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모터스포츠 현장의 이야기를 기사가 아닌 선수들의 이야기로 듣는다면 어떨까요? 쉐보레 레이싱팀 소속으로 2017 시즌 ASA GT-1 클래스에 출전하는 안재모 선수가 직접 들려주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과연 2017 시즌, 안재모 선수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요?
*본 기사는 녹취를 바탕으로 구어체로 작성되었습니다.
아쉬운 개막전이 끝났습니다. 사실 내심 기대도 많았고, 또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앞섰는데 저는 물론이고 이재우 감독님도 차량 문제로 인해 리타이어하는 가장 안 좋은 결과로 이어져 아쉬움이 무척 큰 경기였습니다.
사실 용인 스피드웨이는 제가 어릴 적부터, 그리고 또 엔트리 레이스부터 제 레이스 커리어를 쌓아 올렸던 곳이었던 만큼, 그리고 용인 스피드웨이의 마지막 베스트 랩 타임을 기록했던 곳이라 더 잘하고 싶었던 개인적인 욕심이 있었으니 개막전의 결과가 더욱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사실 이번 개막전은 예선전부터 혼란스러웠어요. 2월의 쉐이크 다운에서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던 언더스티어가 갑자기 크게 느껴지는 바람에 다들 당황했죠. 날이 갑자기 더워진 탓이죠. 때문에 팀 모두가 정신이 없었고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결승에서는 또 다른 문제들이 발생하면서 결국 리타이어를 하게 되었죠.
한편으로는 우리 레이스카가 정말 새로 만들어서 ‘아직 조율하고 완성도를 높여야 할 것이 많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번 레이스를 하면서 차량의 문제도 일부 경험할 수 있었으니 이 부분을 고쳐나가고 또 세팅 값을 찾아야죠. 특히 앞으로 세 경기를 더 치를 용인에서의 세팅을 찾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규정이 어느 팀에 유리하고 불리하고를 따지고 고민하기 보다는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문제’를 극복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새로운 타이어, 새로운 규정 속에서 크루즈가 낼 수 있는 최고의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찾아가는 것이 시급한 일이라 본다.
시간을 돌 지난 겨울을 생각해보면 정말 두근거렸고 많은 기대를 하게 됐습니다. 레이스 참 오래했는데 올해는 유독 다른 시즌보다 더 설레고 또 더 기대되었습니다. 그 배경에는 아무래도 새로운 레이스카가 있던 것 같아요.
쉐보레 레이싱 팀 이전에 많은 팀에서 활동을 하면서 레이스를 해왔지만 이렇게 안재모라는 드라이버를 위해 설계부터 모든 요소를 최적화한 레이스카를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으니까요. 실제로 시트의 위치나 높이는 물론 스티어링 휠의 길이, 기어 쉬프트 레버 등 모든 요소들이 제 신체 사이즈와 제가 가장 편한 감각을 느낄 수 있는 동선을 고려해 제작했거든요.
덕분에 매일매일 달라지고 조금씩 완성되어 가는 레이스카가 궁금해서 시간이 날 때마다 팀 캠프에 들려 레이스카를 살펴봤죠. 제가 레이스카 개발에 기술적인 도움이 되는 게 없더라도 팀원들과 함께 레이스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짐이라도 옮기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제게 부족한 레이스카의 기술적인 지식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레이스카에 대한 기대감은 제 스스로에게도 많은 동기부여가 되었죠. 체력 관리는 물론이고 올해는 조금 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드라이빙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레이스 운영이나 드라이빙을 습득하고 분석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독일의 DTM 등의 영상을 많이 살펴보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참 많이 했습니다.
새로운 레이스카를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는데 ‘정말 이 차량으로 레이스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너무 예뻐서 이 차가 다치는 게 싫을 것 같았죠. 우리 말고도 다른 GT-1 팀 모두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하며 예쁜 레이스카를 선보였는데 거짓말 안하고 그 중에서도 우리 크루즈가 제일 예쁘다고 생각해요.
참 그리고 올해 변화 중에서는 드라이버 장비의 변화도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 동안 쉐보레라고 한다면 단정하고 정갈한 느낌이었는데 이번에는 레이스카의 변화와 함께 드라이버 장구류에서도 조금 더 패셔너블하고 역동적인 느낌을 더해서 기분이 새롭네요. 참고로 헬멧 역시 더욱 화려한 디자인을 적용하려 했는데 다소 자제했답니다. 참고로 감독님과 같은 디자인을 써서 통일감도 높였습니다.
올 시즌은 치열할 것 같습니다.
이제 개막전이 끝나고 2라운드가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올해 GT-1 클래스는 캐딜락 6000 클래스이상으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또 드라이버들의 면모 역시 캐딜락 6000 클래스를 긴장시키기 충분한 톱 클래스 수준입니다.
덕분에 정말 매 순간순간 100% 이상의 집중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네요.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래도 한편으로는 ‘선수로서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는 것도 사실입니다.
참, 지난해 여러 인터뷰에서 말했던 것처럼, 팀을 위해 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보여줄 수 있는 드라이버가 되고자 하는 의지가 있습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성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개인이나 팀 모두를 위해 좋은 성적을 내 보다 적극적으로 팀을 알리고 팬과 호흡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럼 2라운드 현장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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