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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대 높던 포르쉐도 "인정"…현대차 '가상사운드' 판 흔든다(종합)

2025.12.02 15:26 | 이배운 기자 edulee@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이 고성능 프리미엄 전기차를 연이어 출시하는 가운데, 운전자의 감각적 만족도를 높이는 ‘가상 엔진 사운드’ 기술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현대차의 기술이 전통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로부터 호평을 받으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콧대 높던 포르쉐도 `인정`…현대차 `가상사운드` 판 흔든다(종합)
아이오닉 5 N (사진=현대차)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프랭크 모저 포르쉐 911 투도어 모델 라인 부사장은 최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2025 아이콘스 오브 포르쉐 페스티벌’ 현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아이오닉 5 N을 여러 차례 직접 운전해봤으며 우리에게 눈을 뜨이게 한 차량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가상 사운드와 기어 변속 기능이 특히 인상적이었다”고 호평하며 “고성능 전기차에서 주행음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지 배웠다. 이는 앞으로 전기차의 한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순수 내연기관 기술력을 강조해온 포르쉐가 전기 스포츠카에 인위적인 주행음을 넣는 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기차는 구동 방식 특성상 엔진음이 거의 없어 노면 소음과 풍절음이 더 도드라지고 속도감도 체감하기 어렵다. 내연기관차에 비해 주행 몰입감과 감성 경험이 떨어진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또한 전기차는 외부에서 주행 소음만으로 접근을 인지하기 어려워 보행자 사고 위험도 크다. 이에 각국 정부는 전기차에 주행음 발생 장치 적용을 의무화하는 추세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관련 기술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일례로 BMW는 영화 음악 거장 한스 짐머와 협업해 차량 주행 상황과 모드에 따라 감각적인 소리를 내는 ‘아이코닉 사운드 일렉트릭’ 기술을 선보였다.

메르세데스-AMG는 전기차 라인업에 ‘AMG 사운드 익스피리언스’ 기술을 적용해 V8 트윈터보 엔진음과 감속 시 배기 팝·버블 사운드를 가상으로 구현했다. 이밖에 아우디, 닛산, 폭스바겐 등도 가상 엔진 사운드 기술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역시 남양기술연구소에 사운드디자인리서치랩 등 관련 연구 조직을 마련하고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NAS+)’ 기술을 아이오닉 5 N과 아이오닉 6 N에 적용했다.

이 기술은 전용 제어기가 실시간으로 수집한 RPM, 속도, 토크, 엑셀러레이터 조작량 등 주행 정보를 바탕으로 생생한 가상 사운드를 제공한다. 내연기관 N 모델의 터보 엔진 사운드를 가상으로 구현하는 ‘이그니션’ 모드, 제트기가 음속을 돌파하는 듯한 사운드를 제공하는 ‘슈퍼소닉’ 모드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최근 공개된 제네시스의 고성능 전기차 ‘GV60 마그마’ 역시 가상 엔진 사운드 기술을 탑재해 자연흡기 6기통 엔진 슈퍼카를 모는 것과 유사한 느낌을 구현했다. 차량 외부에 스피커 2개를 추가해 외부에서도 가상 엔진음을 들을 수 있도록 한 것도 특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진짜 엔진 같은 느낌을 재현하기 위해 고회전 엔진의 사운드를 자세하게 연구했다”며 “출력 특성과 질감, 음압 변화를 가능한 실제에 가깝게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GMI)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가상 사운드 시스템 시장은 지난해 15억 달러(약 2조 2100억원) 규모를 기록했으며, 전기차 보급 확산에 따라 2034년까지 연평균 약 10% 성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