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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외면받은 사이버트럭, 한국에선 과연(종합)

2025.12.08 16:07 | 이배운 기자 edulee@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테슬라의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이 곧 실제 도로에서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북미 시장 출시 이후 사용성·품질·안전성 논란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도로 환경이 더 좁고 복잡한 국내에서는 이 같은 문제점이 더욱 부각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미국서 외면받은 사이버트럭, 한국에선 과연(종합)
사이버트럭 앞 포즈 취한 지드래곤 (사진=뉴스1)
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사이버트럭은 지난달 32대 신규 등록됐으며, 10월 등록된 1대를 포함하면 총 33대다. 테슬라코리아는 지난 8월 예약 고객 행사를 열고 지난달 27일 1호차 전달식을 진행하며 본격적인 국내 보급에 나섰다.

하지만 사이버트럭은 2023년 11월 북미 출시 이후 크기·품질·안전성·사용성 등 여러 부분에서 소비자 불만이 지속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과한 차체 크기가 꼽힌다. 사이버트럭의 전폭은 2027mm, 전장은 5683mm로 국내에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분류되는 현대차 팰리세이드(전폭 1975mm, 전장 4995mm)보다 훨씬 크다.

미국서 외면받은 사이버트럭, 한국에선 과연(종합)
테슬라 사이버트럭. (사진=테슬라코리아)
국내 아파트 및 공공주차장 주차면 폭이 보통 2.3~2.5m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문을 열 수 있는 공간은 15cm 남짓에 불과하다. 승하차가 불편할 뿐 아니라 옆 차량을 파손할 위험도 커진다. 도심의 좁은 골목이나 회전 반경이 작은 지하주차장 구조 등을 고려하면 일상적인 운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안전성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일반 차량은 충돌사고 시 외부 패널이 찌그러지며 충격을 흡수하는 구조인 반면, 사이버트럭은 스테인리스 외골격이 충격을 그대로 전달하는 구조로 보행자나 상대 차량에 더 큰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판매 승인이 불허됐으며 국내에서도 향후 관련 인증과 규제 논의가 본격화할 수 있다.

겨울철 사용성 역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북미 사용자 리뷰에서는 눈이 차량 라이트 바 위에 쌓여 전방 시야 확보가 어렵고 혹한 환경에서 배터리 효율이 급감해 주행 가능 거리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한국처럼 제설 작업에 염화칼슘이 자주 사용되는 환경에서는 스테인리스 패널이 변색되거나 부식될 위험도 있다. 자동 세차 과정에서 차체 기스 등 손상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유지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평가다.

이 밖에도 차량의 높은 가격대에 비해 소프트웨어 안정성, 내부 마감, 사용자 인터페이스, 충전 인프라 호환성 등은 기대 이하 수준이라는 평가도 잇따른다. 사이버트럭의 국내 판매 가격은 AWD 트림 1억 4500만원, 사이버비스트 트림 1억 6000만원이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혹평 속에 판매 실적도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사이버트럭의 지난 3분기 북미 판매량은 5385대로 전년 대비 6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미국 전기차 시장이 30% 성장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여기에 사이버트럭 개발 책임자였던 시단트 아와스티를 비롯한 주요 인력이 잇따라 퇴사하면서, 테슬라 내부적으로도 사이버트럭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지 않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결국 국내에서도 사이버트럭이 모델Y처럼 테슬라 전기차 시장 확산을 견인하기보다는 디자인·희소성에 가치를 두는 특정 소비층 중심으로 판매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사이버트럭은 실용적인 이동수단이라기보다는 보여주기식 소비 성향이 강한 차량”이라며 “일부 마니아층 중심의 수요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