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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지코리아]①일자리 뺏고 성장 옥죄는 '귀족노조 떼쓰기' 없애자

2017.04.25 06:00 | 김보경 기자 bkkim@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30년간 단 4번.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1987년 출범 이후 파업이 없이 임금협상이 체결된 횟수다. 이 4번을 제외하고 현대차 노조는 매년 파업을 통해 사측과 줄다리기 끝에 임금을 올리고 복지 혜택을 늘려왔다.

그 결과 현대차 직원의 평균 급여는 9389만원(2016년 기준). 전년에 비해 200만원 가량 줄었지만 이는 비상경영 선포에 따라 임원들 연봉을 10% 반납한 영향이다.

올해 현대차 노조는 또 경영환경을 반영치 않은 임금 인상과 정년 연장등을 요구하고 있어 연례 파업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파업은 노조의 당연한 권리이고, 회사가 적자도 아니고 이익을 내는데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것도 문제가 안된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회사의 실적과 경영환경을 고려하지 않은채 매년 사측과의 힘겨루기로 임금을 인상하고 복지 혜택을 늘리는 것은 회사의 지속성장에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와 비교해보면 현대차는 임금 수준은 높고 생산성은 낮은 기형적인 구조다. 현대차의 인건비는 2015년 말 기준으로 매출액 대비 14.3% 수준에 이른다. 글로벌 자동차업체 1~2위인 도요타는 6.1%로 현대차의 절반 이하에 불과하고, 폭스바겐도 9.7%로 10% 안쪽이다.

차 1대를 만드는데 소요되는 시간 HPV(Hour Per Vehicle)는 현대차는 26.8시간에 달하지만 도요타는 24.1시간, 폭스바겐은 23.4시간으로 현대차의 경쟁력이 낮다.

임금과 생산성의 체질개선이 없으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경고등은 이미 켜졌다. 지난해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국내에서 생산한 자동차는 423만여대로 2015년대비 7.2% 줄었다.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에 해외 생산량은 2015년에 비해 5.5% 증가한 465만여대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국내 생산량을 앞질렀다.

사측은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현지 관세장벽을 넘기 위해서 현지에 공장을 지어 판매를 하는 게 유리하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낮은 임금과 높은 생산성의 해외 현지 공장이 늘어나다보면 국내 일자리는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이들 노조에 대한 여론도 좋지 않다. 매년 되풀이 되는 파업과 일반 직장인들의 현실과 괴리감이 느껴지는 급여차이로 현대차 노조는 ‘귀족노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문재인 심상정 홍준표 등 대선 후보들도 대기업 강성 노조의 고용세습 등 기득권 지키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 보면 자동차 산업의 고용 효과가 많이 떨어졌다”며 “현대차 노조가 공장자율화와 해외 공장 생산분 증가, 수요둔화 등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선 자체 경쟁력을 높이고 사측과 함께 발전하는 방향으로 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체인지코리아]①일자리 뺏고 성장 옥죄는 `귀족노조 떼쓰기` 없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