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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극한 표대결 승리보다 시장신뢰 택했다

2018.05.23 04:40 | 피용익 기자 yoniki@

현대차, 극한 표대결 승리보다 시장신뢰 택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9일로 예정됐던 현대모비스 임시 주주총회를 취소하고 지배구조 개편안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완전히 새로운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놓기보다는 현대모비스(012330)현대글로비스(086280) 분할·합병 비율을 재조정하는 선에서 보완책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자동차(005380) 부회장이 전날 “사업경쟁력과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지배구조 개편방안을 보완해 개선토록 하겠다”고 밝힌 것에서도 이같은 방향을 읽을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순환출자 해소를 계속 압박하는 만큼 시간적 여유가 그리 많지는 않다는 점도 이러한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 모비스-글로비스 합병비율 수정 유력

현대차그룹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현대모비스를 지배회사로 만드는 기존 방안을 유지하되 현대글로비스와의 합병 비율을 수정하는 것이다.

기존 개편안에서 모비스의 인적 분할 비율은 0.79 대 0.21, 글로비스와의 합병 비율은 1 대 0.61이었다. 알짜사업인 모듈·A/S 부문을 넘기는 대신 존속부문 주식 0.79주와 글로비스 주식 0.61주를 갖고 오게 돼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과 ISS 등 의결권 자문사들도 이러한 점을 문제삼았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이 모비스 분할법인을 상장한 뒤 시간을 두고 글로비스와 합병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모비스 분할법인의 가치 평가를 시장에 맡기면 합병 비율에 대한 논란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이 모비스와 글로비스의 합병 비율을 1 대 0.80 정도로 수정할 가능성도 있다. 합병비율이 높아지면 모비스 주주들은 같은 주식으로 더 많은 글로비스 주식을 배정받을 수 있게 돼 시장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이사는 “현대차그룹은 기존안대로 추진하되 정의선 부회장 측 손해를 감수하고 분할 현대모비스 가치를 높여 합병비율을 조정하거나 현대모비스를 먼저 분할해 존속회사와 분할회사를 동시에 상장시키는 식으로 시장이 가치를 결정하게 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 현대차·기아차·모비스 합병 후 지주회사 전환

현대차그룹이 현대차·기아차·모비스를 투자 및 사업 부문으로 인적분할한 후 투자부문을 합병해 지주회사로 만드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는 당초 시장에서 가장 유력하게 점쳐온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앞서 엘리엇도 지난달 발표한 ‘현대 가속화 방안’을 통해 현대차와 모비스를 합병한 후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그림을 제시했다. 현대차와 모비스를 합병한 뒤 지주회사(현대차 홀드코)와 사업회사(현대차 옵코)로 분리해 현대차 홀드코가 옵코를 지배하고 옵코가 현대캐피탈·현대카드 등 금융사를 지배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합병한 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려면 금산분리법에 따라 알짜 사업인 현대캐피탈 등 금융 계열사를 매각해야 한다. 시장에선 현대차그룹이 이러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보고 있다.

◇ 지배구조 개편 미루고 순환출자 고리만 해소

현대차그룹이 정부의 요구대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면서 복잡한 규제와 제도를 만족시키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찾기는 쉽지 않다. 완전히 새로운 개편안을 짜려면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따라서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미루고 순환출자 고리만 우선적으로 해소할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모비스 → 현대차 → 기아차 → 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고리를 갖고 있다. 모비스는 현대차 지분 20.8%를 보유하고, 현대차는 기아차 지분 33.8%를, 기아차는 다시 모비스 지분 16.9%를 보유하는 구조다. 이 고리를 끊으려면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기아차 등이 보유한 모비스 지분을 사들이면 된다.

다만 경영권 승계를 위해선 그룹 주가가 낮은 지금이 지배구조 변경의 적기라는 점에서 현대차그룹이 어떤 방식으로든 새로운 개편안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현대차, 극한 표대결 승리보다 시장신뢰 택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