉽다. BMW는 신차 개발코드가 G로 바뀌면서 소비자의 의견을 대폭 반영해 터치스크린을 지원한 바 있다. 벤츠 역시 이 부분이 개선될 수 있을까. 이미 해외에서는 신형 A클래스부터 터치 스크린이 달려 나오고 있다.

스티어링 휠 좌우 다기능 버튼의 쓰임새는 더 좋아졌다. 두 개의 모니터를 제어하는 더 뉴 S클래스와 같은 사양에다 스마트 크루즈 콘트롤 버튼을 넣어 조작성을 높였다.

세미 버킷 타입의 1열 시트는 급격한 코너링에서 상체 측면을 잘 지지해준다. 착좌감은 탄탄하다. 스포티한 차량성격을 반영해 부드러움 대신 지지력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시승기]상어같은 몸놀림, 메르세데스-벤츠 CLS 400d
가장 큰 변화는 드디어 뒷좌석에 세 명이 앉을 수 있다는 것. 우뚝 솟은 센터터널과 수납공간으로 확실히 구분된 2인승 구조였던 1, 2세대 CLS와 달리 3세대는 3인승 구조로 변화했다. 스포티한 디자인의 세단이지만 패밀리카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E클래스에 비해 높이가 낮고 도어 면적이 넓지 않아 승하차는 다소 불편하지만 막상 시트에 앉으면 2열 승차감이 상당히 편안하다. 루프라인 때문에 헤드룸은 빠듯하나 길어진 휠 베이스로 레그룸이 넉넉해졌다. E클래스 세단과 비교해도 안락감이 차이가 없고 오히려 승차감은 더 나은 느낌이었다.

[시승기]상어같은 몸놀림, 메르세데스-벤츠 CLS 400d
3세대 CLS는 더 뉴 S400d에서 선보였던 3.0L 직렬 6기통 디젤엔진이 장착된 ‘400d’만 먼저 출시됐다. 효율성과 배기가스 배출량을 감소시킨 신형 디젤엔진은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71.4kg.m를 발휘하며 9단 자동변속기가 매칭된다. 4Matic 사륜구동 시스템을 달고도 무려 12.5km/L의 연비를 기록했다.

직렬 6기통 엔진은 부드러운 회전질감을 보여준다. 소음과 진동이 상당히 억제된 수준이다. 컴포트 모드로 부드럽게 주행 시 S클래스에 크게 뒤지지 않는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선사한다. 전자제어 에어 서스펜션이 기본으로 들어간 덕이다. 램프구간 등 굴곡이 심한 구간이 반복돼도 흐트러짐 없는 자세를 유지한다.

[시승기]상어같은 몸놀림, 메르세데스-벤츠 CLS 400d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바꾸자 엔진은 2000 RPM의 벽을 부수고 상어처럼 맹렬히 튀어나간다. 중량이 2톤에 달하지만 71.4kg.m의 강력한 토크가 1,200rpm이라는 낮은 회전수에서도 터져 나온다. 살짝 엑셀을 밟아도 경쾌한 주행이 가능하다. 눈깜짝할 사이 시속 100km 후반 대에 진입한다.

기본으로 장착된 반자율주행과 주행 안전장치는 정밀도에서 업계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벤츠답게 차선 중앙을 잘 유지해준다. 차선을 이탈하면 상당히 적극적으로 스티어링휠에 개입해 이를 방지한다. 차선변경 시 방향지시등을 습관적으로 켜지 않는 운전자라면 당황할 수 있겠다.

[시승기]상어같은 몸놀림, 메르세데스-벤츠 CLS 400d
3세대 CLS의 외관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리지만 전체적으로 CLS가 1세대와 2세대에 걸쳐 보여줬던 매력을 충실히 이어받았고 실내 디자인은 두 말할 필요 없이 아름답다. 고출력과 효율성을 동시에 잡은 신형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은 가솔린 엔진에 버금갈 정도로 소음과 진동을 억제했다. 또 넓어진 실내 공간과 3인승으로 설계된 2열 시트 덕에 패밀리 세단으로 손색이 없다. 2인승 뒷좌석의 불편함 때문에 배우자의 허락을 받을 수 없었던 소비자에게는 축복이다. 단 1억원을 호가하는 가격이 여전히 걸림돌이다.

한줄평

장점: 아름다운 내·외관 디자인. 고성능과 고효율을 해결한 신형 디젤엔진

단점: 희생을 감수해야만 하는 뒷좌석 헤드룸. 1억원에 근접한 가격

[시승기]상어같은 몸놀림, 메르세데스-벤츠 CLS 400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