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아시안 르망 시리즈 최종전이 열린 말레이시아 세팡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무척 낯익은 사람을 만났다.일본 최정상의 레이스로 불리는 슈퍼 GT는 물론 슈퍼 다이큐, 가주 레이싱 86/BRZ 원 메이크 레이스 등 다양한 레이스 활동을 펼치고 있는 베테랑 드라이버 사카구치 료헤이(Sakaguchi Ryohei)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한국에서 오랜 시간 활동했던 이력이 있던 선수인 만큼 기자를 보는 순간 “안녕!”이라며 손을 흔들었다. 섭씨 30도를 넘는 온도와 80%가 넘는 습도 속에서 주행을 마치고 나온 그와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Q 무척 오랜만에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그 동안 잘 지냈나?사카구치 료헤이(이하 료헤이): 아픈 일 없이 잘 지냈다. 2년 전 후지에서 만났을 때에도 예상하지 못하고 만나서 놀랐었은데 이번에도 만나겠다는 예상이 전혀 없는 세팡에서 만나게 되서 무척 즐겁다. 그 동안 이전처럼 다양한 레이스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실 지난 주에는 금요일에는 도쿄 오토살롱, 토요일에는 스즈카 서킷 그리고 일요일에는 후지 서킷을 다니는 강행군이었다.
Q 올해는 아시안 르망에서 LMP3 클래스에 출전하고 있는데 출전 배경이 궁금하다.료헤이: 결국 팀의 선택이다. 일전에 인제에서 BMW Z4 M GT3로 레이스를 펼쳤었고, 또 실제로 작년 시즌까지 LMGT 클래스(FIA GT3)에 출전했었다. 하지만 팀이 올해 LMP3에 도전하게 되었고, 팀 내부에서 포뮬러 드라이버 출신인 내가 LMP3를 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LMP3의 시트를 받게 됐다.
Q LMP3 레이스카는 어떤 느낌인가?료헤이: 모든 프로토타입 레이스카가 마찬가지겠지만 확실히 강력한 주행 성능을 가지고 있다. 기본적인 움직임은 포뮬러와 비슷한데 차량 무게가 900kg가 넘는 만큼(930kg) 전체적인 움직임은 포뮬러 대비 다소 둔한 것이 사실이다.
대신 안전 장비나 시스템이 전혀 없기 때문에 적응 단계에서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한국의 슈퍼레이스에 사용되는 스톡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세가지로 나뉘었지만 비슷한 구조를 가진 바디 타입을 가졌고 V8 엔진을 기반으로 하는 출력 등 전반적으로 유사점이 있는 것 같다.
Q 인터뷰 전 팀 동료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무슨 내용이었나?료헤이: 오늘 팀 동료 중 한 명이 주행 중 스핀을 했다. 스핀한 것에 대해 잘못을 따지기 보다는 주행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왜 스핀을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스핀 안에서 어떤 부분을 고쳐야 하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오늘 스핀한 팀 동료는 페달 조작을 보다 섬세하게 할 필요가 있다.
Q 팀 AAI에 대한 자랑이 듣고 싶다.료헤이: 90년대부터 연을 맺었던 팀인 만큼 내가 어떤 드라이빙을 하고 싶은지 확실히 이해하고 있으며 또 나 역시 팀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그리고 버디클럽을 비롯해 좋은 파츠를 레이스카에 장착하고 있다. 다만 팀 AAI가 슈퍼 다이큐와 아시안 르망 시리즈를 제외하면 좋은 제품들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많지 못한 점이 아쉽다. 한국에서도 버디클럽의 좋은 제품들이 공급되는 것으로 아는데 더 많은 분들이 이런 제품을 경험할 수 있길 바란다.
Q 2016년에도 바쁜 한 해를 보낸 것 같다.료헤이: 맞다. 정말 바쁘게 보냈다. 지난해 일본에서 총 서른 번에 레이스에 나섰다. 슈퍼GT와 슈퍼 다이큐를 비롯해 가주 레이싱 86/BRZ 원 메이크 레이스를 나섰고 렉서스 CCS-R 등에도 출전했다. 참고로 서른 번의 레이스 중에 열 번을 우승을 차지했고, 가주 레이싱 86/BRZ 원 메이크 레이스는 종합 3위에 올랐다. 사실 가주 레이싱 86/BRZ 원 메이크 레이스의 경우 시즌 초반 분위기가 좋았는데 엔진 교체 이후 성적이 나지 않아 아쉬웠다.
Q 하코네 언덕에서 베네통 F1 머신 주행 영상은 한국에서도 많은 인기였다.료헤이: 사실 그 영상은 정말 위험하게 찍은 영상이었다.(웃음) 촬영 당일 아침에 관계자에게 전화를 통해 비가 내려서 촬영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잠들었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 흘러서 다시 촬영하자고 급히 와달라고 해서 아직 습기가 남아 있는 노면에서 주행을 한 것이다. 그런데 정말 오래된 차량이라도 해도 F1 머신의 매력은 분명했고, 또 괜히 F1 머신을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Q 아마도 올해도 바쁘겠지만.. 2017년 계획이 궁금하다.료헤이: 특별히 달라지는 건 없을 것 같다. 다만 나고야의 벤틀리 딜러가 창단하는 슈퍼 GT 팀에 합류해 GT300 클래스에 출전하게 될 것 같고, 팀 메이트는 엑스타 레이싱의 이데 유지 선수가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슈퍼 다이큐는 큰 변동 없이 출전하게 될 것 같고 렉서스 CCS-R도 계속 출전한다. 그리고 가주 레이싱 86/BRZ 원 메이크 레이스는 슈퍼 GT와 같이 팀을 바꿔서 계속 출전하게 될 것 같다.
Q 한국 레이스에 대한 관심은 어떤가?료헤이: 당연히 관심이 많다. 한국의 레이스에 출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다시 또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다. 게다가 요새 일본 선수들이 슈퍼 GT에 많이 출전하기 때문에 더 관심이 가고 욕심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역시 스톡카를 활용한 SK ZIC 6000 클래스에 출전하고 싶다.
참 올해 아틀라스BX 레이싱 소속으로 새롭게 슈퍼레이스에 출전하는마사다카 야나기다 선수는 과거에 한 팀으로 활동했던 적이 있는데 정말 성심이나 기량 모두 뛰어난 선수다. 슈퍼레이스에 새로운 자극제가 될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슈퍼레이스에도 워낙 뛰어난 한국 선수들이 많아 마사타카 야나기다 선수가 단 번에 좋은 성적을 차지하는 건 쉬운 일은 아닐 것 같다.
Q 앞으로 어떤 커리어를 쌓고 싶은가?료헤이: 짧게 보면 올 시즌 슈퍼 GT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다. 새로운 팀인 만큼 당장 종합 우승을 목표로 하긴 어렵겠지만 최선을 다해 종합 3위까지 끌어 올리고 싶다. 그리고 조금 더 먼 미래에는 카트 선수를 육성하고 전문 선수로 키우는 교육자로서의 비중을 높이고 싶다.
Q 한국의 모터스포츠 팬, 관계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료헤이: 한국의 모터스포츠 팬, 관계자 여러분 그 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앞으로도 건강하시고 저 한국의 레이스에 출전하고 싶으니 많은 연락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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