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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봤어요] 경차 맞아?…소형 SUV급 활용성 `더 뉴 레이`

2018.02.22 05:23 | 노재웅 기자 ripbird@

[타봤어요] 경차 맞아?…소형 SUV급 활용성 `더 뉴 레이`
더 뉴 레이. 기아자동차 제공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지난 2011년 출시 이후 박스 형태의 독특한 디자인으로 꾸준한 수요층을 만들어 내고 있는 기아자동차(000270)의 레이는 배기량 998cc로, 형제차인 모닝과 같은 경차다. 하지만 이 차를 타보면 공간 활용성의 범위와 가치에서 오히려 소형 SUV에 가깝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지난해 12월 풀체인지(완전변경)급 변화를 거쳐 출시된 ‘더 뉴 레이’를 타고 시내 마트 코스와 서울과 양평을 오가는 짧은 고속도로 코스로 나눠 최근 시승을 진행했다.

새롭게 변경된 외장 디자인은 바디와 동일한 색상을 신규 라디에이터 그릴에 적용하면서 마치 전기차를 떠올리게 한다. 그릴 안에는 와이드 허니콤(벌집모양) 패턴을 넣어 ‘귀여운’ 개성을 강조했다. 이 패턴은 후면의 긴 바(Bar) 형태의 테일게이트 가니쉬에도 적용하면서 전체적인 디자인 통일성을 살렸다.

헤드램프부 상단의 베젤과 하단의 LED 주간주행등(DRL) 사이에 위치한 프로젝션 헤드램프는 전면부의 강인한 인상을 주며, 주간주행등 하단에 위치한 픽셀화된 디자인의 턴시그널은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아울러 시승차에 탑재된 신규 15인치 알로이 휠은 휠 테두리와 사다리꼴의 휠 내부 디자인의 높이를 달리하는 단차 가공 기술을 적용해 실제보다 커 보이는 효과가 있다.

외관 디자인부터 휠까지 변화의 공통적인 특징은 차체를 더욱 커보이게 한다는 점이다. 구형 레이와 비교해 좌우로 넓어지고 굴곡을 최소화하면서 이전보다 더욱 ‘박스카’스러운 맛이 강해졌다. 요즘 등장하는 소형 SUV가 워낙 동글동글하고 작아지다 보니, 반대급부로 더 뉴 레이가 그들과 비교해 꿀릴 것도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물론 실제 전장과 전폭은 3595mm, 1595mm로 모닝과 같다. 하지만 전고는 모닝보다 215mm 높고 휠베이스는 120mm 더 길다. 이 부분에서 기존 경차와 확연한 차별화가 나타난다. 높은 차체는 네모 반듯한 앞유리와 함께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하고, 긴 휠베이스는 넓은 실내 공간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특히 운전석에 앉아서 본 전방 시야각은 운전이 서툰 초보운전자에게도 매우 적합한 설계를 갖췄다.

실내는 그냥 눈으로만 훑어보면 수납공간이 없어 보인다. 처음 마트에서 장을 본 뒤 트렁크를 열었을 때도 생각보다 작은 공간에 당황했다. 하지만 레이는 경차의 한계를 극복하고 활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슬라이딩’과 ‘숨김’ 기능을 요소에 적용했다.

레이의 특징인 2열 동승석 방향의 와이드 오픈 슬라이딩 도어는 탑승자의 승하차와 유모차, 스키 등 큰 짐을 싣고 내리는 것을 편리하게 해준다.

슬라이딩이 가능한 2열 시트는 끝까지 뒤로 밀어내고 앉으면 웬만한 소형차나 준중형차 이상으로 무릎공간이 여유롭다. 반대로 2열 시트를 앞으로 당기면 319ℓ의 트렁크 공간이, 6대4의 비율로 완전히 접으면 1324ℓ까지 생겨나 소형 SUV 수준의 적재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2열 시트를 제거해 트렁크 공간을 확장한 밴(VAN) 모델은 경우 최대 1447ℓ까지 적재할 수 있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서랍장, 조수석 하단 슬라이딩식 서랍장, 2열 좌석 매트 아래 구두 등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 등은 경차의 공간 활용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설계 방식이다.

주행성능과 관련해선 특별히 내세울 강점은 없다. 이 차가 가진 배기량에 걸맞은 출력(78마력)을 바탕으로 무난한 운전이 가능하다. 애초에 특별한 퍼포먼스를 기대하는 차가 아니기에 큰 불만도, 큰 만족도 없다. 차폭대비 높이가 있어 코너링에서 자신도 모르게 조심하게 되는 점이 아주 사소한 불안감으로 내재할 뿐이다.

개선된 카파 1.0 MPI 엔진을 장착한 더 뉴 레이는 연비를 기존대비 2.4% 향상한 13km/ℓ로 복합연비가 책정돼있지만, 시승 이후 계기판에 찍힌 실연비는 10km/ℓ를 겨우 넘긴 수준이었다. 판매가격은 1315만원부터 시작해 모든 옵션을 더할 경우 1705만원까지 늘어난다. 경차의 틀에서 고려하면 다소 높은 가격대로 느껴질 법하지만, 소형 SUV급의 실용성과 개성 있는 디자인에 점수를 준다면 수용 가능한 범위로 간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