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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손잡은 정의선…'피지컬AI'로 승계 퍼즐 맞추나

2025.11.03 18:21 | 이배운 기자 edulee@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엔비디아와 ‘피지컬 AI’ 기술 협력에 나서면서 그룹 내 로봇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전망이다. 나아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경영권 승계 절차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엔비디아 손잡은 정의선…`피지컬AI`로 승계 퍼즐 맞추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3일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는 지난달 경북 경주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서 국내 ‘피지컬 AI’ 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30억 달러(약 4조3000억원)의 투자를 수반해 국내에 AI 기술센터와 피지컬 AI 애플리케이션 센터를 설립하고 관련 기술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피지컬 AI’는 센서를 통해 외부 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판단해 물리적 행동을 수행하도록 하는 AI 시스템을 일컫는다. 기존 AI의 역할이 데이터 분석과 예측에 머무른다면, 피지컬 AI는 로봇이나 기계가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게 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이 기술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과 결합하면 로봇 성능은 비약적으로 향상할 전망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계역학과 제어기술을 보유한 반면, 로봇의 AI 학습과 환경 인식·시뮬레이션 역량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안성원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AI정책연구실장은 “기존 로봇에 엔비디아의 피지컬 AI와 고성능 칩이 탑재되면 반응 속도가 대폭 향상되면서 전반적인 성능도 도약할 것”이라며 “외부 환경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해 동작이 정밀해지고,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용성과 신뢰성도 크게 높아져 로봇 대중화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엔비디아 손잡은 정의선…`피지컬AI`로 승계 퍼즐 맞추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2022 ces에서 로보틱스 비전 발표를 위해 로봇개 스팟과 함께 무대위로 등장하고 있다.(사진=현대차그룹)
특히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한 핵심 자산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0.33%만 보유하고 있어 안정적인 지배력을 확보하려면 추가 매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승계의 열쇠’로 지목된다. 정 회장은 2021년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당시 약 2400억원의 사재를 투입해 지분 21.9%를 직접 보유하고 있다. 로봇 사업의 가치가 상승할수록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도 함께 오르고 정 회장은 기업공개(IPO)나 일부 지분 매각으로 자금을 확보한 뒤 지배구조를 공고히 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낙관은 이르다는 우려 섞인 관측도 나온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수익화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회사의 순손실은 2021년 1970억원, 2022년 2551억원, 2023년 3348억원, 2024년 4405억원으로 매년 손실폭이 커졌고 올해 상반기에도 순손실 2419억원을 기록했다. 피지컬 AI 협력의 성과가 실제 매출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안 실장은 “현재 한 대당 수천만원에 달하는 로봇의 가격을 낮추거나, 성능을 끌어올려 가격 대비 효율성을 확보해야만 본격적인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안전성과 신뢰성을 충분히 검증하지 않은 채 상용화에 나서면 오작동이나 사고 위험이 큰 만큼, 충분한 테스트베드를 구축해 철저한 검증을 거치는 것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