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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인사이드]②테슬라, 차값 2배·충전방식 달라 '대중화 한계'

2016.08.30 06:00 | 신정은 기자 hao1221@

[비즈 인사이드]②테슬라, 차값 2배·충전방식 달라 `대중화 한계`
테슬라 한글 홈페이지에 표시된 테슬라스토어(전시장)와 슈퍼차저(충전소)를 안내 지도. 국내에는 아직 충전소가 한 곳도 없다.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테슬라의 국내 진출에는 충전 인프라와 정부 보조금 등 여러가지 숙제가 존재한다. 미국과 다른 전기차 시장 환경 속에 테슬라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29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국내에서 슈퍼차저 스테이션(충전소)을 설치하기 위해 직원을 채용하고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

이미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전기차들의 충전기 보금도 더딘 가운데 테슬라는 그것과는 별도의 전용 충전소를 설치해야 한다. 테슬라의 충전방식인 슈퍼차저는 전기차를 수십분 만에 충전할 수 있지만, 기존 전기차들과 충전 방식이 달라 현재 한국에 설치된 공용 충전기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테슬라의 슈퍼차저 스테이션은 주유소 같은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데 여유 공간이 적은 도심에 설치가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전기차 전용 급속 충전기는 대부분 도심 공영 주차장의 일부를 사용하고 있다. 주유소와 같은 전기차 전용 충전소는 아직 없는 실정이다.

충전 가격도 문제다. 현재 테슬라가 전세계에 운영 중인 600여 곳의 슈퍼차저 스테이션은 모두 무료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이미 환경부가 4월 초부터 무료로 사용하던 전기차 급속 충전기를 유료화했다. 전기요금은 kWh당 313.1원으로, 휘발유차 유류비의 44% 수준이다.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아직 확실치 않다. 국내와 미국의 인증 규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전기차 보조금은 전기차 보급 대상 평가 규정에 따라 완속충전(7㎾h) 기준으로 충전 시간 10시간 이내의 전기차에 지급되는데, 모델S와 모델X 배터리 용량은 각각 70·90㎾h급과 75·90㎾h으로 10시간 이상 충전해야 한다.

테슬라가 환경부의 인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차값은 급격히 비싸진다. 모델 S와 모델 X 기본모델 가격은 각각 7만달러(약 7800만원), 8만달러(약 8900만원)다. 여기에 운송비와 세금 등을 더해야 한다. 현대자동차(005380)의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출시 가격이 4000만원대로 테슬라 모델보다 절반 이상 저렴하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정부의 보조금까지 포함해 2000만원대로 살 수 있다.

특히 내년 출시 예정인 테슬라의 모델 3는 보급형 세단으로 가격이 기존 모델의 절반인 3만5000달러(약 4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지며 전세계에서 사전예약 돌풍을 일으켰다. 국내에서도 반값 전기차로 부각되면서 예약이 이어졌다. 하지만 모델3는 현재 기준으로는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 미국에서야 내년 하반기에 출시 예정이지만 한국에는 2018년 이후에야 나올 수 있어서 그때 친환경차로 분류된다고 해도 지금과 같은 수준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될 수록 정부는 보조금을 삭감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모델3 출시가 미국 출시가 내년 하반기 이후로 늦어질 것이는 주장도 있다. 생산력이나 기술력이 현재 수준에서 도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BMW는 최근 공개한 ‘330e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북미지역 광고 영상에서 테슬라 모델3의 출고를 기다리는 소비자들이 차량을 받기까지는 두 번 혹은 더 많은 새해를 맞게 될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개발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테슬라는 지난 24일 미국에서 가속도와 주행거리를 대폭 늘린 신형 ‘모델S’와 ‘모델X’를 선보였다. 모델 S는 1회 충전시 주행거리가 270마일(435㎞)에서 315마일(506㎞)로 늘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모델X도 주행거리가 250마일(402㎞)에서 289마일(465㎞)로 확대됐다.

아이오닉 일렉트릭(191km)의 두배가 넘는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많은 회사들이 테슬라와 비슷한 기술력을 갖고 있지만 상용화하지 않고 있다는 근거를 들어 평가를 절하하는 분위기가 있다.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인 마크 파버는 테슬라의 주식가치를 ‘제로’로 평가하며 “테슬라 전기차는 메르세데스벤츠·BMW·닛산 등 다른 회사들도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테슬라 돌풍이 국내 전기차 시장을 확대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의 이항구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자동차산업의 전기동력 자율주행화 가속화’ 보고서를 통해 “모델 3은 국내 전기차시장에서의 경쟁을 촉발할 것”이라며 “아직 국내 전기차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에 판매 물량은 단기적으로 많지 않겠지만 모델 3은 국내 소비자들의 전기차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