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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문 열고 시동걸고… 'NFC 차 키' 시대 엿보기

2017.08.12 07:00 | 노재웅 기자 ripbird@

스마트폰으로 문 열고 시동걸고… `NFC 차 키` 시대 엿보기
스마트폰 NFC 출입시동 시스템.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스마트폰으로 차를 타기 전 집안에서 차량의 창문을 살짝 열어 환기를 시키고, 공조시스템을 작동시킨다. 문을 열자 운전자의 체형에 맞는 시트 자리를 자동으로 설정해준다. 그리고 도착한 식당에선 스마트폰의 디지털 키를 타인에게 공유해 대리주차를 맡긴다.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스마트폰 NFC 출입시동 시스템’이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누구나 대부분 스마트폰을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닌다. 이제는 원초적 기능이라 할 수 있는 통화부터 결제까지 일상의 많은 영역을 스마트폰으로 처리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기능은 점차 자동차의 영역으로도 확대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자동차 키로 사용할 수 있다면, 열쇠를 소지하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에서 벗어날 수 있을뿐더러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전혀 다른 영역의 사용 방식을 경험할 수도 있다. 자동차 키가 스마트폰으로 들어오면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스마트폰 NFC 출입시동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연구소에 물어봤다.

◇자동차 키, ‘물건’에서 ‘서비스’로

먼저 NFC가 무엇인지부터 이해해야 한다. NFC(Near Field Communication)란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전자태그 기술 중 하나로서 근거리 무선 통신을 의미한다. 실생활에서는 스마트폰 결제 시스템이나 스마트폰 교통카드 등에서 쓰이고 있다. 수 센티미터의 짧은 거리에서만 통신할 수 있어 보안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폰 NFC 출입시동 시스템은 스마트폰에 디지털 형태의 자동차 키를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NFC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으로 자동차 문을 열거나 시동을 걸 수 있어 현재 스마트 키가 할 수 없는 또 다른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의 자동차 키를 타인에게 쉽게 공유할 수도 있다. 예컨대 지금까지는 고객들에게 물리적 형태의 자동차 키를 제공했다면, 앞으로는 디지털 키를 활용해 자동차를 구매한 고객에게 소유 권한을 부여하고 관리해주는 시스템으로 바뀔 전망이다. 자동차 키가 물건이 아닌, 서비스가 되는 셈이다.

다른 방향에서 기대하는 점도 있다. 스마트폰 자동차 키를 사용자에게 발급하려면 데이터를 보관하는 서버가 필요하다. 이 서버를 활용해 고객의 차량 상태와 고객의 사용 패턴을 분석할 수 있다. 이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자동차의 키를 제공하는 방식은 기존에 없었던 기술이다. 스마트폰과 차량 자체의 제약 환경 내에서 고객에게 편리한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많은 고민을 했다고 현대차그룹 연구원들은 말한다. 특히 보안성과 상품성의 상충 관계에서 고민이 많았다. 편리한 방식을 선택하면 보안성이 약해질 수 있고, 보안성을 강화하면 편리성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으로 문 열고 시동걸고… `NFC 차 키` 시대 엿보기
스마트폰 NFC 출입시동 시스템.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스마트폰 차 키 ‘A to Z’

스마트폰 NFC 출입시동 시스템의 용도를 더욱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용자는 먼저 자동차 소유 권한을 얻고 키를 내려받아야 한다. 웹페이지에서 회원 가입을 한 후 본인을 인증하면 차량 소유에 대한 권한을 얻을 수 있다. 그런 다음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키를 내려받는 과정을 거치면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NFC 출입시동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다. 운전석과 조수석 도어핸들, 실내에는 스마트폰 무선충전기에 안테나가 설치된다. 문을 열 때는 스마트폰을 도어핸들에 대고 들어가고, 시동을 걸 때는 무선충전기에 스마트폰을 올려놓은 후 시동 버튼을 누르면 된다.

앞으로 스마트폰으로 자동차를 제어할 수 있는 영역은 어디까지 확대할 수 있을까. 스마트폰과 차량 간의 다양한 통신 채널 통해 차량 외부에서도 차량의 공조, 예열, 윈도 제어 등이 가능하고, 차량 근거리에서 원격 주차도 할 수 있다. 또 차량의 상태 정보를 이용해 고객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안할 수도 있다. 차량을 사용하는 사용자가 누구인지 판단,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차량의 사용 권한을 다수 사람과 공유할 수도 있다.

아울러 차량 1대를 두고 여러 소비자가 키를 공유해 사용할 수도 있다. 아버지가 아들 둘에게 키를 공유한다고 가정해보자. 첫째 아들은 운전을 과격하게 하는 스타일이고, 둘째 아들은 운전대를 잡으면 습관적으로 멀리 떠나버리는 성격이다. 그럴 때 첫째 아들에게는 속도 제한을 두고, 둘째 아들에게는 특정 지역을 벗어나면 알림이 뜨도록 설정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해외에서 적용 중인 사례를 예를 들면, 택배 기사에게 트렁크만 열 수 있는 권한의 키를 전송해 택배 서비스에도 활용할 수 있다.

물리적인 열쇠가 아니라 발생할 수 있는 보안 문제도 존재한다. 자동차에서 보안이란 자동차를 소유한 사람에게만 권한을 주고, 그 외 사람들은 차단하는 것을 의미한다. 보안 절차에 대해 단계적으로 말하자면, 먼저 자동차를 구매한 후 회원가입 절차를 거쳐 사용자 본인 인증을 한다. 동시에 스마트폰이 자신의 것이 맞는지 인증하는 과정도 이뤄진다. 스마트폰 앱에 키를 내려받을 때는 누군가 해킹해 키 정보를 탈취하는 것을 막기 위해 스마트폰 보안 영역에 키를 받는다.

스마트폰 NFC 기술은 편리한 자동차 생활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 확장할 수 있을까.

현대차그룹 연구소 관계자는 “이제 데이터 시대다. 고객의 데이터를 어떻게 얻고, 어떻게 가공해서 다시 가치 있는 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스마트폰 NFC 기술은 단순히 열쇠 기능만 하는 것이 아니다. 서버와 스마트폰, 그리고 자동차를 연결하는 하나의 커넥티비티 채널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채널을 통해 고객의 자동차 사용 습관, 상태 등의 정보를 결합하면 가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며 “스마트폰 NFC 기술을 통해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고객에게 가장 친숙한 기계인 스마트폰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이 두 가지를 연결해 데이터 기반 고객 서비스로 패러다임을 확장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으로 문 열고 시동걸고… `NFC 차 키` 시대 엿보기
스마트폰 NFC 출입시동 시스템. 현대자동차그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