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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내년 車시장 더 어렵다… 엔저 위기 심화”

2017.12.10 09:24 | 김보경 기자 bkkim@

현대차 “내년 車시장 더 어렵다… 엔저 위기 심화”
현대기아차 양재동 사옥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은 내년 자동차 시장이 중국과 미국의 수요 감소, 유럽의 성장세 둔화 등으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1.2%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과 미국, 유럽이 전체 판매량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현대·기아차에 힘든 한 해가 될 전망이다. 특히 엔화 약세의 지속으로 일본차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한국차의 상대적인 어려움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보성 현대차 글로벌경영연구소 이사는 지난 8일 서울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2018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글로벌 경제는 올해보다 내년이 좋아지지만 자동차 시장은 위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내년 세계 경제가 선진국의 안정적 성장과 신흥국의 회복세 확대에 힘입어 3.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내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9372만대로, 올해보다 1.2%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증가율이다.

미국은 금리상승에 따른 실구매 부담 증가, 중국은 구매세 인하 종료의 영향으로 각각 판매가 1.7%, 1.3%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중국은 중국 시장 데이터가 나오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판매 감소를 나타낼 전망이다. 유럽은 내수 경기 회복 등 긍정 요인과 대기 수요 소진 등 부정 요인으로 인해 1.5% 증가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브라질(7.8%↑)과 러시아(16.7%↑), 인도(8.7%↑) 등 신흥국은 경기 회복에 따른 성장세를 보이겠으나 3대 주요 시장의 부진을 만회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평가됐다.

내수도 신차 효과 축소의 영향으로 3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보다 1.1% 줄어든 180만대로 전망했다.

한국 자동차 업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환율은 달러화와 엔화 약세가 지속하면서 가장 큰 불안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소는 원·달러 환율은 올해 1130원에서 내년 1105원으로 낮아지며, 원·엔 환율은 100엔 당 1018원에서 978원으로 전망했다.

엔저 효과는 가격에 반영돼 일본 업체들의 가격경쟁력과 수익성이 높아진다. 이 이사는 “엔저가 시작되기 전에는 소나타와 혼다의 글로벌 시장 가격차이가 10%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2%로 줄었다”며 “한국차의 가격경쟁력이 줄어들고, 일본차의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도요타 등이 엔저로 인해 10% 이상의 수익률을 냈는데, 이를 연구개발과 신흥시장 개척에 투자하면서 신흥국 점유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급별로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전세계 자동차 판매 중 SUV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만 해도 20% 미만이었으나 올해 31%까지 올랐고, 내년에는 32%로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소형 SUV 시장이 크게 확대되면서 전체 SUV 판매 비중이 2025년께 40%대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친환경차의 경우 내년에 신차 출시 확대와 정책 수혜에 힘입어 배터리 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예상 판매 규모는 올해 대비 15.5% 증가한 301만대다.

이 이사는 “최근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비수익 사업과 지역을 정리하고 고수익 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며 “한국차는 이런 움직임에 대응하는 동시에 수익성을 방어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을 내년에도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