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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개혁 바람타고 `씽씽`..초소형 전기차 시대 성큼

2018.01.25 05:30 | 신정은 기자 hao1221@

규제개혁 바람타고 `씽씽`..초소형 전기차 시대 성큼
그래픽=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지난 10일 티몬이 100대 한정 예약판매를 시작한 초소형 전기차 다니고는 하루 반나절 만에 준비된 물량이 전부 완판됐다. 이후 제조사인 대창모터스와 협의를 통해 200대 물량을 추가했으나 다시 하루 만에 판매가 완료돼 22일 2차 예약판매를 진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규제혁신 토론회’에서 “전기자동차를 육성하자면서 국내에선 기존 자동차 분류 체계에 속하지 않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1~2인승 초소형 전기차를 한동안 출시하지 못했다”며 “규제가 혁신성장의 걸림돌이 되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날 발표한 규제 혁신 방안에서 연말까지 시행규칙을 개정해 삼륜 전기차가 포함되는 ‘혁신 카테고리’를 새로 만들기로 했다.

초소형 전기차의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두 사례에서 보여주듯 소비자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몇년간 큰 걸림돌이었던 자동차의 분류 방식이 새로이 정해진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초소형 전기차의 판매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규제개혁 바람타고 `씽씽`..초소형 전기차 시대 성큼
트위지. 르노삼성 제공
◇르노삼성, 트위지 올해 최대 2500대 판매

초소형 전기차란 말그대로 전기를 동력으로 움직이면서 1~2명이 탈 수 있는 작은 차량을 말한다. 자동차처럼 4개 바퀴가 있는 차종이 대부분이며 3개 바퀴로 움직이는 삼륜차도 있다. 가정용 220V 콘센트로 충전할 수 있어 근거리 이동수단은 물론 공공 업무, 순찰, 투어 운영, 배달 등 활용 영역이 다양하다. 실제로 최근 우정사업본부는 2020년까지 초소형 사륜전기차 1만대를 도입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초소형 전기차의 올해 국가 보조금은 450만원이며 지자체 추가지원금까지 더하면 약 10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국내에 가장 먼저 출시된 초소형 전기차는 2015년 등장한 르노삼성자동차의 ‘트위지’다. 당시 서울시는 르노삼성, 제너시스BBQ 그룹과 초소형 전기차 실증운행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송파구청에서 임시운행 허가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국토부가 허가를 취소해 계획이 무산됐다. 초소형 전기차에 대한 차종분류 및 안전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도로를 운행할 수 없었던 것이다.

국토부는 업계의 요청이 계속되자 법 개정 전까지 기다리긴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임시방편을 사용해 판매 길을 열어줬다. 해외 안전·성능 기준을 충족하는 초소형 전기차는 국내에서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 조항을 2016년 7월 신설한 것이다. 트위지는 해당 특례 조항에 따라 지난해 6월 국내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트위지는 지난 한해에만 691대가 팔렸다. 르노삼성은 1인 가구의 증가로 국내 소비자들이 초소형차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도심 무공해 차량에 대한 수요가 커짐에 따라 올해는 수급을 조절해 1500~2500대까지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트위지 크기는 길이 2335mm, 너비 1233mm, 높이 1451mm로, 주차장 한 칸에 두 대를 주차할 수 있다. 경차인 모닝과 비교했을 때 길이가 1000mm 정도 작고 너비와 높이가 각각 200mm, 30mm 정도로 작다. 시트 구성은 앞뒤로 돼 있어 최대 2명까지 탑승 가능하다. 트위지는 LG화학의 6.1㎾h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 한 번 충전으로 100㎞까지 주행할 수 있다. 최고속도는 시속 80㎞이며 완전 충전까지는 3시간 30분이 걸리고, 80% 충전은 2시간30분이면 된다. 가격은 1500만~1500만원이다. 정부 보조금과 지자체 추가지원금을 받으면 500만원대에 구매 가능하다.

규제개혁 바람타고 `씽씽`..초소형 전기차 시대 성큼
초소형 전기차 D2. 쎄미시스코 제공
◇중소업체, 마트·온라인몰서 초소형 전기차 판매

중소기업들의 초소형 전기차도 쏙쏙 등장하고 있다. 국내 판매망이 없는 쎄미시스코는 이마트 등 유통 업체와 손잡고 초소형 전기차 ‘D2’를 예약 판매하고 있다. D2는 유럽형으로 설계하고 중국 ‘쯔더우’가 생산한 초소형 전기차로 한번 충전으로 약 150km가량을 달릴 수 있다. 최고 속도는 80㎞/h 수준이다. 2016년 중국과 유럽에서만 2만여대를 판매했으면 작년 상반기에만 1만8000여대 가량 팔렸다. D2 출고 가격은 2200만원이다.

쎄미시스코 관계자는 “현재 D2가 100대 이상 계약됐다”며 “다음달 부터 고객에 인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쎄미시스코는 D2는 중국에서 수입 판매하지만, 향후 삼륜 전기차 ‘R3’와 초소형 전기트럭 ‘U4’는 자체 생산해 초소형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5월엔 세종시 미래산업단지 내에 150억원 규모의 국내 최초 전기차 전용 양산라인을 준공했다.

국산 모델 중 최초로 도로주행 인증을 획득한 초소형 전기차는 중소기업인 대창모터스가 만든 ‘다니고(DANIGO)’다. 다니고는 길이 2320㎜, 너비 1200㎜로 트위지와 비슷하다. 2인승이며 LG화학의 7.25㎾h 리온 배터리를 장착해 완충 시 100㎞를 주행할 수 있다. 최고 시속은 80㎞다. 여기에 초소형 전기차 최초로 후방카메라를 장착했으며 옵션으로 차량 루프랙을 설치할 수 있다. 에어컨, 히터, 오디오, 헤드라이트 등 차량의 필수 요소들을 기본 장착해 안전과 편의를 강화했다. 차량 가격은 1490만원으로 책정됐다.

다니고는 소셜커머스 티몬을 통해 사전 계약을 받고 있다. 1차로 판매한 300대는 오는 3월 출고되며 나머지 300대는 4월에 출고된다. 대창모터스는 사전 계약의 인기에 힘입어 진천 대구 공장을 통해 연 2000대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캠시스도 지난해 서울모터쇼를 통해 ‘사륜 승용 초소형 전기차(PM-100)’의 컨셉카를 최초로 선보인 바 있다. PM-100의 양산형 모델은 올해 부산모터쇼에서 공개될 예정이며 공식 출시는 내년으로 미뤄졌다. 캠시스는 2019년까지 생산 시스템을 갖춰 국내는 물론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시장으로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국내에서 새안, 쎄미시스코, 그린모빌리티 등 중소기업이 초소형 삼륜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삼륜전기차는 이륜차로 분류돼 운전대가 ‘바’ (막대) 형태여야 판매·운행할 수 있지만, 법이 개정되면 새로운 기준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규제개혁 바람타고 `씽씽`..초소형 전기차 시대 성큼
컨셉트카 PM100. 캠시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