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카스텔레(프랑스)=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정병묵 기자] 프랑스 축구영웅 지네딘 지단의 고향으로 유명한 남부 도시 마르세유에서 차로 동쪽으로 한 시간 정도 달리면 중세 고지대 마을 르 카스텔레(Le Castellet)가 나온다. 이곳에는 현대자동차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의 모터스포츠 테스트 기지인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GMR) 워크샵’ 건물이 있다. 지상 2층과 지하 1층, 연면적 2949㎡ 규모의 이 시설에 제네시스는 지난 7월부터 입주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오후 GMR 워크샵 건물에 방문하자 공기 속에 은근히 배어 있는 금속 냄새와 브레이크 잔열이 전해졌다. 50여명의 엔지니어와 메카닉이 상주하며 내구 레이스 전반의 개발과 셋업 작업을 쉼 없이 이어가고 있었다. 시릴 아비테블 GMR 팀 감독은 “남 프랑스는 트랙 접근성부터 인재풀, 파트너 네트워크까지 모두 갖춘 모터스포츠 최적지”라며 “마그마 프로그램은 기술과 감성이 결합된 브랜드 상징을 만드는 일”이라고 소개했다.
![[르포]뚝심의 제네시스 10년, 정의선의 시선은 `新명차` 그 너머에](http://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5/11/PS25112300478.jpg) | |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GMR) 워크샵’에서 피트스톱(레이싱 경기 중 타이어 등을 교체하는 것) 시범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
|
현대자동차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가 올해로 출범 10주년을 맞았다. 2015년 현대차그룹 정몽구 명예회장이 씨를 뿌리고 정의선 회장이 심혈을 기울인 결과 제네시스는 글로벌 명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톱 브랜드로 성장했다. 정 회장은 부회장 시절부터 “마차를 끄는 말뿐만 아니라 전쟁터에서 잘 달리는 경주마도 필요하다”면서 제네시스 성능 고도화를 주도했다.
제네시스가 이날 유럽 모터스포츠의 심장부인 ‘폴 리카르 서킷’에서 공개한 ‘GV60 마그마’는 제네시스의 성공적인 10년을 함축하고 새로운 10년을 열어젖히겠다는 선전포고다. 고성능 전기차 서브브랜드 마그마의 첫 양산 모델인 GV60 마그마의 성능은 제네시스 전동화 라인업 중 최고 수준이다. 전·후륜 모터 합산 최고출력은 448kW(609마력), 최대토크는 740Nm이며 부스트 모드 사용 시 478kW(650마력), 790Nm까지 상승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200km까지 도달 시간은 10.9초로 고성능 전기차에 요구되는 즉각적인 응답성과 지속 출력 모두를 확보했다.
![[르포]뚝심의 제네시스 10년, 정의선의 시선은 `新명차` 그 너머에](http://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5/11/PS25112300477.jpg) | | 20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르 카스텔레’의 ‘폴 리카르 서킷’에서 공개된 제네시스 ‘마그마 GT 콘셉트’(사진=현대차) |
|
![[르포]뚝심의 제네시스 10년, 정의선의 시선은 `新명차` 그 너머에](http://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5/11/PS25112300476.jpg) | | 20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르 카스텔레’의 ‘폴 리카르 서킷’에서 공개된 제네시스 ‘마그마 GT 콘셉트’(사진=현대차) |
|
![[르포]뚝심의 제네시스 10년, 정의선의 시선은 `新명차` 그 너머에](http://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5/11/PS25112300475.jpg) | | 20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르 카스텔레’의 ‘폴 리카르 서킷’에서 공개된 제네시스 ‘GV60 마그마’(사진=현대차) |
|
클레망 아유 GMR 전략 엔지니어는 GMR 워크샵 현장에서 경기에서 실제 사용된 파츠(부속품)들을 보여주며 “후면 형상 하나만으로도 성능이 좌우된다”며 “트랙 특성에 따라 라이트 모듈은 물론 냉각 구조와 에어플로우 제어 방식까지 모두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축적된 레이싱 기술은 제네시스 양산차 라인업에도 반영돼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현장에서 진행된 피트스톱(레이싱 경기 중 타이어·부품 등을 교체하는 것) 시범 역시 제네시스가 모터스포츠를 대하는 태도가 단순한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성장에 초점을 두고 있음을 보여줬다. “박스, 박스” 무전이 울리자 크루가 발빠르게 움직이면서 레이싱 차량의 타이어는 눈 깜짝할 사이에 교체됐다.
GMR이 한창 개발 중인 하이퍼카도 제네시스 전기차 고급화 전략의 핵심축을 맡는다. 이러한 진일보한 기술력으로 GMR 팀은 올해 유럽 르망 시리즈(ELMS)에서 LMP2 클래스 3회 우승과 종합 2위를 기록했다. 다섯 번째 라운드에서는 클래스 우승에 이어 전체 1위까지 차지하며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기술적 잠재력을 확실히 입증했다. 내구 시뮬레이션은 16000km를 넘기며 극한 환경에서의 안정성까지 확보했다.
![[르포]뚝심의 제네시스 10년, 정의선의 시선은 `新명차` 그 너머에](http://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5/11/PS25112300474.jpg) | | 프랑스 르 카스텔레 지역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GMR) 워크샵’에 전시된 ‘GMR-001’ 하이퍼카 실차 디자인 모델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
|
벨기에 출신인 전설적 드라이버 재키 익스는 “창립한 지 10년 남짓 된 젊은 브랜드가 내구 레이스 최상위 클래스에 도전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제네시스가 보여준 성과는 단순한 참여가 아니라 미래 경쟁력을 증명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테슬라와 BYD를 시작으로 주요 완성차 브랜드들이 전기차 가격을 줄줄이 낮추면서 시장은 단기 수요 확보를 위한 ‘저가 전쟁’에 빠져들고 있다. 하지만 제네시스는 이 흐름에서 한 발 비켜 서 있다. 출혈을 감수하는 단순한 가격 경쟁 대신 브랜드 가치와 고성능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고급화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기술 중심의 수익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다.
아비테블 감독은 “마그마 프로그램은 기술을 넘어 브랜드 감성과 철학을 보여주는 무대”라며 “제네시스가 왜 여기 있는지, 앞으로 어디로 갈지를 세계 모터스포츠가 직접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르포]뚝심의 제네시스 10년, 정의선의 시선은 `新명차` 그 너머에](http://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5/11/PS25112300473.jpg) | |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GMR) 워크샵’에 전시된 파츠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
|
![[르포]뚝심의 제네시스 10년, 정의선의 시선은 `新명차` 그 너머에](http://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5/11/PS25112300472.jpg) | |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GMR) 워크샵’ 내부 전경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
|
ⓒ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