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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터카업계, 캐피탈사 사업 확대 추진에 반발 “이미 같은 고객 놓고 경쟁”

2026.09.14 18:38 | 김형욱 기자 nero@

제주 서귀포시의 한 주차장에 주차된 렌터카들. (사진=뉴스1)
제주 서귀포시의 한 주차장에 주차된 렌터카들. (사진=뉴스1)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금융당국이 캐피탈사의 렌터카 사업 한도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자 기존 렌터카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차량 구입 자금을 빌려주는 동시에 렌터카 사업도 하는 캐피탈사가 영업을 확대하면 중소업체의 경쟁 여건이 더 불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는 14일 금융위원회가 검토 중인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자동차 렌탈 취급한도 규제 완화 추진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캐피탈사는 자동차 할부금융이나 시설대여, 즉 리스를 본업으로 한 여신전문금융회사로, 부수업무인 자동차 렌탈도 할 수 있지만 현행 감독규정상 렌탈 자산 평균 잔액이 리스자산 평균 잔액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돼 있다. 렌탈 사업 규모를 리스 사업과 연동해 제한하는 장치다. 리스와 장기렌터카는 소비자 입장에서 매달 이용료를 내고 차를 탄다는 점이 비슷하지만, 법적으로 리스는 금융상품인 시설대여에 가깝고, 렌터카는 사업자가 보유한 영업용 차량을 고객에게 빌려주는 자동차대여 서비스로 구분된다.

논란은 금융위가 지난해 말부터 캐피탈사의 렌탈자산 한도 완화 방안을 검토하며 시작됐다. 캐피탈사는 자동차 리스와 장기렌터카 사이의 경계가 흐려진 상황에서 현행 규제가 사업 선택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며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캐피탈사의 렌터카 사업 확대가 경쟁 활성화를 통해 소비자의 선택을 넓힐 수 있다는 명분도 있다.

렌터카업계는 반발하고 나섰다. 많은 렌터카 기업이 캐피탈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차량을 확보해 렌터카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런 캐피탈사가 금융과 판매망, 자금조달 능력까지 갖춘 채 렌터카 사업을 확장한다면 중소 렌터카 업체는 이들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없다는 게 주된 이유다. 연합회는 “캐피탈사의 렌탈 사업 확대가 기존 렌터카 사업자를 지원하기보다 대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캐피탈업계는 장기렌터카 중심의 자사 사업이 단기 대여·사고대차 중심인 중소업체와 구분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연합회는 중소업체 역시 장기렌터카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연합회는 “차량 안전기술 발달에 따른 사고대차 물량 감소와 카셰어링 사업 확대로 중소 렌터카 사업자의 구조도 단기대여 시장에서 장기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캐피탈사와 중소 렌터카 업체가 이미 같은 고객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실제 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2월 26일부터 8월 25일까지 나라장터를 통해 이뤄진 자동차렌트서비스 계약 746건(약 554억원) 중 여신전문금융사 4곳의 계약 실적은 40건(약 26억원), 중소 렌터카 업체 24곳의 계약 실적은 53건(약 21억원)으로 유사한 수준이다. 연합회는 “취급한도라는 제동장치가 있는 지금도 4개 캐피탈사가 24개 중소 렌터카 업체보다 많은 물량을 가져가는 중”이라고 부연했다.

연합회는 “규제 완화 논의에 앞서 독립적 기관에 의한 영향 분석과 관계부처 간 협의, 자금 공급자가 동일 시장 경쟁자로 활동하는 구조에 대한 이해상충 검토가 필요하다”며 “중소 렌터카 사업자가 실제 어떤 시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영업하는지를 정확히 보고 판단해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