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가 주춤했던 중국 시장에서 다시 공세를 펼치고 있다. 현지 친환경차 시장의 빠른 성장세에 맞춰 맞춤형 전기차를 출시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는 동시에, 중국 내 생산 차량을 수출하는 ‘투 트랙’ 전략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면서다.
 |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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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의 첫 중국 전용 전기 SUV ‘일렉시오’. (사진=현대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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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국 친환경차 소매 판매량은 90만 50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33.9% 증가했다. 이는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등을 포함한 수치다. 친환경차 시장 점유율은 51.5%로 2개월 연속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기아도 더딘 반등을 이어가고 있다. 기아의 중국 합작법인 ‘위에다기아’는 지난달 2만 2155대의 차를 중국 시장에서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1.8% 증가한 수치다. 1~4월 누적 판매량은 7만 8707대로 전년 동기 대비 12.7% 늘었다. 베이징현대의 지난 3월 중국 판매량은 1만 6825대로 올해 월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업계는 현대차그룹이 세계 최대 친환경차 시장인 중국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본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이자 친환경차 주도권을 쥔 상황인 만큼 중국에서도 물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시장이 바로 중국”이라며 “현대차그룹뿐만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가 다시 진입할 것으로 예상돼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중국 공략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중국에서, 중국을 위해(In China, For China)’를 바탕으로 현지화 전략을 강화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맞춤형 전기차 등 특화 모델을 지속 선보이며 입지를 다진다. 첫 번째 모델로는 현대차가 최초로 내놓은 중국 전용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일렉시오(ELEXIO)’가 꼽힌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기반으로 만들어진 일렉시오는 헤드램프 등 외관을 현지 소비자가 선호하는 크리스탈 콘셉트로 꾸민 것이 특징이다. 또 700㎞ 이상의 주행거리를 확보하고 레벨 2+급 자율주행 기능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상품성을 강화했다.
 | 기아 EV5. (사진=기아 중국법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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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일렉시오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중국 시장에 맞춘 전기차 6종을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현지 소비자 선호를 반영한 전기차 제품군을 구축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또 전기차와 PHEV, EREV 등 친환경차 전반 포트폴리오도 갖춘다. 기아 역시 현지화 전략을 강화한다. EV4에 이어 내년에는 중국 특화형 전기차인 EV5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는 등 현지 전기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는 것이 목표다.
이와 함께 현지 생산 차량의 수출 물량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중국 완성차 시장에서의 성과를 발판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신흥 시장까지 입지를 넓히겠다는 복안이다. 현대차 중국공장은 지난달 전년 대비 95% 증가한 5000대 이상의 차량을 수출했고, 기아 중국공장 역시 1만 3000대가량을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익균 현대차 중국권역본부장(부사장) 겸 북경현대 총경리는 “중장기적인 계획 하에 중국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중국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제품을 출시하는 데에 방점을 두고 개발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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